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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소지가 있는 집값 이야기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10466 작성일 2017-10-31 19:24 조회수 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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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은 비싼 편일까?

홍콩, 뉴욕, 런던은 물론이고, 인구가 서울의 4 분의 1 정도인 밴쿠버와 비교해도 비싸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소득대비 주택가격(PIR)을 기준으로 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지만, 절대가격 기준으로는 그저 그런 가격일 뿐이다.

맨해튼이나 런던의 나이츠브릿지, 홍콩에는 1 백 억 원 단위로 거래되는 공공주택들이 널려있다.  
럭셔리한 맨션이 그런게 아니라 침실 서너 개에 거실과 주방이 한 개 씩 있는 평범한 아파트 가격이 그렇다. 
도시 전체가 그런 건 아니다. 특화된 지역이 그렇다.
예를들어 뉴욕에서 특화된 지역이란 맨해튼 전체를 의미하는데, 이 지역 '아파트먼트타입-콘도(한국에서 말하는 아파트) 중간값은 약 40 억 원 이다.   
홍콩과 런던의 집값은 뉴욕보다 더 비싸기로 일찌감치 정평이 나있다. 
이처럼 특화된 지역이란 여행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올드타운과 대체로 일치한다. 
이 도시들은 중장기 체류자를 포함한 외부 여행자가 각각 일년에 3 천 만 명에서 6 천 만 명 씩 몰려드는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들이다.

서울이 앞으로 뉴욕이나 런던, 또는 홍콩에 버금갈 정도로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인 국제도시로 접근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또 여행자들이 현지 부동산의 특화된 가격상승 현상을 이끌어내는 직접 요인은 아니겠지만,
만일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서울의 어느 지역이 부상하는 핫타운 신데렐라가 될까 하는 궁금함이 일어났다.  

모르긴 몰라도 강남은 아닐 것이다. 
강남은 홍콩의 신계나 뉴욕 허드슨 강 건너 뉴저시 처럼 현지인들이 쾌적하고 안전하게 거주하기 좋은 곳이지, 외국인들이 매력을 느끼는 지역은 전혀 아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짝퉁타운에 불과하다.  
지금까지의 강남불패기록은 한국 국내 상류층의 거주기호에 따라 이불 속에서 이루어진 부동산 신화였을 뿐, 국제도시화된 서울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동네가 신데렐라처럼 등장할 공산이 크다. 잭팟을 터뜨릴 신데렐라의 두 가지 필수조건은 유동인구와 역사의 잔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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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중앙로-이런 무미건조한 길에서 무슨 '스타일'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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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구경거리가 가까이에 있기는 하다



현재도 서울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곳은 강남의 비즈니스 타운이 아니라 중구 명동이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대로변이 아니라 보행자들이 몰리고 작은 상점들이 밀집한 골목 비슷한 지역이 땅값이 비싸다.
명동과 충무로가 교차하는 코너들이 바로 그 금싸라기 땅들일 것이다.  

해질무렵이 되면 강남역 주변이나 신논현역 네거리 교보타워 부근에도 명동 충무로와 다름없이 사람들이 몰려들긴 한다.
그런데 강남대로나 테헤란로를 걷는 인파는 명동이나 충무로, 인사동, 홍대부근 거리를 걷는 인파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한 가지 있다. 
강남 번화가를 '걷는' 보행자들이 명동, 충무로, 인사동, 홍대부근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보다 대체로 보행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강남번화가를 걷는 사람들이 약속이든 showup 이든  각자의 비교적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거리에 출몰했다면,
명동, 충무로, 인사동, 홍대부근 거리를 걷는 사람들 중에는 무엇인가를 구경하러 나왔거나 그저 그 거리를 걷고 싶어 배회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외국인이건 내국인이건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몰려든 방문자 비율도 명동이 강남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무엇을 구경하러 나왔거나 그저 그 거리를 걷고 싶어 배회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지역의 땅값이 오른다는 사실은 앞에 열거한 국제도시들이 증명해 주었고, 서울의 일부 지역 스스로가 일부 증명해 보이고 있는 중이다. 

