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에 와서 살다보니 좋은 게 많은데 그중 한가지가 호칭이 자유롭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대부분의 경우 이름으로 다 통하니까 얼마나 좋은가?
그런데 동양문화권에서는 호칭 만큼 까다롭고 어려운 것도 없다.
이유는 이름이 그 사람의 상징이고 인격이고 그 사람의 전부라고 생각 되기에 함부로 이름을 부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존장자(尊長者)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건 불경에 해당 되니 호칭이 어렵다. 그중에서도 왕의 이름은 더 더욱 부르면 안되는 절대
금기였다. 왕의 이름을 지칭하여 휘(諱)라 하는데 諱 의 의미가 꺼리다 피하다 숨기다 란 뜻이 있다.
예를 든다면 고려말 안향이란 유학자가 있었는데 그분은 돌아가신 후 이름이 바뀌었다. 안향에서 안유로.
이유는 조선 왕조 5대 임금 문종대왕 휘가 향(珦) 이었다.
임금과 이름이 같다고 죽은 사람 이름까지 바꿀 정도로 왕의 휘를 부르는 건 금기 중 금기었다.
그러다보니 호 가 생기고 자(字)가 생겼는데 자는 주로 성인이 될 때 즉 관례를 올릴 때 자를 지었다. '나도 이제 성인이니 함부로
이름 부르지 마시오' 란 의미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존장자의 자 도 역시 함부로 부를 수 없어 호 가 생겼다.
호를 짓는데 특별한 규정은 없지만 호를 지을 당시 상황 이라던가 사는 곳 등등 그런 걸 감안해서 지었는데 남의 호를 지칭할 때는
아호(雅號)라 한다. 아(雅)는 너그럽다 고상하다 란 의미가 있다.
cn dreams에는 문학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아호 를 쓰는 분이 있는데 굳이 서양사회에서 살면서 호를 쓸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캐나다는 multicultural society 니까 우리의 전통과 관습을 살려 호를 갖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딴지 걸려고 하는 것 아니니 절대 오해 하시지 말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