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높은 뜻 교회
1. 마태복음 20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천국에 대하여 설명하시기 위하여 말씀하신 포도원 주인의 비유가 있다. 천국은 '마치 이와 같으니라'로 설명되는 말씀이다.
2. 그 비유 중 제일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역시 포도원 주인이다. 그 주인은 천국을 설명하기 딱 좋은 인격과 성품을 가진 사람이다.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장에 나가 놀고 있는 사람만 눈에 띄면 자기 포도원에 들여 보내고 몇 시간을 일하였든지 하루 품삯을 나누어 주었던 정말 근사한 사람이다. 그는 자기 포도원을 위하여 일꾼들을 포도원에 들여 보낸 사람이 아니라, 일꾼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포도원을 경영한 사람같아 보인다. 요즘 우리 교회가 투자하여 세운 열매나눔재단이 내 세우고 있는 사회적 기업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3. 몇 주전에는 우리 교회 청년 하나가 자살을 하여 마음을 아프게 하더니, 어제는 전직 대통령이셨던 분이 자살을 하심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을 우리에게 주었다. 사람들이 자살을 하면 그것이 이름 없는 한 청년의 자살이든 전직 대통령의 죽음이든 마음이 아프다. 저들의 삶을 지켜주지 못하고 저들이 스스로의 삶을 포기하리만큼 힘든 세상을 만든 사람 중에 내가 있기 때문이다.
4. 자살이 유행할까봐 걱정이다.
5. 마태복음 20장의 비유중 또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오후 5시에 장터에 있다가 포도원 주인의 눈에 띄여 포도원에 들어간 일꾼들이다. 미국에서 안식년을 할 때 운전하여 다니던 길이 있다. 그 길 도중에 하루 일당을 벌기 위하여 일꾼들이 모이는 인력시장이 있었다. 보통 저들이 거기에서 일자리를 찾는 시간은 이른 새벽이다. 오전 10시만 넘어도 사람이 없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도, 일꾼들을 찾는 사람도 대개 오전 10시만 되면 포기한다.
6. 성경에 보니 그날 포도원에 들어간 일꾼들은 장터에 12시에도 있었고 오후 3시에도 있었다. 심지어는 오후 5시에도 장터에서 일자리를 포기하지 않은 일꾼들이 있었다. 저들은 포기할 줄 모르는 사람같아 보인다. 세상에 오후 5시에 장터에서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7. 사람들은 오전 9시만 넘으면 대개 인생을 포기한다.
8. 오후 3시와 5시에도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장터에서 기다리고 있던 일꾼들도 대단하지만 오후 3시와 오후 5시에도 장터에 나가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은 일꾼들에게 기회를 준 포도원 주인도 대단한다.
9. 포도원 주인은 비유에서 하나님을 의미한다. 하나님은 그런 분이시다. 하나님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신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를 너무 쉽게 포기한다.
10. 죽고 싶은 때가 내게도 있었다. 아니 많았다. 그때마다 그냥 십자가를 생각했다. <내가 이 일 때문에 죽고 망할 사람이라면 우리 예수님 나를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지 않으셨다.>라고 생각하며 그냥 버텼다.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나의 구원이 저에게서 나는도다.>는 시편의 말씀만 붙잡고 그냥 버텼다. 나도 생각해보면 오후 5시에 부름을 받은 일꾼과 같다. 그 절망적인 시간에,(게오르그의 25시와 같은 시간에) 구원을 받은 사람과 같다.
11. 하나님은 나에게도 한 데나리온의 품삯을 그냥 주셨다.
12. 나는 요즘 나의 오늘이 황홀하다. 힘들었을 때, 앞이 캄캄했을 때, 죽고 싶었을 때 이런 날이 나에게도 오리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때 나의 시간도 오후 5시였다. 오후 5시는 절망의 시간이다. 그런데 우리 하나님은 그 절망의 시간에도 우리를 구하러 장터로 나오시는 하나님이시다.
13. 노무현 전대통령을 생각한다. 얼마나 힘드셨으면 전직 대통령이셨던 분이 그런 결단까지 하셨을까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자신의 삶이 오후 5시이신 것은 정확히 아셨지만 그 시간에도 기회를 주기 위하여 장터를 찾는 포도원 주인 즉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은 알지 못하셨던 분의 죽음이 목사인 나의 마음을 참 아프게 한다.
14. 잊지 말자. 오후 5시 장터에도 하나님은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