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에서 늘봄님은 “ 거기에다 교회 나오지 않으면 죽은 후에 지옥에 떨어지고, 오늘 불행한 일을 당하는 하느님의 진노가 있을 것이라고 위협하기 때문에 이러한 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은 교회를 떠납니다.”라고 하셨는데에 대한 답변입니다. 정말 그런가요? 보수교회가 내세지향적이고 현세의 행복을 부정하고 있나요?

오히려 지나치게 현세지향적이라 문제가 많은 것이 현재 개신교입니다. 저널리스트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그녀의 책 [Right-Sided: How the Relentless Promotion of Positive Thinking has Undermined America]에서 현재 개신교도들이 지나치게 현세적이고 좋은 점만 본다고 비판합니다. 이 책은  한국어로 [긍정의 배신]으로 번역되었습니다. 저는 한글판이 없는데요. 영문판 제 5장의 “God Wants You to Be rich”(하나님은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입니다.  그녀가 다루고 있는 대상은 조엘 오스틴(Joel Osteen)입니다. 그는 [적극적 사고 방식]( The Power of Positive Thinking)으로 유명한 노만 핀센트 필(Norman Vincent Peale)을 로버트 슐러와 함께 대를 잇는 사람입니다.  오스틴은 지옥이나 심판에 대해서 말하지않습니다.

그의 책 [Become a Better You: 7 Keys to Improving Your Life]는 전형적인 현세의 행복을 강조합니다. 제가 조엘 오스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새들백 교회의 릭 워렌 (Rick Warren)의 목적이 이끄는 삶(The Purpose Driven Life: What on Earth Am I Here For?)이 인기를 잃기 시작했을 때 급부상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조엘 오스틴의 설교 중 하나를 보시죠.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렸는지 보세요.

이에 더하여 일반적인 보수복음주의자들은 교리 중심보다는 바로 예수경험 중심입니다. 그들이 경건주의자건, 오순절주의자건 모두 바로 저 멀리 계신 하나님을 믿기 보다는 현제의 일상생활에서 갖는 예수 체험입니다. 그들의 신앙 생활이란 날마다 예수와 함께 하는 삶이며, 이러한 예수경험이 성령경험으로 넘어간 것이 바로 오순절 교회운동입니다. 하비 콕스도 이런 예수경험, 성령경험의 현상에 놀라서 아래 제가 언급한 책  [Fire From Heaven]을 썼습니다. 예수천국 불신지옥은 극단적인 근본주의자들이나 외치지 요즘 세련된 보수복음주의자들은 그렇게 안합니다. 강남의 대형교회들도 바로 현세적 물질축복과 성공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교회는 대형교회 (mega churches)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Rodney Stark. [What Americans Really Believe] 참조하실 것). 이런 현세중심, 물질축복,건강축복, 교회의 대형화는 교리적 비판보다는 바로 후기자본주의로 대변되는 자본주의 구조를 분석비판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이보다 좀 다른 맥락인지 모르겠지만, 유대계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깽과 사회학의 쌍벽을 우리는 막스 베버는 자본주의의 발전과 개신교의 상관관계를 주장하였습니다. 베버의 이론에 문제를 제기하는 학자들도 많지만, 그는 자본주의 발흥에 세가지 조건, 즉 종교사상, 물질적 토대, 사회 정치 조직이 있는데, 이 중 종교사상은 바로 칼빈주의라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베버가 주장하는 칼빈주의는 철저한 현세적 활동과 금욕적 경제생활이었습니다. 그에 의하면 “칼빈주의의 종교사상의 신봉자와 운반자는 주로 소상인이나, 중소기업인, 그리고 일부 노동자들”이었고, 그들은 “기존질서를 거부하고 지배하여 땅위에 하느님의 왕국을 건설하려는 청교도의 생활”을 한 사람들었습니다(오경환,종교사회학)였습니다. 그들이 믿는 신은 유일신이고 절대적으로 초월자이며, 인간창조의 목적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며,  인간은 하나님의 집사/관리자(steward)로서, 즉 적극적으로 현세적 활동에 투신 함으로써 신의 집사로서 세상을 지배한다는 것입니다. 

복음주의자들에 대한 책이나 연구는 전혀 하지 않으면서 단 한 줄 천국/지옥의 개념으로 방대한 복음주의자들의 신앙체계를 비판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낸시 아머만(Nancy Ammerman) 같은 종교사회학자들이 인생을 투자하면서 근본주의를 연구하는 그 열의는 천국/지옥이라는 단칼로 이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녀의 [성서신봉자들] (Bible Believers)는 근본주의 연구의 고전입니다. 

언젠가 늘봄님께 신학으든 뭐든 “타자”(others)를 아는 열심이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조선의 김정은 위원장을 극적인 대화의 장으로 초대한 것은 그를 동의해서가 아닙니다. 바로 북조선을 알아서 평화의 관계로 나아가는 것이죠. 다문화 사회는 무신론자도 있고, 근본주의자들도 있고, 또 진보적인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의 과제는 이러한 다름의 사회에서 폭력 대신에 상호 이해의 장으로 나아가도록 인내하고 대화하는 노력을 멈춰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