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주류 과학계와 신학계에서 입증하기를, 우리가 속해 있는 우주세계는 138억 년 전에 우연히 자연적으로 출현했다. 이것은 초등학교 수준의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사실이다. 우주의 탄생은 초자연적인 힘의 설계와 간섭으로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전지전능한 신이란 우주의 탄생 전에 이미 존재하지 않았으며, 그 후에도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호모 싸피엔스 인간 생물종이 자의식에서 만들어낸 창작품일 뿐이다. 따라서 하느님을 만들어낸 인간은 우주세계를 이원론적 세계라는 그림으로 상상했다. 다시 말해 인간의 세계와 신의 세계 또는 물질의 세계와 영의 세계로 분리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의 우주는 빅뱅으로 탄생한 이래 중단없이 팽창하고 있으며, 언젠가 폭발해서 공중분해되어 사라지고, 새로운 우주가 탄생하는 여정을 반복한다. 따라서 우리의 우주세계는 일회적이며, 미래에 대해 불확실하다. 우주에 속한 우리 인간도 일회적이며, 영원히 살 것이라는 꿈은 헛된 일이다. 어떤 종교나 경전이나 교리라도 이 세계 밖에 다른 세계와 인간에 대해서 절대성과 영원성을 부여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며 크게 잘못된 생각이며, 이것은 망상이다.
우주진화 역사에서 과학이 발견한 우주의 법칙 즉 공개적 계시(啓示)를 무시하거나 반대하는 기독교 신자들은 이분법적 믿음체계가 만든 삼층 세계관적 교리에 세뇌되어서 하느님과 성령을 마치 인간과 분리된 객체적인 존재로 착각한다. 물론 교회기독교의 유신론적 신학은 플라톤의 이원론에 심각하게 악영향을 받았으며, 육체와 영혼의 분리를 하느님과 성령에 적용한다. 따라서 신자들의 기도는 하늘을 쳐다보며 인간의 외부에 존재하는 하느님과 성령에게 무엇을 달라고 간구하는 주문형의 주술로 전락했다. 또한 신자들은 하느님과 성령은 공급자이고 기도자는 수급자인 보상관계의 흥정으로 기도를 이해한다. 그러나 21세기에 이런 기도는 더 이상 설득력과 효력이 없는 낡고 진부하고 원시적인 행태이다. 다시 말해 하느님과 성령은 피자 전문점 주인처럼 고객들이 주문하는 토핑들을 올린 피자를 배달하는 장사꾼이 되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애당초 그런 하느님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고대인에 의해서 그렇게 만들어진 하느님은 현대인의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의 깨달음으로 폐기처분되었다. 그런 하느님에게 무엇을 달라고 주문하는 기도는 쓸데 없는 일이다. 엄밀히 말해서 지난 수천 년 동안의 인류사에서 인간이 주문하는대로 하늘 위에서 땅 아래로 내려온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괴상하게도 기독교 신자들은 헛된 기도를 열심히 하고 있다. 더욱이 하늘로부터 받은 것이 확실하게 없는데도 불구하고 신자들은 하느님이 인내를 갖고 기다리면 더 많이 내려준다는 새빨간 거짓말에 속아넘어가 어린아이처럼 징징대며 끈질기게 졸라대고 있다. 하느님이란 내가 믿고 싶은대로 믿고 기도하면 응답해주는 상대적인 존재가 아니다. 기도는 내가 먹고 싶고, 입고 싶고, 갖고 싶은 이기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오늘날 교회 안밖으로 현대인들은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을 인식하면서 그런 망상의 하느님에게 지치고 식상했다. 결국 기독교 신자의 기도만을 들어준다는 그런 옹졸하고 이분법적인 인격신론의 부족적인 하느님은 우리의 사회에서 설득력과 신뢰와 효력을 상실하고 죽었다. 기도는 외부의 하느님과 성령에게 의존하는 유치한 행위가 될 수 없으며, 기도는 지극히 자율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고양하는 순간이다.
