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자유게시판
달팽이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10735 작성일 2018-03-08 01:19 조회수 1943

 

 

%ED%81%AC%EA%B8%B0%EB%B3%80%ED%99%98-%EC

 



 

달팽이 / 안희선

 

 

어디에서 옮겨 온 촉촉한 영혼일까

 

아름다운 모험의 꿈 하나 짊어지고

발도 없이 걷는다

 

천천히 미끄러져 떨구는 너의 조화(調和)

유난히 외로운 눈망울에 맺혀,

돋은 뿔 위에 그리도 선명히 장식할 수 있었나 보다

 

진정 다정한 행위일수록 서둘지 말아야 한다고

미세한 정신으로도 명백히 깨달아지는 삶이어야 한다고

재빠른 발이 없어도 길을 가는 꿋꿋한 마음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너는, 한시도 겸양의 수축(收縮)을 잃지 않았다

 

촉촉하고 시원한 아침의 공기가

어둡고 검질긴 밤을 거쳐왔듯이

너의 내적(內的), 그러나 쓰디 쓴 동작(動作)의 메아리는

오늘도 느리게 느리게 울려 퍼진다

 

뉘우침과 허물많은, 이 세상의 소요(騷擾) 속에

 

 


 

내가 아는 시인 중 영혼이란 말을 가장 많이 쓴 시인이 아닐까 싶다. 

사용면에서도 그렇다면 지금쯤은 다 닳았을지도 모른다. 

애지중지하는 것일수록 감추고 싶은 법인데, 시인은 왜 그토록 영혼의 이이야길 반복했을까. 

시각에 따라 실체가 다르게 보이기도 하는 법. 

고전이냐 현대냐를 자연에도 적용하는 사람들은 화자話者의 달팽이를 

클래식 쪽에 놓을 것 같다. 

어쨌든 느리게 걷기의 대가인 달팽이가 깡총깡총 뛰었다는 얘긴 들어본 적이 없다

발도 없이 태어나 왜 또 그리 오래 걸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자기 길을 가기 위한 것이었다니... 

진리는 언제나 역설(Paradox)로서만 다가온다는 들뢰즈의 말이 맞는 거 같다.

가장 느리게 가는 것이 가장 빠르게 가는 길

예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시인도 영혼의 속도로 빨리(천천히?) 그리고 오래 직립하길 빈다.  <시인 오정자>

오정자1.jpg

 

- Oh!  시인께 먼 곳에서 희서니가 감사하다는 (웃음)

 


 

 

 


0           0
 
다음글 이번 일요일 새벽 서머타임 시작됩니다.
이전글 사진 모음) 동유럽 여행의 관문 - 체코
 
최근 인기기사
  캐나다 식료품, 주류, 식당 식..
  드라이브 쓰루, 경적 울렸다고 ..
  앞 트럭에서 떨어진 소파 의자 .. +1
  (CN 주말 단신) 우체국 파업..
  연말연시 우편대란 결국 현실화 ..
  캘거리 트랜짓, 내년 수익 3,..
  주정부 공지) 알버타의 회복적 ..
  웨스트젯 인천행 직항, 내년 주..
  주말 앨버타 전역에 폭설 - 캘.. +1
  (CN 주말 단신) “버림 받은..
  캘거리 한인 약사, 개인 정보 .. +1
  주정부 공지) 예방접종, 정부서..
자유게시판 조회건수 Top 90
  캘거리에 X 미용실 사장 XXX 어..
  쿠바여행 가실 분만 보세요 (몇 가..
  [oo치킨] 에이 X발, 누가 캘거리에..
  이곳 캘거리에서 상처뿐이네요. ..
  한국방송보는 tvpad2 구입후기 입니..
추천건수 Top 30
  [답글][re] 취업비자를 받기위해 준비..
  "천안함은 격침됐다" 그런데......
  1980 년 대를 살고 있는 한국의..
  [답글][re] 토마님: 진화론은 "사실..
  [답글][re] 많은 관심에 감사드리며,..
반대건수 Top 30
  재외동포분들께서도 뮤지컬 '박정희..
  설문조사) 씨엔 드림 운영에..
  [답글][답글]악플을 즐기는 분들은 이..
  설문조사... 자유게시판 글에 추천..
  한국 청년 실업률 사상 최고치 9...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