지엽적으로 드러나는 현상도 비슷하다. 
맨해튼 소호 지역의 가난한 예술가들이 사람들을 몰려들게 하는 바람잡이 역할을 해 놓고 자기들 스스로는 치솟은 월세를 못내는 바람에 주변 공장지역으로 쫓겨났듯이, 홍대부근의 예술가들도 그 지역의 비싼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1984 년에 수재가 난 적이 있는 망원동 어딘가로 자리를 옮겨가고 있는 현상이 그것이다. 

지금까지 땅값 집값 이야기를 단 한 마디로 한 적이 없는 내가 뜬금없이 잡설 비슷한 소리를 늘어놓게 된 경위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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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섬 동쪽 변두리에 가면 1960 년대에 지은 오래된 아파트단지가 있다.

마치 1970 년대 서대문 어디 산동네에 있었던 금화아파트를 백 채 쯤 위로 올리고 옆으로 이어놓은 듯한 이 흉흉한 몰골의 아파트는 영화 트랜스포머의 촬영지로 선정되어 영화에 등장하면서부터 일약 유명해 졌다. 


이 아파트 단지 한복판에서 대학생인듯한 웬 한국 청년 하나를 만났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만난 게 아니라, 갑자기 내게 다가오더니 "저, 한국분 이시죠?" 하면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길래 찍어 줬다.


근데 이 사람이 자기도 나를 찍어주겠다면서 한사코 나를 창고지붕 같은 구조물 위로 밀어 올렸다.

그 창고지붕은 여행자들이 이 아파트를 배경으로 통과의례처럼 기념사진을 찍고 가는 장소 같았다.   


온 세상이 다 알다시피 나는 사진빨이 잘 안 받는 편이어서 내 모습이 담긴 사진 찍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고,

더구나 이런데 올리는 거 질색팔색하는 성격이지만 (seriously??),

사진 찍어준 사람 성의도 있고 하니 우선 금화아파트 방문 기념사진 부터 올려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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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이 아파트 값이 얼마일까 하는 뚱딴지 같은 궁금함이 생겼다.

부동산 사무실에 들러보았다. 홍콩도 한국처럼 동네에 부동산 사무실이 많았다.

옛날 한국 길거리에는 교회가 제일 많았고 그 다음으로 많은 것이 약국이었는데, 요즘은 교회들이 망했는지 별로 보이지 않는 대신 부동산 사무실들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한 것 같다. 부동산 사무실을 옛날에는 복덕방이라고 불렀다. 


어쨌든 이 아파트 근처에 있는 복덕방에서 알아보니, 열 평이 조금 넘는 아파트가 홍콩달러로 4 ~ 500 만 달러 쯤 하는 것 같았다.

한국식으로 환산하면 평당 5 천 만 원이 훨씬 넘는다는 계산이 나왔다. 

혹시 저 금화아파트가 아니고 옆에 있는 신축 아파트 가격인가 싶어 재차 확인했지만, 부동산업자는 '올드 아파트먼트'라는 말을 강조했다. 

거짓말을 하나 의심해서 Yick Cheong Building Information and Deal Data 라는 사이트에 들어가서 직접 매물 가격을 확인해 보았다. 

층과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부동산 업자의 말과 별 차이가 없었다. 

안에는 안 들어가봐서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다. 

1960 년대에 지은 열 평 짜리 아파트라면 아무리 리노베이션을 광나게 했다한들 보나마나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분야에는 생래적으로 무관심한 나는 저 50 년된 금화아파트가 왜 그렇게 비싼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사실 저 아파트는 홍콩의 다른 아파트들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인데도 몇 년 전에 누군가를 방문했을 때 그 가격을 듣고 깜짝 놀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라는 곳보다 더 낡고 더 비쌌다.   


광화문에 가면 내가 자주 가는 큰 서점이 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는 문구가 같은 장소에 10 년 째 걸려있는 그 서점 안 책매장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어느 건축가가 쓴 책을 발견했다.

건축에 관한 책은 커녕 글 한 줄 조차 읽은 기억이 없는 내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불쑥 그 책을 샀다.

책도 모르고 작가도 모르지만 출판사(을유문화사)가 마음에 들어 샀는지도 모르겠다. 


건축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면 그다지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 아니었는데,

그 책을 다 읽고나서 며칠이 지난 후, 어느 거리의 은행나무 밑을 걸어가다가 갑자기 진동하는 똥냄새에 정신이 혼미해졌는데, 갑자기 팍 하고 떠오르는 영감이 있었다.

