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조망 통과요령
밑으로 통과,
위로 통과,
절단후 통과,
폭파후 통과,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는
우회 통과 라고...
나는 왜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가
부족한 애국심으로 시간 나는대로 졸던
황토빛 푸석한 훈련소에서
섬찟 나를 깨웠던 그 해묵은 교리를,
노출된 전술은 이미 전술이 아닐 터인데
다들 알고 있었던 걸까
얼마나 멀리 돌아가야 하는지를
얼마나 많은 지뢰가 매설 되어 있는지도
정말 다들 알고 있었던 걸까
어둔 하늘 밑으로 길 잃은 먼지바람
잡초 무성한 벌판에 안개처럼 보초 서다.
(20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