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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씨도 의사도 한꺼번에 당했다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10518 작성일 2017-11-25 10:39 조회수 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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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은 천심일 때도 있지만 가끔 오합지졸들의 아우성일 때도 있다. 천심인지 아우성인지, 자신의 입맛에 따라 아전인수로 해석하지 않고 구분해내는 작업은 참 어렵다. 상대방에게 날아가는 반박과 악플은 민심이고 자기에게 향하는 반대와 비난은 붕신들의 아우성이라고 굳게 믿는 일이 다반사이기에 그렇다.   


천심과 아우성 분별작업의 성공여부는 '얼마나 똑똑하고 유식하냐' 보다는 '얼마나 양심적이냐'로 결정되는 것 같다. 비단 분별작업 뿐 아니라 천심의 편에 설 것인가 아우성의 편에 설 것인가를 스스로 선택하는 일 역시 마찬가지 기준이 적용된다. 


양심이란 따지고보면 종합능력이란 생각이 든다. 주위의 아우성 따위에 휘둘리지 않고, 또 자신의 입맛이나 자신의 패거리에 유혹받지 않고 사실을 토대로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자체가 양심적인 일이라면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어렵고도 힘든 과업이기 때문이다. 양심적이 되려면 똑똑하고 지혜로워야 할 뿐 아니라 가장 중요하게는 용기까지도 겸비해야 할 때가 대부분이다. 


김종대 의원에게 다구리 몰매가 쏟아지는 지난 며칠 동안 나는 솔직히 그에 대한 기사를 자세히 읽지는 않았었다. 나는 정의당 지지자도 아니고 김종대 라는 사람도 잘 모른다. 굳이 정치적 성향을 말하자면 나는 그들(정의당)보다 조금 오른쪽에 있는 리버럴 시장주의자이다. 북코리아 탈주병 문제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뜬금없이 문제의 "기생충" "분변" 이야기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될 때부터였지만, 내 관심의 각도는 조금 다른 방향이었다. 


(왜 당신은 그 병사를 귀순병이라고 하지 않고 탈주병이라고 부르느냐고 시비를 걸 생각은 하지 말기를 바란다. 현재로서는 일단 탈주병이 객관적인 용어다. 탈주병이 회복된 후 그가 왜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넘어왔는지 본인의 진술과 정보기관의 조사과정을 거쳐 명확한 동기가 밝혀진 연후라야 '단순 탈주병'이든 '귀순병'이든 정체성이 확정된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    


기생충 분변 보도가 나오자마자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그 기자회견에 국가정보원과 기무사가 개입했다는 것을 당연히 직감할 수 있었다. 동시에, 문재인 정부가 군과 정보기관의 하부구조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사실 이런 문제는 노무현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에도 한국의 리버럴 진영은 청와대만 장악했을 뿐, 국가의 공조직을 통제할 수 있는 지휘권력 확보에 실패하는 바람에 임기 5 년 내내 여기저기서 항명 비슷한 사태들이 속출하곤 했었다. 세월호 유해 은폐사건과 탈주병 기생층 분변 기자회견 소동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가공조직 내 항명 불복종 세력이 암암리에 조직적으로 준동하고 있다는 정황증거이기도 하다. 