내가 홍콩에 다녀오지 않았더라면, 설령 은행나무 가로수 아래 진동하는 그 이상한 냄새에 정신이 혼미해졌다라도 그런 영감이 떠 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도시의 건축물과 그 집합이 어떤 특정한 동네의 역사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부가가치를 경제논리로만 측정하거나 예측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그런 동네의 부동산 가격의 터무니없음을 평준화된 공익적 사고로만 재단하기도 쉽지 않은 문제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쨌든 그런 깨달음을 바탕으로 한 잡설 비숫한 이야기니까 그저 진3 분의2  농3 분의1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다.


그렇다고 은행나무 밑에서의 나의 깨달음이 '앞으로 서울 어디 어디 일부 지역의 땅값은 한국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파상공세에도 아랑곳없이 줄기차게 더 오를 것같다' 는 예감 같은 것은 결코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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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ata  |  2017-11-0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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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pboard 님 사진을 보면, 색감이 참 좋습니다.

광각으로 땡긴것 같은 밀집 효과를 살린 아파트는 멋집니다.
자동차 사진 조리개를 풀오픈하신건가요. 원근감 참 잘 살리셨습니다.
Toy filter를 사용하셨나요. 하방 샷이 멋지네요.

등장인물도 멋진데요. ㅎ

최소한 제 Leica 카메라보다 더 잘나오네요.

yellowbird  |  2017-11-0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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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홍콩에 다녀오셨군요.
가본적 없는 홍콩이, 그저 영화에서만 몇번 보았던 홍콩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건
아마도 우리 부모님 세대들이 즐겨 부르거나 들었던 '홍콩아가씨'란 노래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밤에는 별들이 소곤대던가요?


서울의 집값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인데
클립보드님의 글을 읽으며 대체로 고개가 끄덕여 졌습니다.

근데..저 낡은 홍콩의 금화아파트 앞에 서 있는 찢청입은 20대 청년처럼 보이는 사람이
클립보드님 맞나요...?((seriously??),

clipboard  |  2017-11-0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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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용하는 카메라는 7 년 전에 구입한 Nikon D5000 입니다.
저 사진들 중 상당수는 아마 스맛폰으로 찍었을 겁니다.
피사체 색상이 좋고 공기가 청명하면 사진은 대체로 잘 나오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구도나 각도 수평 밝기 등을 사후에 포샵으로 조절 할 수 있으니까 그냥 여행자모드로 편하게 찍고 다닙니다^^
와우,, 소장하고 계신 라이카 어느 모델인지는 모르겠지만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천 만 원 짜리도 있네요. 보통 수 백 만 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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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올리고나서 서울에 잭팟이 터질 신데렐라 입지가 어디냐는 질문을 몇 번 받았습니다.
꿈에 나타난 장면이 있기는 합니다만 말로 해선 안되지요. 천기누설이니까요.

Concerto  |  2017-11-0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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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clipboard 님의 예전 글에서 추측하기론 연세가 꽤 있으신 분인줄 알았는데 여기 사진을 보니 아니었네요.
Helene의 노래를 좋아하시나 봅니다. 같은 팬으로서 반갑습니다.

clipboard  |  2017-11-0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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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ne 노래는 지금까지 두 번 올린 적이 있군요. 지난 번에는 아마 뉴욕지하철 이야기할 때 였을 겁니다.
겉모습은 겉모습일 뿐이고, 암튼 저는 1.21 사태가 나던 해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Utata  |  2017-11-0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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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라 애호가들 중 2부류가 독특합니다.

품생폼사 형 : 캐논 대포줌 렌즈를 가지고 다니시는 분.
덕후형 : 회귀한 메이커를 소유하신분 사진을 찍기 보다. 카메라를 쳐다 보는것을 더 좋아합니다.

네 약간 Leica 덕후 입니다. 카메라 케이스, 추가 밧데리, 추가 충전기 조차도, 정품 Leica를 좋아합니다.
산지는 오래 되었어도 사용을 거의 안했고 모든 box 설명서 조차 꾸김 조차 없습니다.
단지, 좀 수줍어 사람들 앞에서는 저도 Nikon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혼자 나닐땐 Leica로 찍으며 좋아합니다.

항상 clipboard 님 글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삽입하신 음악은 덤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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