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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디워 와 화려한 휴가
작성자 토마     게시물번호 -9812 작성일 2007-09-17 23:45 조회수 592

생각보다 화휴쪽으로 글이 많이 달렸군요. 좀 더 정치적이었음 좋겠다고 한건 저의 개인적 생각입니다. 그리고 정치적이었음 좋겠다라는 바람은 518의 배경이 잠깐이라도 나왔음 하는 바램이었었구요.  그배경은 다름아니라 몇몇 군인들이 총칼과 탱크를 앞세워 정권탈취하려고 한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일단 성공했습니다.

 

저는 광주에서의 비극이 전두환에 의해 고의적으로 유도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도 무혈로 정권을 탈취하는걸 바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광주에서 일어난 사건을 거기에 관여된 광주시민들이 일말의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하려는 사람들의 어떠한 시도에도 저는 분노를 느낍니다. 광주에서 일어난 일은 -- 다른 도시에서 그런것처럼 -- 몇몇 정치군인들에 대항한 "데모"였고, 그것은 공수부대의 잔학한 진압에 대해 전 시민들의 싸움의 형태로 발전한 것입니다. 그 몇일간 시민들에 의해 다스려진 광주가 얼마나 질서정연한 사회였는가 하는것이 이 운동의 본질을 잘 나타내 준다고 생각합니다. (광주당시 저는 서울에서 살던 중학생이었고, 이 모든 사실은 나중에 커서 알게 된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많은 사상자를 낸 발포상황에 대한 이러 저러한 얘기를 합니다. 사실 발포상황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된것은 없습니다. 발포가 어떤 상황에서 이루어졌는가는 --적어도 저에게는-- 사실 부차적 문제입니다. 광주에서 18일부터 27일사이에 일어난 모든 "사태"는 소수 군인들의 정치적 탐욕에 의해 일어난것이고, 그 탐욕의 결과는 많은 광주시민들이 죽고 다치고, 병들게 하고, 그후에 많은 다른 사람들이 다른 도시에서 죽고, 다치고, 고문당하게 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전두환과 그의 부하와 친구들을 아직도 용서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것이 제가 80년대에 "광주"를 생각하면 가슴이 쨘해 올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토마 올림.



☞ 토마 님께서 남기신 글


저는 최근 한국을 다녀왔고, 화제가 되는 영화 두개를 보구왔습니다. 디워는 이 게시판에도 관심이 높은데... 사실 신문에 난 그대로라고 생각합니다. "줄거리는 없고, 대사도 좀 한심하고, 연기도 엉망이었다." 이거 덜도 더도 없는 사실인거 같습니다. 컴그래픽은 어디서 본듯한거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거 같았구요, 저의 아마튜어적 시각으로는요. (볼만했지만, 물론 창의적 장면등은 없었습니다.) 암튼 보고난 느낌으로는 이영화로 무슨 자부심을 느낀다던가 하는건 약간 어불성설인거 같구요. 암튼 이 영화로 "국론"이 분열된 그 현상 자체가 참 재밌었져.
 
화휴도 보았습니다. 저보다 20살쯤 어린 대학생들이 이 "사태"에 대해 그렇게 모르고 있었다는게 더 신기했습니다. 사실 5월에 광주는 저의 어린시절에 (대학생때) 참으로 지대한 영향을 준 사건이었거든요. 암튼 그 "사태"를 화면으로 다시 볼 수 있었다는것만으로도 남다른 기분을 느끼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 영화가 약간만 *더* 정치적이었음 하는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영화가 끝나면서 여기저기서 "그런데 왜 군인들이 사람을 죽였어"라는 어린 학생들의 질문을 들으면서, 이걸 이렇게 끝내도 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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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저는 아직 "타짜"만한 한국영화가 없는거 가토요.
토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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