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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민중앙교회가 이단이 아닐 이유
작성자 내사랑아프리카     게시물번호 1844 작성일 2009-10-28 21:43 조회수 3292
만민중앙교회가 이단이 아닐  이유
--아프리카

만민교회에 대해서 글을 쓴다고 해놓고 시일을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처음 의도했던 열정은 사라지고 껍질만 남은 느낌입니다. 다시 거론되었으니 길어질 것 같아서 사회적인 요인은 빼고 종교적인 요인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엠비씨 점거 사건가지고 물고 늘어지면 대화가 안됩니다. 기성교회도 별 다르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위의 제목은 낚시글인데, 낚시를 의도치 않았다면, “종교 집단의 변화 유형” 정도로 제목을 달았을 것입니다. 그러니 낚였다고 생각하신 분은 아래 글을 읽지 마십시오. 그래도 제 나름대로 쉽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1. 만민교회는 카리스마적 교회다
해방 후 한국 기독교의 특징으로 두 가지만 말씀 드린다면 바로 교회 분열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기독교계 종파와 신종교의 등장입니다.

교회 분열에  대해서 알고 싶으신 분은 한국 기독교 총 연합회 홈피 ( http://www.cck.or.kr/new2009/html/commit/commit01.htm ) 들어 가보셔서 장로교회의 숫자가 몇 개나 되는지 세어 보십시오. 이단으로 몰린 비회원인 장로교단의 수를 생각하면 가히 아메바의 분열보다 더 놀라운 분열에 분열을 거듭한 저 위대한 분열상에 압도되고 말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기독교계 신종교는 박태선 장로의 전도관 (이후 천부교로 발전)과 문선명 목사의 통일교회였습니다. 또 하나는 오순절이나 카리스마적 교회 (Pentecostal and Charismatic churches)의 등장입니다. 대표적인 오순절 교회는 여의도 순복음 교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민교회는 카리스마적 교회입니다. 오순절 교회와 카리스마적 교회의 특징은 강력한 성령체험이나 신유의 은사를 강조하는 것인데 이런 교회들도 세대를 거치면 전통적인 교회의 특징을 갖게 됩니다.  

카리스마적 요인은 여러가지 있을 수 있지만, 질병을 고치는 신유의 은사입니다. 만민교회는 이재록 목사의 개인적인 신유의 종교적 경험을 바탕으로 구로 지역에서 급성장한 교회입니다.

2. 만민 교회는 주술성이 강한 교회다
종교를 구분하는 용어로서 주술 (magic)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종교 개론 시간에 주술과 종교 (magic and religion)의 차이점을 배우지요. 주술은 즉각적인 문제 해결에 중심적인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병이 났는데 기도를 하니 나았다거나 십일조를 열심히 하면 축복을 받는다는 것 은 순수 주술은 아니지만 주술성이 강한 것이지요. 이런 주술적인 종교 (magico-religion)를 기복종교라는 말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실제 종교에서는 주술적이지 않고 이상적인 종교적 영성을 추구하는 종교는 없습니다. 카톨릭에서 피눈물 흘리는 마리아 상이나 치병자로서의 마리아 신앙도 주술적이며, 질병을 고치는데 초자연적인 역할을 하는 불교의 약사여래 (藥師如來 Medicine Buddha)에 대한 신앙도 주술성이 있지요.

이러한 주술성은 종교의 일세대 (first generation)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박태선 장로의 신앙촌에서 박장로가 축복을 한 물이 영험을 갖는다고 해서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모이질 않았습니까? 조용기 목사의 삼박자의 구원도 종교적인 것이지만 기복성이 강한 메시지였죠. 현대의 대부분의 교회들이 강조하는 십일조와 새벽기도나 철야기도 열심히 하면 복을 받는다는 것도 주술성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주술성이 강한 교회는 만민 교회입니다. 이재록 목사의 기도로 전남 무안의 샘물이 짠물에서 단물로 바껴서 이 물을 마시면 위장병이 낫는다거나 불에 대인 화상에  이 물이 효험이 있다거나 눈에 바르면 없던 쌍꺼풀이 생긴다는 것은 누가 뭐래도 주술적인 것이지요.

3. 만민교회는 이단이란 개념을 적용해도 이단은 아니다.
종교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가 고심하는 것 중의 하나가 예측 가능한 종교적 패턴이나 유형을 정식화시키는 것인데요, 제가 관찰한 바로는 만민교회는 이른바 전통적인 기독교에서 벗어난 새로운 종교로 발전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여러 기독교계 종파를 돌아다녀 보면, 많은 종파들이 매우 폐쇄적인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그들의 종교 집회에 아예 참석을 못하게 하거나 그들이 발간한 자료나 책자를 노출시키는데 극도로 조심합니다.

