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스퍼 93A 하이웨이를 가다 보면 Marmot Basin 스키장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93A는 겨울에는 Whirlpool 부터 Athabasca 폭포까지 크로스 컨츄리 스키 추레일로 변한다. 스키장 쪽으로 올라가다보면 스키장 올라가는 길하고 에디스 카벨 가는 길이 갈라진다. 이 길이 전에는 자갈길이었는데 아스팔트로 업 그레이드 되었다. 에디스 카벨과 스키장 사이에 통퀸 벨리가 있는데backcountry camp 강추한다. 2박3일이면 충분하고 중간 중간에 곰이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니 혼자 가는 건 비추, bear spray 필수.
2010년 엔젤 빙하, 여길 처음 가본게 1990년이었는데 그때 사진은 몽땅 날라가 이 사진은 빌려왔다. 2년 전에 본 엔젤 빙하의 초라한 모습. 때와 먼지에 찌들어 꽤지지한 모습이 마음이 아팠는데 지금은 몰골이 더 초라해졌겠지.
빙하 녹은 물이 고여 작은 연못이 되었다. 2010년 딸과 함께
에디스 카벨은 자스퍼 시내에서 보면 만년설과 빙하로 덮여 있는 해발 3363미터의 산이다. 빙하 이름은 엔젤(Angel Glacier)이다. 그전에는 얼음동굴이 있었는데 지금은 출입이 안된다. 빙하가 녹아 내린 물이 작은 호수를 이뤘다.
이 산을 올라가는 길은 여름 한철에만 개방된다.
산 이름은 일차대전의 영웅, Edith Carvell 이름을 따서 지었다. 영국 출신의 간호사인 에디스 카벨은 신설된 벨기에 간호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전쟁을 맞았다. 벨기에는 독일군에 점령당했는데 카벨은 연합군 주축군 가리지 않고 부상병을 치료했다. 연합군 부상자에게는 치료 후 위조서류를 만들어서 탈출시켰다.
그렇게 해서 탈출한 연합군이 프랑스군 15명 영국군 60명이었는데 앙리 지로 장군도 돌격전에서 부상당해 포로가 되어 치료를 받은 후 카벨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지로 장군은 그 당시에는 장군이 아니었고 대대 지휘관이었다니 중대장 쯤 했을 것이다.
카벨 은 군인들뿐 아니라 징집 대상이던 프랑스 벨기에 청년들도 제3국으로 피신시켰다. 어린 나이에 대포 밥으로 끌려 간다는 게 간호사 보기에는 영 아니었던 것이다. 카벨은 밀고로 체포 당해 전시 반역죄로 총살당했다.
집행관이 Firing squad에 사격 명령이 내렸는데 병사 한 명이 사격을 하지 않고 총을 내려 놓았다. 많은 부상병을 치료한 간호사를 더구나 여자를 도저히 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병사도 전시 명령불복종으로 총살당했다.
전쟁영웅이 전공을 세운 군인들만 영웅이 되는 것 뿐 아니라 에디스 카벨 같은 사람이 진정한 전쟁영웅이다. 내 목숨을 돌보지 않고 수많은 생명을 살린 이 위대한 전쟁영웅을 기리기 위해 캐나다는 자스퍼의 만년설로 뒤덮인 산 이름을 에디스 카벨이라고 지었다.
위대한 간호사의 업적을 기린 동판 세월이 지나며 동판도 화려하게 변신을 했다.카벨이 총살 당하자 연합국은 우표를 발행했다. 독일의 만행에 분개해 연합국에는 군 지원자가 두배로 늘었다고 한다. 독일에서도 이 간호사 죽이면 적들에게 이용 당할 걸 우려해서 죽이지 말자는 의견도 많았으나 전시에 시범 케이스가 필요했을 것이다.
며칠 전, 11월11일이 일차대전 종전 기념일이었는데 문득 카벨 간호사 생각이 나서 몇자 끌적거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