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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해 따뜻한 마음과 시선을 가진 사람들- 레닌의 생을 바라보며
작성자 내마음의 평화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3558 작성일 2011-01-10 12:17 조회수 1404
러시아 혁명을 성공시킨 레닌은 혁명성공 후 6년여 지난 1924년
뇌일혈으로 54살의 짧은 인생을 마감합니다.
그는 역사상 최초로 사회주의 혁명을 이룩한 사람입니다.
그것도 혁명의 도도한 물결을 자신의 의지와 비전으로 이끌어
거의 완벽하게 자신이 의도한 대로 혁명을 성공시켰습니다.

마르크스가 당시 자본주의의의 최후 단계로서의 사회주의 국가건설을
예상하며 자본론을 썼지만 그것은 실제 누구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에의 생소한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유럽을 필두로 전세계가 극심한 빈부격차와 제국주의적 혼란기에 아래로부터 일어나는 새로운 세상에의 욕구가 있었다고는 해도 각 나라와 사회가 처한 상황과 조건이 모두 다른 상황에서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그대로 적용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특히 러시아는 아직도 중세 농노제도가 엄존하며 유럽 각국이 시민혁명을 거치며 자본주의 사회로 치닫고 있는 중에도 여전히 짜르 통치의 전제군주사회로 귀족과 농노라는 전근대적 대립이 있었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농노해방과 더불어 자본주의가 외부 유입되어 빈곤한 도시 노동자층이 생겼으나 여전히 짜르는 철권통치를 휘두르는 참으로 후진적인 국가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놀라운 통찰력과 깊은 역사의식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간 레닌은 그의 꿈이 채 피워지지 못한 채 그 이후의 러시아 및 소련이 실패한 체제로 전락하긴 하였지만 인류 역사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위대한 혁명가이자 앙트뤠 프러눼이어 중의 한사람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비록 그가 꿈꾸었던 새로운 러시아 사회는 그의 사후 아마도 그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 극심한 일당 독재의 폐쇄되고 억압적인 어두운 사회가 되어 한세기가 가기전에 사라지고 말았지만 그가 더욱 오래 살았더라면, 그래서 그의 지도아래 소비에트 연방이 건설되었더라면 ,
나아가 위대한 동역자였던 트로츠키와 함께 이끌었더라면 적어도 스탈린체제와는 많이 달랐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당시 제정 러시아 사회는 너무나도 가난했고 특히 국민의 90%를 차지한 농노들의 삶, 나중에 일부 노동자로 전환하긴 하였으나 여전히 그들의 삶은 비참하기 이를데가 없었습니다. 추운 겨울에 신발도 없이 방한도 되지 않는 곳에서 더군다나 먹을 음식이 거의 없어 굶주리며 개돼지 보다도 못한 삶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줌도 되지 않는 짜르를 비롯한 귀족들의 삶은 천국의 삶이었습니다.

레닌은 이와 같은 비인간적이요 모순된 사회로부터 그의 형제요 자매였던 러시아 백성들을 구하는 비전으로 사회주의 혁명을 꿈꾸었던 것입니다.

오늘 캘거리가 매우 추운 것처럼 레닌은 1924년 1월 24일 그해 가장 추운 날에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죽던날 그의 영원한 동지이자 아내였던 크루프스카야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레닌은 자기 생명처럼 러시아 농민 노동자들을 사랑하고 그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생전에 한 번도 스스로 이런 말을
  한 적은 없었지만 옆에서 본 그는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 역시 오늘이 처음이다"

저는 오늘 문득 시엔드림의 많은 글들과 그 글을 쓴 사람들을 생각하다가 레닌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저는 사실 오늘 레닌과 러시아 혁명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서두의 글들은 단지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마치 서문 식으로 잠깐 소개한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지금부터입니다.
레닌은 그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 특히 그 사회 속의 사람들에게 지극히 따뜻한 시선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보아온 주변 사람들의 비참한 삶에 대해 끝없는 연민과 깊은 동질감을 가지며 또 한 편의 사람들이 누리는 비교할 수 없는 부와 풍요와 그것을 가능케하는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분노, 새로운 세상에의 희망을 지닌 사람이었습니다.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면 그것은 사회 대다수 구성원을 부당하게 억압하고 속이며 자신의 가진 부와 권력으로 타인을 억압하며 착취하며 결국 구조적으로 차별과 양극화를 낳는 제도와 음모에 대해서입니다.

