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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프로복싱-챔피언 타이틀 결정전
작성자 어제신문     게시물번호 -2499 작성일 2006-01-26 13:31 조회수 1217
*꼰투 시합이 있었다.
방금 끝난 모양이다.도전자가 전 챔피언을 간신히 이기고 타이틀을 차지했다고들 한다.
도전자는 어느 눈덮힌 시골 마을에서온 촌놈 이라고 한다.동네 이름이 캘거里 래나 어디라나 듣도 못한 동네 출신이다.
 
전 챔피언은 박탈당한 타이틀을 다시 찾기 위해 링에 올랐다.자세히 보면 한쪽 눈팅이가 심하게 부어 올라있다.어디선가 불의의 부상을 당했던 모양이다.안 됐다.
전 챔피언의 선방으로 경기가 시작된다.몸의 부상 때문에 초반에 승부를 노리는 모양이다.도전자는 잽을 뻗으며 외곽으로 돈다.관중들은 반으로 나뉘어 응원에 열을 올린다.챔피언은 강펀치를 날리며 맹공을 퍼 붓는다.주먹이 말을 안듣는듯 하다.강펀치는 허공을 가르고 제대로 날아간 펀치는 가드 위에 얹힌다.
 
도전자는 아웃 복싱을 구사하며 챔피언의 푸르딩딩한 눈팅이만 골라 때린다.톡 톡 치는 잔 펀치로 재미를 본다.열 받은 챔피언이 달려들면 교묘한 카운터 펀치로 응수 한다. 아픈데만 자꾸 골라 깐다. 치사해 보인다.
경기장내에 열기가 뜨거워 진다.챔피언을 독려하는 소리가 높아 갈수록 챔피언은 한방을 위해 주먹을 휘날리지만 바람 소리만 낼뿐, 제대로 데미지를 주지 못한다.공격하다 지쳐버린 챔피언의 주먹이 점점 무거워 보인다.
중반전을 넘어 서면서도 전세는 바뀌지 않는다.일부에서는 KO로 승부가 끝날 지도 모른다고 하고 어떤이는 그래도 판정까지 갈 것이라고 한다.도전자는 크게 힘들이지 앟고 포인트를 쌓아 나간다.챔피언은 코치가 입에 먹여준 물한컵 받아 마시다 사래 걸리고 ,더위 식힌다고 흰 수건으로 바람불어주는 수건에 제 눈팅이 맞기도 한다.열불나서 링 중앙으로 걸어 나가다 제 발이 꼬여 슬립다운 되기도 한다.
 
 대세는 결정 됐다고 자체 판단한 도전자 측에서는 몸 사리기에 들어 간다. 맞붙지 말고 치고 빠질 것을 주문하고 링 주변을 뱅뱅 돌며 피하다 라운드가 끝나면 손을 번쩍 치켜 올리며 자기가 이겼다고 주장한다. 관중들의 야유가 쏟아진다. 눈팅이가 밤팅이가 되어서도 좇아 다니는 전 챔피언에게 격려의 박수와 동정의 눈물이 쏟아진다.
 
게임이 종반으로 치솟으며 도전자가 벌어놓은 점수를 까먹기 시작한다.탄력받은 챔피언은 승부를 다시 되돌리기 위해 강펀치를 휘두르고 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양선수가 뒤엉켜 난타전을 벌인다.
결국 판정으로 끝났다.
어느 선수도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고 근소한 점수차로 새 챔피언이 탄생했다.
 
관중들이 도전자,새 챔피언을 둘러싸고 경기장을 빠져나간 뒤에도 많은 사람들이 남아서 아쉬운 승부에 대한 뒷풀이를하고 있다고 한다.
도전자 주먹에 쇳덩이가 들어 있었을 거라는 이야기도 들리고 ,그놈이 원래 극악무도 한 놈인데 요즘와서 맘 잡았다고 거짓말하고 다닌다는 얘기도 들리고,그놈이 입고 나왔던 트렁크의 국방색 얼룩무늬가 재섭다는 얘기도 들린다.
또한, 멀리서 배타고 원정 와서 챔피언을 응원한 관중들에게 "빽 투 유어 칸츄리~~~" 하고 쌍말을 퍼부을 지 모른다는 소리도 들린다. 다른 도전자들과 연합해서 바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소문도 들린다. 웅성 웅성 난장판이 되어갈 조짐이다.
 
난세다. 난세는 영웅을 필요로 한다.
이럴땐 항상 의협심 많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사태를 해결하는 영웅적  초인이 나타나곤 한다.시대를 정리할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다.
영웅은 시대가 만드는 것이다.그시대를 잘 타고 적시에 나타나야만 영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나타났다.
그는 마굿간 아기도 아니고 그보다도 더 비천한 청소부의 모습을 하고 이땅에 오셨다.그리고 장내를 정돈 하셨다.
"자~ 경기 끝났습니다. 돌아 들 가세여~~~"
 
꼰투 시합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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