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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플로리다 리조트에 가게 되었다.
크리스마스 연휴기간에 간다.
아마 그때쯤이면 선거에서 낙선한 도널드 트럼프를 플로리다에서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대선 그림판이 흔들흔들하더니 확 뒤집어졌다. 어제 미국 우파매체 라스무센은 카말라 해리스가 5 % 포인트 압도한다는 전국여론조사결과를 발표했고, 영국 중도 이코노미스트 역시 경합주 추세를 진단하며 의미심장한 카말라 해리스 돌풍을 확인했다. 카말라 해리스가 대단해서라기 보다는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열망의 물결이 폭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원래 크리스마스 같은 극성수기에 여행 다니지 않는다.
아들 부부가 모처럼 초대한 여행이라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
다만 목적지를 당초 자기들이 계획했던 포트 로더데일 대신 올랜도로 바꿀 것을 요청했다.
포트 로더데일은 액티브한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나 즐거운 곳이지 나같은 사람한테는 따분한 휴양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면 올랜도에는 4대 테마파크가 몰려있어 나같은 어르신도 웬만하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곳이었다.
비행기표를 사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비행기표는 내가 알아서 사겠다고 거절했다.
겨울이고 연말이라 플로리다행 비행기표가 엄청 비쌀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구글플라잇에서 익스피디아 왕복티켓 캔불 560 불 짜리가 뜬게 있어 망설이지 않고 발권했다.
에드먼튼에서 올랜도까지 직항은 없고 갈때는 토론토 경유, 올때는 캘거리 경유 일정이었다.
출도착 시간도 괜찮고 항공편도 웨스트젯이라 주저하지 않고 비행기표를 샀다.
웨스트젯은 국내 단거리 노선에서 몇 번 타 본 적이 있다.
그다지 나쁜 기억은 없었다.
대한항공으로 한국갈 때 밴쿠버까지 국내선 구간은 어김없이 웨스트젯이었다.
오는 10 월 한국여행 비행기도 대한항공이므로 연결편이 웨스트젯이다.
메이저항공인 에어캐나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나는 웨스트젯을 잘 몰랐던 거였다.
적어도 올랜도행 비행기표 살 때 까지는 말이지..
이멜로 날아온 아이터너리에서 다음과 같은 경천동지할 문구를 발견했다.
UltraBasic ticket only allows 1 personal item. You have to pay for even a carry on bag unless you buy Extended Seat Selection. UltraBasic guests are allowed to bring one (1) carry-on bag and one (1) personal item when Extended Comfort has been purchased for all flights in a single direction, including connections.
국내선도 아닌 미국노선에서 캐리온도 돈을 내야 한다니,,
저가항공이 가방마다 돈을 차지하고 기내에서는 물도 돈받고 판다더니 그게 헛소문이 아니라는 걸 두 눈으로 처음 목격했다.
가방값을 따로 내던지 아니면 돈 좀 더 쓰고 Extended Seat Selection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유료좌석선택을 하라는 거였다.
확장억제전략(Extended Deterrence Strategy)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확장좌석선택이라는 해괴망측한 용어는 웨스트젯에서 처음 봤다.
어쩔 수 없이 출발편 연결편 각각 89 달러 씩 편도당 178 달러나 확장된 요금을 따로 지불하고 벌크헤드 좌석(맨 앞자리)를 샀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은, 확장적으로 선택한 좌석이라 간격도 일반좌석보다 6 인치나 넓게 확장된 편한 좌석이라는 점이고, 토론토에서는 연결편 인터발이 짧던데 가장 먼저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토론토 피어슨국제공항은 엄청 붐비는 공항인데다, 미국입국수속을 이 공항에서 해야 하고 크리스마스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1 시간 50 분 인터발은 여유있는 시간이 아니다.
참, 술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희소식인데 그 확장 어쩌구 좌석 선택하면 술도 공짜로 준단다.
연결편이 아닌 독립운항노선으로 웨스트젯을 이용할 땐 수하물규정 미리 확인해야겠다.
대한항공 연결편일 땐 여전히 위탁수하물 23 kg 두 개 까지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