예를들어 우리가 친일파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그들이 민족을 압살한 일제에 빌붙어 부와 권력을 누리고 나아가 같은 민족을 억압하고 착취하는데 그것들을 사용했기 때문이며 해방이 되고 난 다음에도 그들은 척결되지 않고 버젓이 살아남아 대한 민국 사회의 곳곳에서 뿌리를 내린 채 여전히 사회의 주류로서 떵떵거리며 부와 권력을 누리며 그것들로서 대다수 국민들을 여전히 억압하고 착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예를들어, 우리가 오늘 조국의 정권에 분노하는 것은 2년전 용산에서 무자비한 철거에 항거하던 힘없는 이나라의 시민들이 공권력의 이름으로 무참하게 짓밟혔을 때입니다.  추운 겨울 오갈 데도 없는 그들을 국가는 보호하기는 커녕 폭력을 동원하여 그들을 사지로 내몬 그 잔인하고 반인간적인 속성에 대해서 입니다.

전국에 100만마리가 넘는 소와 돼지가 산채로 매장을 당하고 있는
이 지옥같은 현실, 자식만큼 귀한 가축을 잃어버리고 눈에 피눈물을 쏟으며 망연해 있는 축산 농민들을 두고서도 소위' 통큰 LA 갈비' 를, 그것도 미국산 갈비를 미끼 상품으로 내 놓은 채 사기질을 쳐서 돈을 버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는 한국 자본주의의 천박하고 잔인한 속성에 대해서 우리는 분노하는 것입니다.

이런 시기에 한 술 더떠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그들의 피눈물을 닦아주는데 온 힘을 쏟기는 커녕 노동생산성 올려(그러니까 노동자 피땀을 더 짜서) G5에 들어가자는 돈타령이나 하고 있고 과학기술 혁신하자는 뜬금없는 소리나 하고 있는데 대해서 분노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과학기술부를 없앤 장본인이 바로 이명박 정권입니다. 삽질로 돈버는데만 혈안이되어 과기부를 없애놓고 이런 소리를 하니 그는 영혼이 죽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곳에 글을 올리는 수많은 분들 중 소위 '좌파' 로 여겨지는 (사실 그들 중 누구도 좌파임을 스스로 밝히며 그것을 공표한 분은 없습니다. 이런 분류 자체는 사실 무의미한 것입니다) 분들에 대해서 가지는 하나의 마음이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공동체,  그속의 사람들, 나아가 인류 사회에 대해 따뜻한 마음과 시선을 가진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난하고 힘들고 억압받으며 고통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형제와 자매처럼 여기고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자 하는 삶을 꿈꾸는 분들이라는 것입니다.

북한은 머리에 뿔달린 도깨비가 아닙니다. 그들은 우리와 한 민족이며 원래 하나였던 나라입니다. 서로 대립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그것은 곧 우리가 원래 하나라는 사실을 더욱 확실히 말해주는 징표인 것입니다.
그리고 한반도에서의 대립의 본질은 남과 북이 아닌 것입니다.
그들이 지난 50여년간을 세계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온 것이 이 땅에 존재하고 있는 진정한 대립의 본질입니다.
세상에 대한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면 보이는 것, 그것이 곧 진리입니다. 사람사는 세상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바라보며 진심으로 공부하고 진심으로 탐구해야합니다.

이곳에서 빨갱이라고 오해받는 분들은 단지 세상에 대해 가진 따뜻한 마음과 시선을 가졌을 뿐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더욱 절실하게는 그와 맞물려 있는 우리 조국의 안위에 대해 염려하고 대다수 시민들의 왜곡되어져 온 삶의 조건들, 정치적, 경제적 역사적 조건들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것이라 여깁니다.

이념보다 소중한 것이 인간입니다. 그 어떤 것도 인간보다 상위개념일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들이 속한 사회에 대한 따뜻한 마음과 시선은 아래에서 Philby님이 지적한대로 우리 모두의 미덕이 되어야 합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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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아프리카  |  2011-01-10 16:05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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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의 평화님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아직 레닌의 전기는 읽어 보질 못했습니다. 지난 토요일 제가 정기적으로 만나는 가톨릭 철학자와 대화를 하던 중 인종이야기가 나왔는데, 이 분이 레닌은 순수 코케시언 혈통이 아니라고 하시더군요. 그 동안 레닌의 얼굴보면서 짐작은 했었는데 위키에 검색해 보니 이렇게 서술 되어 있군요. \" Lenin came from a diverse ancestry. Besides Russian, Lenin had German, Swedish and more controversially Jewish ancestors on his mother\'s side and Mongolic Kalmyk ancestry on his father\'s.\" 글의 주제와는 상관이 없지만 몽고계 피가 섞인 사람이라 우리와 혈통적으로는 아주 멀지는 않은 것같습니다. 막심 고리끼의 [어머니]가 생각이 많이 나는군요. 돼지가 도륙되는 것을 보면서 농민의 아들로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내마음의 평화  |  2011-01-10 17:48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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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레닌은 아버지가 몽골계통이라 코도 납작하고^^
막심고리끼의 어머니는 제 기억으로서는 다소 딱딱하고
재미가 그리 있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세미나 하느라고
강제로 읽은 기억^^
그러나 그 어머니의 강철같은 모습은 인상적이었지요.
댓글 감사드립니다.

