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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처
작성자 뜬구름     게시물번호 -931 작성일 2004-12-18 09:54 조회수 1602
                        상  처
 
 
 
     내 가슴을 보아다오
 
     여름 한철
     네 손톱을 물들이기 위해
     돌로 찧어지던 봉숭아 꽃잎처럼
     일그러진 내 사랑을 보아다오
     붉은 피 쏟으며 흐르던 정열을,
     혼자 머뭇대던 사랑을,
     뭉그러져 구르던 그 눈물을,
 
 
     여기 이제 나는 본다
 
     사냥꾼 들이 훑고 지나간 흔적처럼
     눈 덮힌 가슴을 횡단하는 바람소리를,
     점점이 핏자욱 만개한 설원 귀퉁이에
     산탄처럼 흩어져 움크린 내 영혼을,
     쩡 쩡 얼음장 꺼지는 먼 소리에 갇히며
     달빛아래 마취도 없이 절개되는 그 상처를,
                                                                     ( 200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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