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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떠오른 생각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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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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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번호 3569 |
작성일 2011-01-12 20:57 |
조회수 13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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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남북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이토록 큰 이유는 정보의 종류나 학습량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사고의 폭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사고의 폭이 다르다는 말을 오해하시지 말기 바랍니다. 즉 폭이 좁으면 덜 된 거고 넓으면 훌륭한 거다 딱히 이렇게 말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사고의 폭이란 통찰력, 종합적 관찰, 공정함,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고 등등이 아름답게 힘을 합쳐 선을 이루면서 좁아지든지 넓어지든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북문제가 논쟁의 중심이었고 그 남북갈등을 가장 폭발적으로 생산한 사건이 한국전쟁이었으니까 한국전쟁 예를 들겠습니다.
사고의 폭이 좁으면 한국전쟁이라는 사건을 해석하는 시각도 덩달아 좁아져서 남침이냐 북침이냐 하는 매우 디테일한 주제에 매몰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토론이 안 되고 중오와 악담만 오가는 이유는 이 사고의 폭과 관련된 싸이클이 서로 안 맞기 때문 아닐까요?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은 미국-일본-중국-소련 등 외세에 의해 강제된 이념적 영토적 분단과 일제강점기 당시 이미 분화된 독립운동 노선들과 친일 권력사이의 복합적인 갈등구조, 미국 군부의 한반도 무용론에 따른 전선후퇴 (에치슨 라인 설정), 이런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과정을 토대로 일어난 사건이지요. 이런 정세를 배경으로 중국혁명과 남북한 지식인들의 전반적 사회주의자화 등 동아시아 내전 의 연장선상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전개된 사건이지 1950 년 6 월 25 일 새벽 4 시 북한수상 (당시 직책) 김일성이 난데없이 돌격 앞으로! 했다고 해서 일어난 전쟁이 아니라는 것 이지요.
생각을 좀 해 보세요.
광주항쟁이라는 사건이 있다고 합시다. (광주항쟁이라는 용어가 마음에 안 들면 노태우 정권시절 공식화된 명칭인 광주민주화운동이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잇고 역사적 의미를 해석하는 관점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데 이 사건을 놓고 1980 년 5 월 18 일 오전 10 시 전남대 정문 앞에서 학생들이 먼저 돌멩이를 던졌느냐 아니면 공수부대가 먼저 대검과 진압봉을 휘둘렀느냐는 지엽 말단 문제를 가지고 토론시간의 대부분을 낭비하고 있다면 그 토론 참가자들의 사고의 폭이 얼마나 좁은지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레이크사이드 님께서 정말 훌륭한 멘트를 하나 하셨습니다. 우리는 정치가가 아니라 일반인이라는 말씀입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일반인입니다. 일반인은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보를 각색하고 이념을 생산하는 정치가하고는 전혀 달라야 합니다.
남침 북침 논쟁은 한국전쟁이라는 사건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외면한 채 누가 먼저 때렸느냐는 디테일한 동기 또는 지엽 말단 문제를 내세워 상대방을 나쁜 놈을 만들기 위해 남북한 정치가들이 만들어 놓은 함정과 같은 것 입니다.
훌륭한 일반인이라면 사기꾼같은 정치가들이 만들어 놓은 이런 함정에 빠져 이데올로기 전쟁에 휘말려 들어서는 안 되겠지요. 시간 낭비고 인생 낭비며 그 사건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의 큰 흐름을 놓치는 반과학적인 자세일 수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한국전쟁이 남침이냐 북침이냐 하고 묻는다면, 1950 년 6 월 25 일 오전 네 시에 38 선에서 북한군이 남쪽을 향해 공격을 개시했다는 증거가 압도적이다 이렇게 대답 할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그 날 그 시간에 벌어진 사건은 한국전쟁이라는 거대한 사건의 한 부분을 이루는 디테일일 뿐 이지 그것이 한국전쟁 참가국들의 윤리적 우열을 가리고 역할을 평가하는 자료의 기준은 될 수 없다 이렇게 덧붙이고 싶습니다.
좀전에 저녁 먹으면서 레이크사이드 님 글을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나서요.
아, 우리의 문제는 정보의 종류나 학습량, 이런 게 문제가 아니고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의 폭이 다른 거구나하는…… 잊어버릴까봐 단숨에 써서 올립니다^^
레이크사이드님.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판단 함부로 하시는 거 좀 경솔해 보이구요.
그런 판단하기 전에 고민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는 거 같거든요.
2011. 1.12 20:55 (MST) sarnia (clip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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