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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복음주의라면 쓸만한 기독교라 하죠-사회정의를 향한 복음주의
작성자 내사랑아프리카     게시물번호 3740 작성일 2011-02-17 04:32 조회수 2042

아래 클립보드님이 퍼오신 조계사 기독교 노인들의 행패나 봉은사 땅밟기, 또는 또라이 부쉬를 미는 기독교인을 연상하시는 분들은 복음주의라는 말을 떠 올리면, 공포영화를 보는 기분일 것입니다. 아래 알려드린바대로 복음주의 미래 강연회에 다녀왔습니다.

http://www.cndreams.com/bbs/zboard.php?no=3670&id=free&page=2&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

복음주의 신학자 David Fitch 의 강연이었는데, 오늘 저녁에 두번째 강연을 합니다. 이 분의 강연 골자는 자신의 책 [The End of Evangelicalism? Discerning a New Faithfulness for Mission. Towards an Evangelical Political Theology]에 기초한 것입니다. http://www.amazon.com/Evangelicalism-Discerning-Faithfulness-Evangelical-Theopolitical/dp/1606086847/ref=sr_1_2?s=books&ie=UTF8&qid=1297935782&sr=1-2#_ 17.jpg 위의 책의 부제를 보면 "Towards an Evangelical Political Theology" (복음주의 정치신학을 향하여)입니다. 옛날 같아선--요즘도 그런지 모르지만- 정치신학이라는 말만 들어가도 뽈갱이 비슷하게 취급했는데 피취가 정치신학이라는 말을 써니 마음이 불편한 보수복음주의자들도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논지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슬로베니안 문예비평가인 Slavoj Žižek의 "지배-기표" (master-signifier)라는 말을 통해서 피취는 자신의 논지를 전개했습니다. 도대체 지배자 또는 마님 기표가 뭔지 인터넷 검색을 해 봐도 잘 머리에 들어오질 않습니다. 저는 기호학에 대해 좀 알긴 하지만, 지젝의 책을 아직 한권도 못봐서요. 지젝은 한국에서 약 10년 전부터 유행했고 언젠가는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은 했지만 아직까지는 그냥 지나친 사람입니다. 그는 주로 영화비평에서 많이 회자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http://www.vanishingmediator.com/2009/09/master-signifier.html 위의 링크는 지젝의 지배 기표를 설명하기는 했지만 머리에 쏙 들어오질 않습니다. 기호학에서 기표와 기의를 설명하면 좀 길어지니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복음주의 신학자인 피취가 지젝의 글들을 그의 주요 개념적 틀로 채용하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복음주의가 자신을 객관화시키려는 노력을 하려면 이러한 인문학적 채용을 하지 않을 수 없을테니까요. 이런 기호학의 핵심 개념인 기표와 기의의 이항대립쌍을 이해 못해도 어쨌든 피취에 따르면, 우리의 이념을 지배하고 그것에 우리가 추종하는 지배기표가 있다는 것입니다. 가령, 안티-기독교 운동 하는 사람들이 기독교 보수 복음주의를 비판할 때 사용하는 적대적인 이념적 개념을 사용하듯이 보수복음주의 역시 자신들의 신념을 옹호하기 위한 지배 기표가 있습니다.

보수 복음주의자들의 세가지 주요 지배기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세가지 이념에 그 동안 복음주의는 거의 목숨을 걸었다는 겁니다. 첫째, 무오한 성서 (the inerrant Bible)입니다. 이 성서 무오설의 기표에 사람은  자기만 옳고 남은 나쁘다는 이념을 고수하겠죠 (I'm right; you're wrong). 즉 자기는 성서적이고 남은 다 이단이라는 그런 증세에 빠집니다.

둘째, 그리스도를 위한 결정 (the decision for Christ)입니다. 그리스도론에는 예수가 우리 죄를 위해 십자가에 못박혔다는 대속론이 나오겠지만, 이런 대속론을 잘못 이해하는 보수 복음주의자들은 예수를 믿는 것을 남을 배척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I'am in; you're out). 나는 구원받았고, 너는 지글지글 끓는 지옥불에 간다는 그런 신념을 가지는 것이 보수복음주의라는 것이죠. "예수천당! 불신지옥!"

