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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밴쿠버 비행기 안에서 발생한 기내폭력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11183 작성일 2018-09-08 15:10 조회수 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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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목격한 일은 아니지만 

지난 주 ex-wife(이하 와이프)가 직접 보고 나에게 전해 준 기내폭력사례를 소개한다. 

뉴욕과 서울 방문을 마치고 지난 주 수요일 (5일) 돌아온 와이프를 만난 이유는 부탁한 책들과 엔화를 전달받기 위해서였다. 

근데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서울을 출발해 밴쿠버로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중국어를 하는 동양계 승객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는 이야기였다. 

평소에 말은 많지만 자기와 관련없는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 사람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호기심이 발동했다.

와이프가 나에게 들려준 기내 목격담을 목격자 진술서(witness statement) 형식으로 다시 정리해서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그 비행기는 한국시간 지난 수요일(5일) 저녁 6 시 50 분에 인천을 출발한 대한항공 071 편이었다. 

전 세계 민간항공기들의 운항정보를 수집해 기록하고 있는 flightaware 사이트의 운항정보에 따르면 이 비행기는 예정된 출발시각보다 5 분 늦은 저녁 6 시 55 분 인천국제공항 제 2 청사 게이트를 출발했다.


  https://flightaware.com/live/flight/KAL71/history/20180905/1000Z/RKSI/CYVR


비행기는 10 시간 12 분 만인 같은 날 오후 1 시 7 분(태평양표준시각)에 밴쿠버 공항 국제선게이트에 도착했다. 

비행기 기종은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기종 중 가장 최신형인 B787-9 기종이었다. 

다른 기종들에 비해 습도나 기압이 높아 쾌적한 기내환경을 제공하면서, AVOD 등 엔터테인먼트 기자재도 최신형으로 탑재하고 있는 비행기였다. 


사건은 비행기가 이륙해서 순항고도를 잡고나서 안전벨트사인이 꺼진 직후부터 시작했다.

3 열로 된 그 자리에는 중국어를 하는 40 대 남녀와 초등학생으로보이는 남자아이가 앉아있었다. 

그들의 앞자리에는 10 대 후반 또는 20 대 초반으로 보이는 역시 중국어로 대화하는 여자들이 앉아 있었다. 


그 중국인 여성승객 중 한 명이 안전벨트사인이 꺼지자 좌석을 뒤로 젖혔다. 

그러자 뒷자리에 앉아있던 중년커플 중 남자가 중국어로 앞자리 승객에 대고 뭐라고 말했다. 

앞자리 여성승객도 뒷자리 남자에게 뭐라고 대꾸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발생했다. 

뒷자리 남자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앞좌석을 앞으로 밀어대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와이프는 그들이 부녀지간인 줄 알았었다고 한다. 


근데 뜻밖에도 앞자리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남자에게 고함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누가 먼저인지는 모르지만 그 중년남자와 젊은여자는 서로를 밀치고 팔을 휘두르며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와이프를 비롯한 주변승객들은 혼비백산했다. 

와이프 앞자리에 앉아있던 서양인 승객이 이 장면을 촬영하며 "This is violence"라고 외쳤다.  

도나도 승무원 호출버튼을 눌렀는지 승무원 세 명이 동시에 출동했다. 

승무원들이 이들 사이를 떼어놓아 싸움은 중지됐다. 

앞자리 여성승객 두 명은 승무원들에 의해 다른 구역으로 옮겨졌다. 


내가 들은 목격자 진술은 여기까지다. 


목격자 진술이 여기까지인 이유는, 내가 목격자인 와이프에게 "중국말을 한다고 중국인이라고 어떻게 단정할 수 있느냐? 여권을 보았느냐? 그들이 몸싸움을 할 때 주먹을 사용했느냐? 아니면 손바닥을 사용했느냐? 혹시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느냐? 등등을 질문하는 도중 목격자가 짜증이 났는지 '그만 해!' 하고 소리치며 이야기 주제를 다른 걸로 바꿨기 때문이다. 


