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자유게시판
달마의 푸른 숲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2514 작성일 2006-01-28 06:33 조회수 850
 
달마의 푸른 숲


사람들이 힘든 땀방울을 튕기며,거치른 밭을 일구는 괴로움은
언제나 허공으로 문을 활짝 열어놓은 듯한 순간에 휩쓸려
속절없는 세월로 잠기곤 하였다
숨막히는 무료함 속에 이따금 신(神)들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먼 서(西)쪽으로 부터 정처없는 나그네가 아무 것도 지니지않고
낯선 나라에 도착하는 순간, 간직한 비밀을 털어놓아야 하는 아찔함에서
그는 굵게 얽혀있는 인동 덩굴의 향기를 닮아 있었다
그의 고향과는 또 다른 짙푸른 풍경이 풍요로운 무지(無知)의
나래를 펄럭이며 눈 앞에 열릴 때, 그는 언제나처럼
두려움이 전혀 없는 어린 날의 기억을 불러내어
고통스러워 하는 해 질 무렵의 기우뚱하는 하늘을
스스럼 없이 한입에 삼켜 버렸다

거기엔 늘 그렇듯이 맑고 깨끗한 무감각이 구름처럼 흘렀다


꿈의 헛됨을 알았다 해서 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듯이,
구(九)년간 벽(壁)만을 바라보는 수고로움은 이미 그의 것이 아닌 채로
애매한 전설을 만들어갔고, 숙인(宿因)에 헤매이던 사람들은
숭산(崇山) 가득 피어 오르는 벽관(壁觀)의 응주(凝住)에 그저 의아해
덩달아 말을 잃었다

세상이야 알던지 모르던지, 그의 짙은 수염 같은 도약의 그림자만
기다란 침묵으로 심심하게 해탈하였다
그저 하늘에는 해 뜨고 달 지고, 푸른 숲의 산은 깊고
물은 차게 흐를 뿐이었다


먼 훗날,
그가 바라보던 벽(壁)의 한 모서리에 누군가 자기가 좋아하는
풍경을 마주하고 썼다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글귀가 있다


- 이제는 우리, 따뜻한 말을 해야겠지
가슴 시리게 차오른 그의 불면을 머리에 이고
눈부신 아름다운 아침을 눈물로 맞이 하면서
신음으로 자라난 그의 덥수룩한 수염을
말끔히 깎아야겠지 -





0           0
 
다음글 제 생각으로는..
이전글 어느 詩人에게
 
최근 인기기사
  캐나다 식료품, 주류, 식당 식..
  드라이브 쓰루, 경적 울렸다고 ..
  앞 트럭에서 떨어진 소파 의자 .. +1
  (CN 주말 단신) 우체국 파업..
  연말연시 우편대란 결국 현실화 ..
  캘거리 트랜짓, 내년 수익 3,..
  주정부 공지) 알버타의 회복적 ..
  웨스트젯 인천행 직항, 내년 주..
  주말 앨버타 전역에 폭설 - 캘.. +1
  (CN 주말 단신) “버림 받은..
  캘거리 한인 약사, 개인 정보 .. +1
  주정부 공지) 예방접종, 정부서..
자유게시판 조회건수 Top 90
  캘거리에 X 미용실 사장 XXX 어..
  쿠바여행 가실 분만 보세요 (몇 가..
  [oo치킨] 에이 X발, 누가 캘거리에..
  이곳 캘거리에서 상처뿐이네요. ..
  한국방송보는 tvpad2 구입후기 입니..
추천건수 Top 30
  [답글][re] 취업비자를 받기위해 준비..
  "천안함은 격침됐다" 그런데......
  1980 년 대를 살고 있는 한국의..
  [답글][re] 토마님: 진화론은 "사실..
  [답글][re] 많은 관심에 감사드리며,..
반대건수 Top 30
  재외동포분들께서도 뮤지컬 '박정희..
  설문조사) 씨엔 드림 운영에..
  [답글][답글]악플을 즐기는 분들은 이..
  설문조사... 자유게시판 글에 추천..
  한국 청년 실업률 사상 최고치 9...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