셋째, 기독교 국가 (the Christian nation). 기독교인으로 산다는 것은 부쉬를 미는 것이고 아주 배타적이고 적대적인 이념을 갖는 경우입니다. 그 하나가 "It's easier to be against..."입니다. 이런 이념을 가진 사람들은 가령 낙태, 여성해방론, 동성애 (homosexuality) 나 동성 결혼 (same-sex marriage/union)을 거품물고 비판합니다. 피취에 의하면 남을 이해하려고 노력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자기들이 믿는 신념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까뭉개는 것은 아주 쉬은데 보수복음주의자들이 그 짓을 한다는 것입니다. 피취의 생각을 확대해 하면, 남북이 이념적 냉전으로 분단된 한반도에서 북한의 김일성-김정일 체제를 열심히 까고, 악의 축을 essetialize하기는 쉽습니다.  

이상이 피취의 어제 강연 골자였습니다. 오늘 목요일 강연은 어떻게 끝날지 모르겠지만 위의 책보면 다 이해하시리라 생각하지만 지젝이 쉬운 인물이 아니니 쪼가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이단심판을 하는 것이 신앙생활의 핵심적 사명으로 보거나 homosexuality에 무지하게 비판적인 기독교인 여러분들이 있다면 아마 피취의 강연이나 책보면 충격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타자와 분리시키므로써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찾는다면, 영원히 타자를 이해못한다는 것이 피취의 주장입니다. 이것은 "what we are against instead what we are for"의 태도입니다. 이 말에 insight를 얻는다면, 이런 뜻입니다. 북한을 좀 긍정적인 방향으로 끌어 오려는 대신에 반대와 적대를 일삼는 한국의 극우주의자들이나 보수 복음주의자들은 서로 매우 친화적 (affinitive)이겠죠.  

좀 더 이해를 위해서 아래 링크를 답니다. 명박산성 성주님이 지금까지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그 결과가 어떨지 말씀이죠. '중국 포위 FTA'의 선봉에 선 한국 http://blog.daum.net/ohhsy54/17200072 "하나님의 선교" (Missio Dei) 개념이 퓰려 신학교에서조차 자유롭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즉 교회가 선교의 주체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체라는 것이죠. 교회는 기독교인을 수용하고 모으는 것이 아니라 파송하는 즉 세상 밖으로 나가 하나님의 선교의 도구가 되라는 것입니다. 피취가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즉 그의 정치신학이라는 개념에서 설명하듯이, 하나님의 선교의 핵심은 "사회정의" (social justice)입니다. 사회복음 (Social Gospel)을 거의 뽈갱이 신학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은 생각을 바꾸셔야 합니다. 아직도 "개인구원이냐 사회구원이냐"는 이원론 타령하면 복음주의의 희망이 없겠죠. 피취도 그렇게 주장하고 있는 것같습니다. 오바마 선출 이후로 미국엔 정치권에서 보수복음주의의 목소리가 완존히 죽었다고 합니다.

피취의 골자는 존경받는 기독교인이 되려면 사회에서 기독교를 제대로 보여주는 일 (for)을 해야지 반대를 위한 반대로(against) 산다면 기독교의 미래는 왕창 어둡다는 것입니다. 봉은사 땅밟기 사건이나 조계사 점령사건 또는 이단사냥이나 anti- homosexual 같은 부정적이고 배타적인 일에 정력을 빼앗기지 말고 사회에서 봉사하고 정의를 실천하여 적극적인 일을 하는 존경받는 기독교가 되자는 것이죠.  post-Bush 때, 미국 복음주의가 맛이 갓듯이, 한국에서도 개신교는 죽고 가톨릭이 각광을 받는 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제 강연참석후의 느낌이었습니다. 위의 피취의 주장이 신학적인 내용이 아니라 기독교의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아프리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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