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닿은 바다 위에는
푸른빛 공기를 뚫고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잠들지 못한 시간들의 맑고 깊은 소리.
조용한 날들은
마지막 추억을 밀물에 담고,
끝없는 갈증의 파도로 사랑의 기슭에서
드러난 흰 뼈의 건반을 두드린다.
바람에 떨리는 음율(音律) 속에서
출렁이는 마음은 한없이 젖어들고.
멀리 나는 새들은 하나, 둘,
내 마음에 내려 앉아
그리운 섬이 된다.
적막에 닿은 바다 위에는
해조음(海潮音)에 쓸리는
푸른 신음의 소리가 있다.
외로운 어깨 포옹하는 다정한 연인처럼
아름다운 꿈의 옆 모습으로 속삭이는,
그런 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