내가 처음 보도를 통해 접하기로는, 김종대 의원 역시 기생충 분변 정보가 폭로된 기자회견 사건을 다루기는 했는데, 문제의 핵심을 지적한 것이 아니라, 의사가 의료법을 위반한 것을 비난함으로써 마치 사그러져가는 생명을 가까스로 살려놓은 전문직업인을 비본질적인 문제를 끄집어내 시의적절하지 않게 비난한 것 때문에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었다.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설마 그럴리가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어 일부러 그가 최초에 올렸던 페북 글 전문을 가져와 읽어 보았다. 역시 짐작했던대로 김종대 의원이 자신의 페북에 당초 올렸던 주제의 핵심은 명백히 국가권력의 개입을 지적한 것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국가권력이라기보다는 그 안의 어떤 세력을 지칭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논점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보수언론이야 그렇다치더라도, 나는 지금 김종대 때리기 아우성에 깨춤을 추고 있는 저 많은 사람들 중에 그의 글 전문을 정독하고 사건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합참과 기무사에 의해 기획된 것으로 보이는 해당 의사 기자회견 후, 그 공작에 대한 김종대 의원의 비판이 엉뚱하게도 김종대와 '영웅화된 의사' 간의 대결구도로 전환되어 사태의 본질이 완전히 왜곡됐는데, 이 와중에 이른바 '여론'에 굴복하여 하루아침에 백기를 든 정의당과 꿀먹은 벙어리처럼 침묵을 지키고 있는 진보진영의 논객이라는 사람들 또한 이상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사태로 지금 가장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해당 의사일 것이다. 그는 통상 workaholic 이라고 불리울만큼 자기 일에 대한 집념과 사랑이 대단하고 직무에 대한 책임의식과 사명감도 높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석해균 선장 치료 당시 이른바 한국판 아이비리그 츨신 의사들이 벌인 그에 대한 못나기 짝이없는 질투어린 모략선전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살갗이 노출되는 것이 싫어 총상의 심각성을 알릴 수 있는 사진공개조차 망설일 정도로 환자 정보보호 ethic 도 철저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고작 총상봉합부위를 기생충이 뜷고나와 천공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비해 해명거리를 준비해 놓기 위해 환자의료정보를 기자회견까지 해 가며 공개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다. 기자회견을 합참관계자들과 협의했다고 하는 것은 그들이 기자회견을 제안하고 그 구체적인 내용까지 제시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압력의 정도는 강단과 지조가 있는 그 의사조차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던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현 정부의 대북노선에 항명하고 불복종하는 군과 정보기관 내부의 일부 세력에 의해 주도되고, 보수언론이 개입한 여론조작에 일부 대중과 해당 의사가 동시에 전광석화처럼 빠른 템포로 활용된 것으로 보이는 이 기가막힌 사태는, 정의당이나 김종대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게 타격을 입히는 결과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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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년 가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싸르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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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llowbird  |  2017-11-25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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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보드님의 글을 읽고 이번 사건의 전말을 들여다보니
본질과는 무관한 사안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의사(이국종교수)조차 거부할 수 없는 강도 높은 압력에 의한
기자회견이었다면
언젠가 양심선언을 기대해 봐도 되지 않을까하는 순진한(?) 생각이 잠시 스쳤지만
전혀 그럴 사람 같아 보이진 않는군요,,,

clipboard  |  2017-11-25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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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선언은 무리한 기대입니다.
그의 기자회견 자체가 표적이 아니었는데도 곧바로 강경한 반박문을 발표하고 각종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그가 무척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는 점을 잘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그는 아마도 자신이 정보기관 내부의 항명세력이 벌인 공작에 말려들었다는 사실 자체를 전혀 인정하고 싶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이 글의 주제는 해당 국회의원이나 해당 의사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사태의 본질을 그 두 사람의 대립구도인 것처럼 몰고간 보수언론의 교활성과 그들의 여론조작에 어이없이 놀아나고 있거나, 스스로 잘못된 정보해석으로 사태의 본질을 오해하고 있으면서도 공격적인 의견개진을 서슴지 않고 있는 일부 대중의 경솔함에 대해 사견을 털어놓은 것 입니다.

lakeside  |  2017-11-25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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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듯한 소설이군요.

지적하신 그 탈주병인지 귀순용사인지 오모씨가 빨리 건강을 회복해서 자유대한민국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북에서 온 사람들이 대한민국에서 정착하기는 아마도 한국인 이민자가 캐나다에 정착하는 것 만큼 힘들지도 모르지요.

clipboard  |  2017-11-2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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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아니라 수퍼합리적 추론입니다. 물론 지난 10 년 동안 제 추론이 사실로 증명된 것이 대부분임을 잘 아시는 레이크사이드님께서 그냥 한 번 해보시는 말인 줄은 잘 압니다.