어쨌든,,


앞자리 승객좌석을 강제로 바로세우려 한 40 대 남자의 무지하기 짝이없는 행동이 폭력사태의 출발인 것 같은데, 직접 목격한 일은 아니니 뭐라 단언하기는 어렵다. 

와이프의 증언에 의하면 승무원들의 대응은 신속했고 별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이것 역시 내가 직접 관찰하지 않았으니 뭐라 말은 할 수 없고, 그저 신속하고 별 문제 없었다니까 그런가보다 한다. 


해당 비행기 기장 또는 목격승객들 중 누군가가 이 사건을 밴쿠버 공항 경찰당국이나 CBSA (캐나다국경관리국)에 신고했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들은 바가 없다.

다른 사람의 좌석이나 몸에 적대적 의사표시로 손을 댔다면 엄연한 기내폭력이다. 

기내폭력은 캐나다에서 Indictable Offence (미국 용어는 felony offence)로 분류된다. 

비행기가 대한항공이라 외국영토로 간주되어 캐나다에서 기소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들이 외국인 신분이라면 입국은 불가능할 것이다.   


암튼 나는 지금까지 기내폭력을 목격한 적은 없는데, 비행기여행을 많이 하는 편이라 그런지 이런 문제에 민감한 편이다. 

아마 내가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신고부터 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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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by  |  2018-09-0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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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쯤 이었다면 나도 신고했을텐데 지금이라면 신고 안 할지도 몰라요. 아니다싶으면 신고를 했는데 나이 들면서 주변 사물이나 나타나는 현상에 무심해지고 둔해지는건지, 아니면 관대하고 너그러워지는 건지 눈에 거슬리는 걸 봐도 그냥 참고 넘어가게 되요. 운전 개똥 같이 하는 위인들에게 손가락 욕 해본지도 몇년 되었어요. 이젠 그런 걸 봐도 반응하고 싶지 않고. 가을도 되었는데 밥이나 한번 먹어요.

clipboard  |  2018-09-09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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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들이 현장수습은 무난히 한 것 같은데, 문제는 해당승객들의 행위를 도착지 공항당국에 신고했는지 궁금하군요. 저는 운이 좋은지 지금까지 기내폭력은 목격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2 년 전 쯤인가, 밴쿠버 공항 입국장 안내판에 써있는 한국어가 잘못된 것을 발견하고 지적사항을 이민세관당국에 알려 준 적은 있습니다.

그러지요. 날씨도 선선해졌는데 한 번 뵙지요.

Utata  |  2018-09-1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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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이 문제?
전 메너하고 에티켓을 말하고 싶습니다.

앞사람이 뒤로 활짝 눞혀도 참고,
가능하면 좌석을 그대로 사용하는게
멋져 보입니다.
식사도 깨끗이 드시고, 자세를 너무 흐트러 트리지 않고,

장시간 한번도 좌석을 TILTING 안한 자신을 칭찬할 필요있습니다.
힘들면, 화장실 앞에서 좀 기지게 피시고요.

좋은 메너는 손해와 불편함이 따르죠.

어쩜 만나는 순간 그사람의 수준을 판단할수도 있습니다.

clipboard  |  2018-09-1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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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사건의 본질은 매너나 예절이 아니고 기내폭력입니다.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이지요.

기내에서 다툼이 벌어지는 동기는 대부분 매너와 예절의 결여에서 출발하지만, 그 동기가 폭력으로 변하느냐 아니냐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법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윤리적으로도 명백하게 차이가 있습니다.

‘마음속으로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이미 마음 속으로 그 여자를 간음한 것이다’ 라는 따위의 말은 행동으로 옮겨진 불의와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은 불의 사이에 그 심각한 차이를 두리뭉수리하게 무색화하도록 오해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아 똥밟은 소리로 취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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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과 승객 사이에 문제가 생겼으면 승객끼리 티격태격하지 말고 바로 승무원을 부르면 됩니다. 승무원 호출버튼은 그렇 때 사용하라고 있는 것 입니다. 목격자 진술에 큰 잘못이 없다면 항공사측이 저 40 대 남자를 신고하여 정식으로 수사를 받게 하는 것이 올바른 처리절차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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