저는 만민 교회의 엠비씨 점거 바로 주일날 만민 교회 가서 사람들을 인터뷰 하면서 느낀 것은 이 교회의 일반적 정보의 접근성 (accessibility) 은 거의 무제한이었습니다. 예배 참석에 대한 제한은 전혀 없었으며, 이재록 목사에 대한 설교 테잎이나 책자에 대한 구입에 제한도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앞을 다투어 자료를 소개하고 심지어는 자료를 빌려 주려고 매우 경쟁적이었습니다. 함께 전남 무안에 가면서 신자들과 대화를 나눌 때도 여느 교회와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다른 교회와 비교해서 다른 점이라면, 다른 교회는 좀 썰렁하다는 것이고 만민교회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해서 심지어는 황홀하기 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자료에 대해서 폐쇄적인 기독교 단체가 많이 있습니다. 어느 기독교 종교 단체에 접근하기 위해서 수년을 노력한 끝에 딱 한번 그들의 종교 집회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한 기독교 종교 단체는 기본적인 자료 외에는 외부 유출을 철저히 막았습니다.  또 다른 기독교 종교 단체는 자기들이 발간한 자료가 문제시되자 그것은 자기 종교 탈퇴자들이 고의로 만든 것이라고 그 자료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기도 했습니다. 기독교계는 아니지만, 탐 크루즈가 멤버로 있는 싸이언 톨로지에 대한 핵심 자료나 그들의 집회에 대한 접근은 0 %입니다. 심지어 가장 진보적인 종교 운동이라고 하는 라엘리안 운동의 핵심 집회에 일반인들의 접근은 철저히 차단됩니다.

왜 여러 종교 단체들이 이중적인 종교 자료를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바로 이단비판가들의 폭로를 우려한다는 것과 기성 사회가 그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수용도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서 만민교회는 자기들의 자료를 배포하려고 더없는 노력을 합니다. 이것은 만민교회의 신념체계가 전통적인 기독교와 많이 다르지 않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즉 전통적인 기독교 신념에서 일탈한 종교 단체는 자기 신념이 사회적 긴장 (tension)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자기 신념을 노출시키는 것을 극도로 자제합니다. 그런데 이재록 목사가 이단성이 있다고 하는 그의 자서전인 영생을 맛보며는 만민교회에서 전도용으로 베포한 책자입니다. 제가 만민 교회에서 한국에서 유일하게 무료로 받은 것은 처음 방문하는 신자에게 선물로 주는 이 책이었으며 나머지는 모두 제가 구입한 것들이었습니다 (저는 이 책의 초판과 개정판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3. 종교의 미래에 대한 예측은 가능한가?
기독교 이단이라고 규정당한 많은 기독교 종파들은 실제로 전통적인 기독교와 멀어졌다기 보다는 몇 가지 교리적인 상이점과  카리스마적 은사에 대한 강조점의 차이에서 오는 상이점입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우리가 이런 종파들이 상이하게 느끼게 되는 것은 바로 이 조직이 발전하기 위한 출구로서 발전시킨 요인들 때문입니다. 첫째가 바로 조직의 자기 정체성 때문입니다. 한 종교 집단이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강력한 자기 정체성 (self-identity)과 그 종교에 대한 높은 강도의 헌신 (commitment)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교회에서 십일조 감사헌금 강조하고, 새벽기도, 수요예배, 금요철야예배, 주일새벽기도, 주일대예배 그리고 오후 예배를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정체성과 헌신의 정도 (degree)를 최적화 (maximization)시키려는 것이지요. 안 그렇습니까? 그래서 사회학자 Dean Kelley는 보수적인 교회가 성장하고 진보적인 교회는 쇠퇴한다는 진단을 수십년 전에 내렸지요. 세계에서 가장 급성장한 몰몬교회를 보십시오. 그들은 엄격하게 규제는 하지 않지만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는 물론 차나 콜라도 마시지 말 것을 권고 합니다.

만민 교회는 이런 도약기에 있습니다. 1988년 논문에서 종교학자 정진홍 교수가 순복음 교회를 샤마니즘적 힘이 강하게 드러나는 (kratopany ) 교회라고 했는데, 십여년이 지난 후 방문한 소감은 그 힘이 거의 가셔졌다는 논문을 1997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을 요약하면, In fifteen years after his initial field research, he realized that while magical practices had been weakened, the church’s business style of management had been strengthened (Chung Chin Hong 1997, 204). 저 역시 몇 년 전 순복음 교회와 만민교회를 방문했는데 순복음 교회는 좀 썰렁했고 (다시 말해서 전통적인 교회와 별 다를 것이 없고), 만민교회는 매우 역동적이었습니다.

