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에드먼턴 시 선거의 가장 두드러진 점은 다양성에 있다. 12명 시의원 중 8명이 여성이고 유색인종이 4명이다. 그러나 아직 흑인에게는 시의원 들어가는 문이 굳게 닫혀 있는 게 옥의 티로
이번에도 몇몇 흑인들이 도전했으나 도장 깨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흑인 후보자 중에 한명이었던 Haruun Ali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가가호호 방문하는 중에 동네 한바퀴 돌면서 ‘깜ㄷㅇ’ 소리를 다섯번 들었다고 한탄을 했다. 그 후로는 신변 안전을 위해 혼자 다니지 않고 자원 봉사자 두명과 함께 다녔다.
알리는 ‘깜ㄷㅇ’ 소리 듣는 것보다 “아직 흑인 시의원은 시기상조”라는 말을 대놓고 하는 시민들에게 더욱 암담했다고 털어 놓았다.
시장에 당선된 소히도 비슷한 경험을 털어 놓았다. 면전에서 “꺼지라” 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테러리스트’라고 매도 당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펀잡 출신인 소히 피부색 때문에 벌어진 촌극이겠지만 입맛 씁쓸하게 만드는 혐오/인종차별이다. 소히 시장은 차별과 혐오와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8명의 여성이 시의원에 당선 된 것은 에드먼턴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2013년 시의원 선거에는 여성이 단 1명이었다. 지난 100년동안 여성 시의원은 총 31명이었고 남성이 238명이었다는 사실에서 이번 선거에서 여성 시의원이 8명 탄생 했다는 건 엄청난 일이다.
에드먼턴 역사상 여성 시장은 딱 1명이었다. 내가 이민 올 무렵 에드먼턴 시장이었던 잔 레이머(Jan Reimer)가 유일무이한 여성 시장이었다. 잔 레이머는 뼛속까지 NDP였으나 시장 재임시에는 정치성향을 나타내지 않았고 시장을 그만둔 후에는 일체 정치 일선에 나서지 않았다.
잔레이머의 아버지 닐 레이머(Neil Reimer)는 골수 NDP로 보수의 본거지 앨버타에서 앨버타 NDP 당 대표를 지냈고 앨버타 전 수상 레이첼 노틀리의 아버지 그랜트 노틀리가 그의 후임 당 대표가 되었다.
당대에는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닐 레이머 딸은 시장이 되었고 그랜트 노틀리 딸은 주 수상을 지냈으니 그만하면 딸 농사 잘 지은 셈이다.
이번 에드먼턴 시 선거에서는 워낙 소히 바람이 거세게 불어 그의 당선은 이미 기정사실이 되었었다. 일부에서는 인도 사람들이 몰표를 주었다고 말하지만 그런 부족주의적 분석보다는 소히가 연방 장관을 두번이나 지낸 정치 경력이 소위 말해서 '레베루'가 다른 정치인으로 인식 되었을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여성 시장이 나왔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진보성향의 여성 후보에게 투표 했는데 아시다시피 소히가 시장이 되었다.
4년후 선거에서는 흑인 시의원도 나오고 여성시장도 나왔으면 좋겠다.
한가지 더 쓴다면 내가 속한 선거구에서는 32표 차이로 제니퍼 라이스가 시의원으로 당선 되었는데 유색인종 여성이다. 만약 차점자인 Rhiannon Hoyle이 당선 되었다면 흑인 여성 시의원이 탄생 되는 역사적 순간이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