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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춘곤증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9010 작성일 2016-03-27 11:49 조회수 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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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곤증


고택에 들어 앉은 묵은 매화 송이들

바람 깃 여미다가

잎새 돋기전 속엣 말이나  쏟고 싶은 한 나절

봄빛에 말이나 섞자 싶어

늙은 나무 밑둥만큼한 나이들 몇 몇이 모여

손마디 휘여진 사이 사이

벙긋한 귀를 세우는데

긴 겨울의 허기 먼저 달랜 후

춘곤증 사이로 쏟아지는 하품에 입 벌린다

향기롭다는 매향 대신에

진한 아픔의 구취가 묻어나온다

한 평생 입 다물었던 내밀한 언어가

퀴퀴한 역물로 비집어 내는 통증의 신음들

봄 햇살에 누어 아주 오래도록

까무룩 꽃잠 속으로 들고 싶단다.



* 시를 읽고..

문득 제 졸시 하나도 떠올라 옮겨 봅니다
늘, 건강하시길요...

존경하는 시인님,

                                   - 먼 곳에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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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그늘 / 안희선


연두빛 세상은
또 하나의 꿈이런가

정녕 버리고 싶지 않은,
이 혼곤(昏困)한 잠의 평화

눈뜨면, 아지랑이 걷히고
빈 가슴 메우는 뼈저린 침묵

아, 사람들 가슴마다
출입금지의 팻말과 함께
무수히 둘러친 철조망

그러나 꿈인줄도 모르고
피어나는 꽃들

봄그늘 속에서,






그런 계절 - (꽃그늘 앨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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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영토  |  2016-03-2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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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
꽃과 사람 사이에서도 출입금지와 경계망을 쳐놓고 있어도
자연은 계절의 경계는 있어도 꽃과 꽃사이의 자연 경계는 없는 듯
피고 지는 가운데 봄그늘을 아름답게 내려주고 있군요.
고운 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