그럼 만민 교회는 어디로 갈까요? 저는 이 미래는 이재록 목사에게 달려 있지만, 제가 관찰하고 읽은 자료로 판단컨대, 이재록 목사가 문선명 목사나 박태선 장로처럼 새로운 종교를 만들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않습니다. 설령 그것이 가능하더라도 그렇게 하는 순간 만민교회의 교세는 현재의 10분의 1로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지요. 교회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그 교회 지도자의 통제가 그만큼 느슨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만민교회가 여전히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교회로 보이는 것은 이재록 목사가 바로 이 교회의 제 1세대 지도자라는 것이지요. 제 2세대로 넘어가면, 카리스마적 능력 보다는 전문 신학적 훈련을 받은 목회자로 바톤이 넘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통일교회의 문선명 목사 이후 제 2 주자로 부각되는 하버드 신학대 출신 아들 문현진이 아버지 만 하겠습니까? 제 2의 소망 교회를 잇는 곽선희 목사의 아들이 그의 부친 만 하겠습니까? 이미 여의도 순복음 교회는 신학박사 공부를 하는 목회자로 세대교체가 이뤄졌습니다.

특정 교회뿐 아니라 기독교 계도 마찬가집니다. 이제는 카리스마를 지닌 종교 지도자보다는 전문적으로 신학 교육을 받은 종교 전문인의 세대로 접어 들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교회가 바로 숭의교회의  이동호 목사이지요. 이동호 목사의 연봉이 많다고 말이 많지만, 이동호 목사는 카리스마적 교회라기 보다는 신학과 종교 전문인의 모습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교회의 민주화, 행정적인 투명함 등등, 이 교회는 앞으로 한국 교회가 발전되어야 할 종교 전문인의 시대라는 징후를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만민교회는 바로 그런 교회로 넘어가는 마지막 잔상이라는 것이 저의 진단입니다. 물론 앞으로도 신유나 성령의 은사를 강조하는 교회가 나오겠지만 한국 교회 제 1세대들이 보여준 그런 교회는 드물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정주영, 이병철, 조중훈, 김우중 같은 인물들을 앞으로는 보기 힘들 것이라는 짐작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보다 전문화된 경제인/경영인이 앞으로 삼성, 현대,대한항공 등을 짊어지고 가겠지요.

조금은 부정적으로 기존의 경제 재벌과 종교 재벌들을 표현하자면, 그들은 한국 전쟁, 박정희의 근대화 운동이 만들어낸 시대의 인물들인데, 박정희가 역사의 뒤안길로 가듯 그들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것이며, 이재록 목사 역시 구로 공단이 상징하듯 개발독재의 잔상이  해질녘의 긴 그림자처럼 드리우고 있다는 것이지요.

4. 덧붙이는 말: 내마음의 평화님께 드리는 답변

아래 저의 글에서 “내마음의 평화”님은 저의 글을 아래와 같이 인용하셨습니다.

“약간 과하게 보이는 종파나 이른바 이단성이 있는 교회나 지도자들도 한 두 세대 지나면 이른바 정통 교회와 비슷하게 되니까, 시간을 두고 기다릴 줄 아는 관용정신도 가져야 합니다”

위에서 정리한 글은 내마음의 평화님께서 인용한 제 글에 대한 부연설명을 약속한 것이기도 하지만, 사례들 더 들어 보겠습니다. 실제로 전혀 전통적인 종교와 다른 신종교가 기성 종교화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미국의 흑인들의 신종교인 Nation of Islam입니다. 이 신종교는 처음 시작할 때, 이슬람과는 전혀 다른 신종교였는데, 이 종교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인 Malcolm X 이후 전통적인 이슬람으로 되돌아 가고 있습니다. 말콤 X가 메카를 여행하면서 충격을 받고 전통적인 종교로의 회귀를 역설하였습니다. 그가 암살당한 이후 Nation of Islam이 많이 변하여 기성종교화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성종교에로의 회귀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종교로 발전된 것은 기독교입니다. 예수 자신은 새로운 종교를 만들 생각이 없었습니다. 예수 사후에도 초기 기독교는 자신들이 유대교와 다르다고 생각하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기원후 70년 예루살렘 성전이 로마에 의해 파괴되고 유대인들이 흩어짐 (diaspora)를 경험하며서 발전시킨 핵심 교리가 예수의 부활 신앙이었는데, 이 때부터 기독교는 유대교가 아닌 신종교로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위의 두 종교의 발전상을 정리하면,

Nation of Islam: 신종교=>종파=>기성종교에로의 회귀
Christianity: 유대교=>유대교 종파=>신종교로 독립적인 발전

입니다.

신종교가 기성종교로 회귀하는 것은 사회적 압력이 지속되는 이유도 있고, 자기 종교가 기성 사회에서 대접받기 위해서 자기 변화를 꾀한 탓도 있지요. 이것을 정당화 (legitimation)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의 종교에 대한 이해는 어떻습니까?

여러가지 할 말씀이 많지만, 제가 대략 정리한 만민 교회에 대한 이해는 이상과 같습니다. 길지만, 제 나름대로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아프리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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