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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알버타에서 살아가기
작성자 피철묵     게시물번호 12522 작성일 2019-11-24 10:31 조회수 2563
중부 알버타에서 살아가기

<키보드 전사>
에드먼튼에 온 지 17년이 됐습니다. 신군부시절엔 민주화 시위로 학창 시절을 소모했습니다. 그 후로 20년 이상 현실정치에 참여한 적이 없었습니다. 내 손으로 투표한 사람이 당선된 정치인은 김대중 대통령이 최초였습니다. 이민 후 노무현 대통령의 의문사로 인해 정치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조국의 정치에 대해서는 단지 키보드 워리어로 소극적 참여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노래방 총회>
에드먼튼 한인회가 알버타 마피아의 손에 넘어간 이후 얼떨결에 한인회 정상화를 위한 투쟁에 직간접으로 동참하게 되었고, 그 10년의 암흑기를 넘어 최근 실오라기 같은 변화의 가능성에 유혹당해 다시 현실 정치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알버타 마피아 세력의 도전을 받고 있던 현 한인회장을 지원하는 이사회 구성에 참여하고자 했으나 그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전략도 없고 신뢰도 없고 의지마저 나약한 현 한인회장을 지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고 종신여인회 이사장과 노인회 실소유주 그리고 점심과 쌀 한 포대에 양심을 팔아먹은 에서의 70대 후손 노인대학 학우들의 맹신적·광적 지지로 불법 임시총회는 스탈린의 인민재판정이 되었습니다. 민주주의라는 탈을 쓴, 총회라 할 수 없는 노래방의 마이크는 마피아 두목과 깍두기들의 전유물이 되었습니다. 회중을 억압하기 위해 동원된 용역 조커는 배트맨으로 위장된 박쥐 부화장과 함께 그야말로 어울리는 한 쌍의 박쥐벌레였습니다. 박쥐벌레는 먹잇감을 위해 연합하기도 하지만 먹잇감이 부족해지면 서로 잡아먹기도 합니다. 노래방 총회를 통해 오늘 탄생한 "쌀 부회장은 향후 떡국 회장에 의해 토사구팽이 되리라" 예언자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위장된 삶과 은둔자의 삶>
에드먼튼에서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혁명적·창의적 발상은 물론이고 절대 진보적인 색깔도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처절하게 느꼈습니다. 결국 자신의 색깔을 누르고 평범한 보수주의자로 위장해야만 생존이 가능한 토양이었습니다. 정치적 영향을 발휘하기 위해 위장된 삶을 살거나  키보드 워리어로 현실과 괴리된 사이버 전사의 길을 걸어야만 합니다. 이 둘을 제외한 제3의 길은 이미 닫혔습니다. 위장된 삶이나 사이버 삶은 모두 비현실적 삶이며 참된 나를 실현하는 삶이 아닙니다. 오히려 은둔자의 삶이 더 양심적이고 현실적이며 참된 나를 실현하는 길이라는 원치 않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반양아치주의 철학 구축을 위한 은둔>
나의 인생의 목표 중 하나가 (부패할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와 타락할 수밖에 없는 민주주의를 대체할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아직 명명되지 않은 새로운 사상적 체계를 세우고 이에 대한 논문이나 학술서적이 아닌 일반 대중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출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머릿속의 상상력보다는 현실 참여를 통해 체험적이며 성과적으로 얻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실 정치 속으로 깊이 들어가야 하는데 중부 알버타에서는 그 진입장벽이 너무 높음을 절감했습니다. 게다가 자신을 위장하고 진실한 삶을 포기하는 큰 대가를 요구함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철학이나 과학적 성과는 실천과 경험을 통해 얻어지기도 하지만, 수학을 도구로 사용한다면 이론 물리학처럼 책상 위에서도 그 토대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복을 위해 선택한 XXX>
행복은 개인의 체질과 개인이 속한 사회의 문화적 질감이 맞아떨어질 때 느끼는 쾌감이라고 합니다. 알버타 중부 한인사회의 천박한 체질 속에는 자기주장이 없습니다. 자기주장이 없는 사회는 천박한 사회입니다. 자기주장이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하여 2번 죽게 됩니다. 자기주장이 없는 사회는 미개한 사회입니다. 주장의 충돌은 없고 뇌물의 충돌만 존재하는 커뮤니티는 죽은 커뮤니티입니다. 이런 천박하고 척박한 문화적 체질과의 만남은 불행만 초래합니다. 
나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선택은 xxx입니다. 은둔생활을 하는 xxx는 가짜 xxx입니다. 농촌에 살며 도시와 교류를 하는 XXX가 진정한 XXX입니다. 이제 알바타의 생활을 접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함께 소통할 XXX를 만날 수 있는 대도시 주변의 자연공간으로 이주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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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  2019-11-2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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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습니다.

에드몬튼 한인회 체질개선할 절호의 기회였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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