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19 14:17 (한국시간)에 작성된 조선일보 경제뉴스입니다...
'최틀러(최중경 기획재정부 차관의 별칭)'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최근 환율 급등에 우려를 표하면서 필요할 경우 조치를 취하겠다고 재차 메시지를 보냈지만, 오르는 것 자체는 문제삼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대표적인 외환 매파로 꼽히는 최중경 기획재정부 1차관은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 모두 발언에서 "원화는 그동안 고평가 돼 있었기 때문에 (최근 원화 약세는) 환율이 일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년여동안 유지돼왔던 900원대 환율은 비정상적이었음을 분명히 지적하면서 "일부 정상화되는 과정"이란 표현을 통해 앞으로도 갈 길이 남아 있다는 생각을 담았다.
'최틀러'란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거의 직설적으로 환율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것.
최 차관은 2003년 4월부터 2005년 5월까지 2년 남짓 국제금융국장으로 일하면서 환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공격적인 경고발언과 강력한 물량개입을 퍼부어 `최틀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시 정부의 환율 마지노선은 1140원 수준. 2005년으로 접어들면서 환율 1000원선이 위태위태해지자 최중경 당시 국제금융국장은 하루에도 몇번씩 경고를 날렸다.
"시장 심리는 비합리적이다. 환율이 급하게 움직이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과도한 하락심리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외평채 발행 등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다각적 조치를 취할 것"
구두개입 문구에는 중립적이고 애매한 표현 보다는 `강력한`과 같은 공격적 표현을 즐겨 썼고, 구두개입에 이어 즉각 행동에 나섰다.
`최중경` 이름으로 구두개입이 나온 후에는 강력한 달러 매수개입이 어김없이 이뤄졌고 `최중경`이라는 세글자만 나와도 외환시장은 긴장하며 소강상태에 들어서기 일쑤였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대규모로 발행하고 역외선물환(NDF) 시장에까지 개입했다가 큰 손실을 입은 뒤 결국 세계은행 이사로 물러나 있었지만, 새정부 기획재정부 차관으로 복귀하자 환율도 과거 최틀러식 외환정책을 의식한 듯 큰 폭으로 뛰었다.
취임 후 환율이나 외환정책에 대해 이렇다할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던 최 차관이 이날 공개적으로 최근 환율 상승을 정상화 과정이라고 평가함으로써 시장은 새정부 정책 라인이 선호하는 환율의 방향을 분명히 확인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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