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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序詩 |
작성자 민초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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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번호 1667 |
작성일 2009-08-09 17:25 |
조회수 12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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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
서시(序詩)
들꽃으로 살으리
들에 핀 꽃잎이 떨어진다
다시 피어날 날을 기다리며 들꽃이 떨어진다
계절을 탓 하지 않고 피어 났던 들꽃들 먼 길 떠나고
하루 가고 이틀 가고 꽃망울이 터지는
생존의 칼 바람은 흰 머리털을 흔든다
살아온 날들 뒤척이면
앞 날을 위한 인고의 생존에서
뒷 날을 반추하며 하루를 넘겼고
빈 배가 강물에 떠 있어도 새들은 울고 있었으며
낮 보다는 밤의 정막이 좋았다
남 앞에 우뚝 서는 것 보다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는 것이 좋았으며
비우고 비운 마음 옷깃 여며도 비울 것은 남아 있고
하늘 높은 곳에서 살기보다
땅에서 소박한 생활을 함이 좋았다
죽어서 천년 만년 살고
하늘 나라에가서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爲善보다
불행하더라도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었고
그믐밤에 달빛에 가린 달보다
오솔길에 피어난 들꽃으로 살고 싶었다
오늘도 보람차고 아름답게 살려던
이름 모를 들꽃들이 소리없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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