망상의 하느님에게 열심히 기도하는 유신론적인 기독교 신자들은 성서를 하느님이 인간에게 내려준 절대적인 권위의 책으로 착각한다. 안타깝게도 순진한 신자들은 교회가 사람들을 쉽게 통제하고 조정하기 위해서 만든 교리와 신조를 이성적인 의문이나 고민없이 주는대로 받아먹는 어린아이와 같다. 이렇게 성서문자근본주의 신자들은 성서 구절들을 문자적으로 하느님의 절대적인 명령과 말씀으로 맹신한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 “쉬지 말고 기도하라”(데살로니가 전서 5:17),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마가복음서 7:7),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마가 9:23), 그리고 필요하다면 기도가 산이라도 옮겨 놓는 기적(마가 11:23; 마태 17:20)을 일으킬 수 있다는 문자들을 직역적으로 믿는다.
오늘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의 위기에서 근본주의 교회들의 온갖 기도모임들이 바이러스 감염확산의 온상지가 되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다. 인간들에게 일어나는 불행한 일들 즉 질병과 사고와 실패는 기도가 부족해서 일어난 하느님의 징벌이 아니다. 이런 불행한 일들은 인생의 여정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예를 들자면, 바이러스가 인간을 침범한다. 전쟁터에서 어느 쪽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죽는다. 암과 같은 불치병이 발생한다. 선량한 사람들이 음주 운전자들에 의해 생명을 잃는다. 길거리와 학교와 종교단체에서 총기를 멋대로 휘두르는 테러자들에 의해 선량한 사람들의 생명이 희생된다. 사고는 언제 어디에서나 일어난다. 이런 일들의 원인과 결과를 통제하고 조정하는 유신론적 하느님은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다. 인간의 깨달음을 위해 불행한 일들을 계획하고, 인간의 인내를 키우려고 불행한 일들을 계획하는 몰상식하고 괴상망측한 하느님은 필요없으며, 인류 역사 속에 존재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런 하느님은 인간이 상업적이고 정치적인 수단으로 만들었다.
21세기 과학시대에 과학을 삶의 모든 영역의 기초로 삼고, 과학을 구체적으로 적용하면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하느님을 초자연적인 객체적 존재로 생각하지 않는다. 현대인의 세계관은 자연의 법칙이 깨어지는 초자연적인 경이와 기적과 주술을 상상하던 삼층 세계관으로부터 실용주의와 지식과 과학적인 설명과 이해라는 우주진화 세계관으로 전환되었다. 따라서 믿음체계의 전통적인 주문식 기도는 더 이상 효력이 없으며, 설득력과 신뢰를 잃었다. 전지전능한 창조주 아버지 하느님은 하늘 위에 존재하지도 않으며, 그렇게 만들어진 하느님은 죽었다. 이제 기독교인들은 누구에게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
1. 기도는 이기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 초자연적인 하느님과 동맹을 맺는 흥정이 아니다. 기도는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나를 희생하는 삶에 대한 도전이다. 기도는 세속적인 세상과 분리하는 도피행위가 될 수 없다. 기도는 복잡하고 문제많은 세상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상호의존관계를 이루어 살아가는 심층적인 삶 그 자체이다. 기도는 인간의 존엄성을 폄하하는 편견과 차별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행동이다. 기도는 공정한 분배의 정의를 위한 투쟁이다. 기도는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며 기회가 균등하도록 촉구하는 일이다. 기도는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삶의 방식이다.
2. 기도자의 기도제목들은 자신의 자율적이고 창조적인 삶이 되어야 한다. 하느님에게 의존하면서 한편으로 하느님과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기도는 이제 중단해야 한다. 나의 삶은 100% 나의 책임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새로운 삶을 결단하는 것이 기도이다. 기독교인들은 하늘 위에 존재하는 하느님이 이 세계 일에 개입하도록 하늘 문을 두드리는 기도를 중단해야 한다. 즉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시여”라는 말로 시작하는 기도를 중단해야 한다. 기도의 주체는 인간이며, 기도의 시작과 끝이 인생이다. 따라서 기도는 인간의 존엄성인 자율성과 창조성과 잠재력과 가능성을 일깨우는 것이다.
3. 기도는 자연의 법칙을 깨트리는 기적적인 마술이 아니다. 기도의 능력이란 말은 상업적인 속임수이다.
