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설명
1. 방콕 팟퐁의 밤풍경
2. 몽마르뜨에서 보이는 에펠탑
3. 로트렉이 죽치고 앉아 그릠 그린 유서깊은 물랑루즈
4. 화제를 생산하고 다니는 파리스 힐튼의 뒷모습. 자자 가보르의 증손녀딸.
5. 로트렉이 그린 압상트 병을 앞에 놓고 있는 수잔 발라동.
방콕 카오산 부근 숙박업소에는 호텔, 게스트 하우스 막론하고 여러나라 말고 된 경고문이 붙어 있다. 영어, 일본어, 독일어, 스페인어, 물론 한국어도 있다. 지금은 중국어 경고문도 붙어 있을 것이다. 그 경고문은 호텔에서 공식적으로 붙여 놓는 경고문은 아니고 여행객들이 다음 여행객들을 위해 붙여 놓은 것인데 내용은 한결 같이 “팟퐁(Patpong) 가면 호객꾼(삐끼) 조심하라, 잘못하면 바가지 쓰고 다 털린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에도 팟퐁 거리 어디에선가는 누군가 삐끼에게 당하고 있을 것이다.
사정은 몽마르뜨도 비슷하다. 몽마르뜨 가면 “집시 조심하라. 언제 어디서 나타나 당신 주머니를 노릴지 모른다” 몽마르뜨에 있는 그 무슨 성당이 있는데 성당 올라가는 언덕배기에서 집시들, 과거 식민지였던 아프리카에서 온 흑인들이 별별 희안한 방법을 동원해 물건, 특히 팔찌 강매를 하면서 관광객 주머니를 턴다. 아마 이 순간에도 잔돈푼께나 털리는 관광객들이 있을 것이다.
몽마르뜨 하면 웬지 낭만적 분위기가 풍기는데 성당 근처 무슨 광장이 있는데 거기 가면 로트렉, 고흐 후배들이 초상화 그려주고 있다. 전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 상대하느라 바빠서 그런지 별로 맘에 드는 초상화를 그리는 것 같지 않아 보이는데 날씨 궂은 날 가면 화가들도 많지 않지만 관광객들이 없어 여유있게 화가들 작업을 볼 수 있다.
나는 파리의 달동네 몽마르뜨가 좋다. 지하철 2호선, 파리에서는 메트로라 하던데 메트로 2호선 타고 아베세나 삐갈에서 내려 골목길 적당히 찾아 올라가면 된다. 블랑쉬(?)던가, 거기서 내리면 물랑루즈가 있다. 빨간풍차 보면서 삐갈까지 슬슬 걸어가도 된다. 슬슬 걸어가다 보면 눈 요기에 적당한 sex shop이 즐비해 심심치 않다.
언덕 위에 무슨 성당이 있는데 성당 올라가는 언덕 계단에서 거리공연도 하고 집시, 흑인들이 물건 강매도 한다. 몽마르뜨에서 집시들이나 흑인들에게 당한 적이 없는데 엉뚱한데서 당했다. 몽마르뜨에 올라가면 에펠탑도 보인다.
이 유서 깊은 달동네에는 가난뱅이 예술가들이 많아 살았다. 평생 유화 두 점 팔아 봤다는 고흐가 여기 출신이고 물랑루즈에 죽치고 앉아 개업 선전 포스터 그려주고 무희들의 애환을 화폭에 옮긴 로트렉에게는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로트렉은 당대 유명한 귀족집안의 장남으로 다리뼈가 자라지 않은 희귀병에 걸려 난장이 아닌 난장이로 평생을 살았는데 “내가 정상인 이었다면 화가 따위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했다.
신체적 결함을 지닌 로트렉은 마법의 독주라는 압상트에 중독되다시피 해 살았고 고흐와는 같은 선생 밑에서 그림을 배운 동문이자 오입친구였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로트렉은 고흐의 화대를 도맡아 내 준 고마운 친구로 고흐가 네덜란드로 가기 전까지 약 3년간 둘은 죽이 맞아 몽마르뜨가 좁다 하고 돌아다녔다.
고흐가 귀 자른 것도 압상트에 취해서였다. 중독성이 있는 이 독주는 몽마르뜨에 모인 예술가들의 애호품이었다. 피카소, 르노와르, 미국에서 원정 온 헤밍웨이, 에릭 샤키 등등.
압상트 하면 수잔 발라동을 빼놓을 수 없다. 수잔 발라동은 몽마르뜨 모든 예술가들의 연인으로 로트렉, 로노와르 그림에 모델로 많이 등장하고 나중에는 수잔 발라동 자신이 화가로 등단한다.
가난뱅이 음악가 에릭 샤키, 그의 음악이 요즘에야 인정받아 뜨고 있다는데 시대를 잘못 만난 음악가다. 100년만 뒤에 태어날 것이지. 에릭 샤키는 수잔 발라동과 6개월 동거하고 평생 그 여자를 잊지 못하고 혼자 살았다는데 그가 순정파이기도 했겠지만 돈이 있어야 다른 여자하고 결혼을 하지.
몽마르뜨 하면 물랑루즈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유서 깊은 놀이터는 세계 유명 가수들이 모두 거쳐 갔고 샹송의 여왕 에디뜨 피아프가 애인 이브 몽탕 출세 시켜 준 곳이기도 하다. 노가다 하던 이브 몽탕을 후원해 가수로 성공 시킨 에디뜨 피아프, 그녀는 연하 애인 이브 몽탕에게 헌신적이었다.
검은 드레스의 여인, 알랑드롱의 연상의 여인 쥴리엣 그레코도 물랑루즈에서 데뷰한 가수다. 그녀는 물랑루즈에서 고엽(Autumn leaves)을 불러 유명해졌다.
물랑루즈는 1950년대 John Huston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는데 그 영화에 헝거리 출신 여배우 자자 가르보가 나와 ‘물랑루즈’를 부른다. 영화에서는 It’s April again이라는 제목으로 나오는데 왈츠풍의 이 곡은 애잔한 멜로디로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이 곡은 나중에 쥴리엣 그레코가 불러 샹송으로 유명해졌다.
자자 가보르는 미스 헝거리 출신의 한 미모 하는 여자로 1950년대 섹스 스타였다. 이 여자는 결혼을 무려 9번 해서 기네스북에 올랐는데 사생활 지저분 하기로 헐리우드에서 소문 난 여자다.
자자 가보르는 헐리우드 말썽꾸리기 린제이 로한과 쌍벽을 이루는 파리스 힐튼의 할머니다. 힐튼 가의 누가 자자 가보르의 몇번째 남편인지는 모르겠는데 자자 가보르의 증손녀가 파리스 힐튼이라니 역시 피는 못 속이는 모양이다.
파리스 힐튼은 요즘도 여전히 브리타니 스페어, 린제이 로한과 셋이, 때로는 둘이 어울려 다니며 음주가무를 즐기는 모양인데 그 끝은 어디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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