philby  |  2011-01-10 22:20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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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츠키와 박헌영이 비슷한 점은 두 사람이 1인자에게 제거되었다는 것이겠지요.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 그럴때 마다 혁명에 대한 열정과 그 뒤에서 웃고 있는 권력의 음흉함이 떠오릅니다.

혁명이 버린 혁명가라고도 하고 실패한 혁명가라도고 하지만 그들의 이상과 꿈은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기를...

hk5672  |  2011-01-10 22:33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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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20년 책속에 남로당원 포섭하던 모습하고 비슷하군요
세상 거꾸로들 사시느라 수고들이 많으십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11-01-10 23:00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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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막심 고리끼의 [어머니]를 보면서 저의 모친과 많이 다르구나 생각했었습니다. 저의 모친은 자식 잘되라고 삼신 할머니께도 열심히 비시고 예수님께도 열심히 기도드리는 분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저에겐 늘 힘이 됩니다. 예수신도 있고 삼신할머니도 저의 든든한 빽줄이니까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리의 평범한 어머니들도 고리끼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이 되실 분들이죠. 전태일선생의 모친인 이소선 여사나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 선생도 아들의 죽음을 보고 눈을 크게 뜨신 것이지요. 그리고 그 분들의 눈물이 세상을 바라보는 진정한 눈이겠지요. 내가 아프면 다른 사람의 아픔도 깊이 느끼게 되죠.

토마  |  2011-01-10 23:20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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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주인공들은 여러모로 드라마틱하네요. 저는 잘 모르는얘기라 이런거 잘 아시는 분들께 얘기 들으며 소맥이나 마시면 재밌겠는데요... 먹고 사느라 다들 바뻐서 힘들지만... 암튼 한번 모여서 \"놀면\" 재미날거 같습니다. ㅋ

이명준  |  2011-01-11 08:50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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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라는 자가 바로 남로당 프락치였는데요... ㅋㅋ

내마음의 평화  |  2011-01-11 09:44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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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는 죽어서도 남미의 희망이 되었죠. 그의 잘생긴 얼굴처럼이나 억압받는 남미의 민중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모두에게 희망이 되었습니다.

트로츠키는 스탈린과의 권력투쟁에서 밀려나 멕시코로 망명와서 살다가 스탈린이 보낸 자객에 의해 암살되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레닌이 핀랜드로 망명가 있던 동안 볼세비키를 실제로 현장에서 지도하고 이끈 사람은 트로츠키였죠. 그는 참으로 명민한 이론가요 뛰어난 전략가였고 군사에도 조예가 깊은 지도자였습니다. 무엇보다 레닌 사후에 방향이 확실치 않았던 인류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 건설에 레닌에 이은 가장 혜안이 있었던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스탈린은 사실 혁명에 거의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었는데 다만 체세술이 뛰어 났다고나 할까요... 그는 레닌이 원래 생각지 않았던 무자비한 독재를 실시하여 서구 제국주의 국가의 권력지향을 그대로 답습하고 말았습니다 ㅠㅠ

대한민국의 어머니들 역시 사실 세계적입니다. 막심 고리끼의 어머니 못지 않은 열정과 헌신, 불요불굴의 꼿꼿한 정신을 가졌고 가슴엔 이웃과 형제들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넘쳐 났던 분들입니다.

토마님 말씀대로 offline 모임 가져도 좋을 듯 합니다. 예를들어 CN DREAM 판 잡담회.. 소맥 땡기는데요^^

박정희는 당시 상당히 골수 공산주의 조직원이었지요. 뭐 신념에 의한 행동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처세술로 기회주의였던거죠. 일제 시대에는 일본 군국주의 추종자로 해방 공간에선 좌익분자로 이승만 시대에는 철저한 친일 잔재 우익 세력으로, 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한 이후로는 철저한 친미 반공주의자로..
한마디로 변신의 귀재였지요. 카멜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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