기도자의 기도로 기적적으로 부자가 되고 불치병이 낫는 일은 없다. 기도에는 안전함과 부유함의 보장이란 없다. 기도는 미리 재해를 방지하는 수단이 아니다. 수천 년의 인류 역사에서 초자연적인 기적이 얼마나 보편적으로 일어났는가? 정직하게 말해서 전혀 없었다.
하늘을 향해 주문하는 기도는 원초적으로 자의식의 공포와 히스테리를 드러낸 고대인들에게서 유래되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함과 절망감에 충격을 받은 고대인들은 그들을 위협하는 힘보다 더 강력한 수호자의 존재를 상상하고, 그들의 불안과 공포를 완화시키기 위해 그 초자연적인 존재에게 보호를 요청하는 기도를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기도는 유신론의 핵심이 되었다. 다시 말해, 기도는 나약하고 무력한 인간은 홀로가 아니고, 이 세계 밖에 인간의 제한된 능력보다 더 큰 힘을 지닌 인격적인 존재가 있으며, 이 초자연적인 존재가 인간의 모든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환상적인 거짓과 은폐를 지속시켜 주고 있다. 따라서 기도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솔직하고 용감하게 지혜롭게 자율적으로 살기 보다, 인간의 한계성과 무력함과 연약함을 은폐하고, 초자연적인 존재에게 의지하고 모든 것을 떠맡기려는 도피수단이며, 기독교인들은 이런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따라서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의 위기상황에서 자신의 목숨을 지키려고 이기적이고 부족적인 예배모임을 갖는 유치한 짓을 뻔뻔스럽게 한다.
오늘 유신론의 죽음에서 기도(prayer)라는 말이 혼돈을 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유신론적 기도 대신에 무신론적 기도 즉 명상(meditation) 또는 묵상(contemplation) 같은 말이 적절하다. 이것은 자기인식(self-awareness)을 드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전통적인 유신론적 기도개념을 넘어설 수 있는 대안들이 있다. 명상과 묵상을 통해서 사람은 내면적으로 좀더 심층적인 인간이 되어, 외부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좀더 자기 자신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열망을 성숙하게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참된 인간, 온전한 인간,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삶을 살아내는 인간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기도해야만 움직이는 외부적인 타자로서의 하느님은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가정과 사회를 분열과 혼돈에 빠트리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하다. 기독교인들은 용감하게 그런 하느님을 당장에 떠나보내는 것이 현명하다. 오늘 우리는 인간의 연약함을 포용하고, 온전한 인간으로 자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용감하게 참된 인간이 되도록 격려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으로의 깨어남이 필요하다. 모든 인간에게는 자율성과 창조성과 잠재력과 가능성이라는 본성이 있다. 기도는 각 사람에게 있는 인간의 본성 곧 존엄성을 발견하는 길이다. 기도는 외부의 하느님을 움직여 우리의 뜻을 행하도록 조종하거나 흥정하는 보상심리의 행위가 아니다. 기도의 응답은 외부의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기도자 자신에게 달려있다. 물론 기도는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유치한 짓이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의 공동체 전체를 구성하는 개체들은 어느 하나도 분리시킬 수 없다. 어느 누구도 홀로 병들어 고통당해서는 안 된다. 어느 누구도 홀로 죽어서는 안 된다. 기도는 네가 죽으면 내가 죽고, 네가 잘되면 내가 잘된다는 공통운명의 의식을 고양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기도는 온갖 차별과 경계를 넘어서는 우주적이고 통합적인 삶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기도는 비유신론적 즉 무신론적이어야 한다. 이제 기독교인들은 외부의 하느님을 불러들이는 기도를 중단하고, 그런 일에 시간과 정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그런 하느님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만들어진 그런 하느님은 이미 죽었기 때문에 현대 기독교인들은 새로운 하느님의 의미를 개인적이고 공동체적인 삶 속에서 살아내는 기도가 필요하다.
[필자: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전직 지질학자]
<더 읽을 책>
*** (본 칼럼의 생각들은 이 책들에서 나왔다. 책 제목들을 통해 세계의 과학 철학 종교 사상에 대한 미래의 물결을
이해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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