요즘 돌아가는 꼴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국정운영동력을 상실할 수도 있는 사건들이 여기저기서 빈발하고 있습니다. 청와대가 뭔가 나사가 풀린듯 일을 똑부러지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우선 민정수석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탈주병 관리는 표면적으로는 국방부에서 하고 있지만 정보관리와 이 사건과 관련된 정무적 판단을 하는 기관은 국정원입니다. 탈주병을 실제로 관리하고 있는 기무사는 행정적으로는 국방부 장관의 지휘를 받지만 사실상 청와대와 국정원의 통제와 간섭를 받는 기관이기 때문에 이번 기자회견 소동은 국정원을 관리할 책임이 있는 민정수석실의 업무실패에서 비롯된 문제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기생충 소동도 그렇고 김관진 석방도 그렇고, 국방장관이나 법무장관 같은 흑싸리 껍데기 인사들만 닥달할 것이 아니라 실제 권력라인에 있는 청와대 참모들이 직접 책임을 져야 할 일 입니다.

lakeside  |  2017-11-27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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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에 보수언론이 남아있습니까?
대부분의 지상파 방송은 자신들이 소위 진보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로 꽉 채워져 있고요.
보수라는 사람들은 다 쫓겨나 방송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진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요.
그저 인터넷을 통해 그들의 주장을 펴고 있지만 그 세력이 아직은 미미해 보이나 정의는 이기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님의 ' 탈주병' 이라는 단어 사용에 이제야 님의 정체성에 어느정도 감이 잡혀 갑니다.
귀순병과 탈주병은 자신이 속해 있는 그룹에 따라 정반대로 사용되는 단어이니까요. 물론 사상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어느쪽이면 어떻습니까? 같은 동포인데요.

각설하고,
저 역시 문재인과 주체사상에 심취하여 있던 그 축근들이 조국 대한민국을 보다 나은 나라로 이끌어 나가길 바랍니다,

clipboard  |  2017-11-2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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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속한 그룹에 따라 단어를 선택하는 사람들 때문에 조국이 과거에 그 모양 그 꼴이 된 겁니다. 단어란 자기가 속한 그룹을 기준으로 선택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객관적인 묘사인지를 양심적으로 판단해서 선택하는 것 입니다. 문제는 진보나 보수에 있는 게 아니라 패거리 정서에 판단력과 양심이 마비된 사람들이 너무 많이 설치고 있다는 데 있지요. 적폐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이게 적폐입니다.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기로 하고, 시간있을때 한국에 가서 돈 쓰고 오세요.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드시고,, 좋은 이야기 담은 여행기도 쓰시고,
자기가 태어난 나라사랑을 하고 싶다면 그게 가장 실용적이고 실천적인 방법 중 하나 일 겁니다.
한국 영화 잘 만듭니다. 두 편이나 보고 왔어요. 남한산성하고 범죄도시
남한산성 재미없다는 평이 많던데, 전 재미있게 봤습니다. 가장 인상에 남는 인물은 용골대와 칸 이었는데,. 이 두 사람이 인상에 남은 이유는 등장인물 중에서 뜬구름잡는 헛소리를 전혀 안하는대신 필요한 이야기만 딱딱 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남한산성에서 용골대로 나오는 사람이 범죄도시에선 독사파 두목으로 나오는데, 여기서는 조선족보다 더 조선족 같은 진선규나 윤계상의 연기에 압도되어 별로 빛을 못 봤습니다.

남들이 대한민국을 보다 나은 나라로 이끌어가기만 바라시지말고 직접 가셔서 물심양면으로 좀 보태고 오세요.

lakeside  |  2017-11-2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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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가 또 미사일을 쐈군요.

저도 이번 주에 한국에 갑니다.
가면 제가 돈 쓸 기회를 안주니 얻어 먹다가 오는데 이번에는 조금 오래 있다 오니까 캐나다서 번 돈 조금 쓰고 오겠습니다.

그 탈주병 근황도 알려드리겠습니다.
탈주병이라....
하여튼 올해 두번째 방문하는 내 나라가 어떻게 변했을지요.

clipboard  |  2017-11-28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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롸켓맨이 미사일 쏘는 거야 엿장수가 때되면 가위질하는 것처럼 당연한 일인데 그게 무슨 뉴스거리라고 한국매체들은 또 호들갑을 떨고 있군요.

미국의 첫 반응 보셨죠. 동맹국과 자국에 위협이 되지 않아 현상유지한답니다.
오늘 쏜 미사일 고도가 무려 4,500 km 입니다. 정상각도 유효사거리가 1 만 4 천 km 인데다가 일본 열도 200 km 코앞 해수면에 안착시킴으로써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을 안정적으로 재확인한,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사건입니다.
그런데도 현상유지하겠다,, 무슨 의미인지 짐작이 안 가시나요?

제가 재차 확언하지만 코리아반도에 전쟁은 없습니다.
한국, 안심하시고 즐겁게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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