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갓
세시간 짜리 무료 연극 관람기
http://cafe.daum.net/livingin-edmonton/ZbPf/34
해외에서 살면서 불편한 것 중 하나가 영화관람이다. 영화를 봐도 스토리가 잘 이해 안될 때가 많다. 그래서 극장을 잘 안가게 되니, 최신영화를 제 때 못 보고 나중에 다운로드받아서 PC로 보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영화는 이렇게 라도 볼 수 있지만 연극은 거의 보기가 힘들다. 대사를 도대체 제대로 알아 들을 수 없으니…..
오랜만에 모국어로 공연하는 공짜 연극을 관람했다. 정말로 공짜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로도 확인을 하고 극장 매표소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번 연극이 입장료를 안내도 입장이 가능할 뿐 아니라 즉석에서 관객들이 질문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극단의 운영과 관련된 의사결정권도 행사할 수 있다는 친절한 안내를 받고서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에 들어섰다.
그런데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내고 싶은 사람은 입장료를 내라고 해서 입장료를 안내면 입장을 못하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지금 내도 좋고 나중에 내도 좋다고 했다. 올해 10월 말까지 아무 때나 내면 된단다. 전화로 문의한 것과 똑같은 대답이었다. 같이 온 동료 중에서 의심이 많은 친구들은 입장료를 냈지만 나는 현금도 없고 해서 그냥 들어갔다.
극장 안에 들어서니 의자가 모자라서 관객들이 의자를 날라다 자리를 만들고 있었다. 날씨가 몹시 춥고 험했는데도 예상보다 많은 관객들이 입장을 했다. 왼쪽 앞자리는 연출자의 초대권을 받아서 온 노인네 10여 분이 차지하고 있었다.
연극은 미리 짜여진 각본에 따라 기네스북에 세계 최고의 두께로 등록된 철면피를 쓴 주연배우(김브라이언) 와 밤잠을 못 잤는지 연신 하품을 하는 사회자 그리고 자신을 주연으로 착각하는 두 조연배우 (회계감사, 행정감사)에 의해 매끄럽지 못하게 진행되었다.
이 연극은 관객들도 배우가 되어 함께 만들어 가는 형식이기 때문에 일정 수의 관객이 있어야만 시작할 수 있는 독특한 양식의 연극이다. 그런데 주연배우가 현재의 관람객이 39명이니 시작할 수 있다고 하면서 극의 서막을 진행해 나갔다. 누가봐도 백이삼십명은 거뜬히 넘는데 39명이라니 참 요상도 하구나 하고 생각하면서도 괜히 시비를 걸어 연극이 시작도 못하고 파장하면 바쁜 시간을 내서 온 것이 허사가 되니 아무말 않고 그냥 지나갔다.
시작부터 주연배우의 관객을 무시하는 태도와 관객의 니드를 파악치 못함으로 인해 관객들의 야유와 고성이 오가며 이판사판 공사판이 되어갔다.
연극은 세 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 1막은 극본이 너무 엉터리로 만들어졌고 법과 인권을 무시하는 내용에다가 공포심을 조장하는 내용이 많다는 비평가의 의견을 받아들여 삭제가 됐다며 그래서 제 2막과 제 3막으로만 진행이 된다는 설명이 있었다.
그런데 제 2막에서 연극이 중지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제 2막 >
김X라이언 회장: 2009년 저와 부회장인 조율x씨가 한인회 돈 $1,000 과 $400 을 사용한 것은 한인회에 기부를 해서라도 해결하겠습니다.
(그것이 횡령을 했다는 뜻인지? 실수로 가져갔다는 뜻인지는 밝히지 않고 그 돈을 한인회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한인회의 수표는 회장과 사무장 두 사람이 같이 서명해야 된다. 그렇다면 회장이 자기앞으로 수표를 발행했으니 실수일 리는 없다. 그런데 왜 횡령한 돈을 갑자기 기부하겠다고 했을까? 들리는 말은 회장과 부회장이 횡령한 돈이 발각된 것은 $500 과 $200 이었다고 했는데 그것이 두배로 늘어 났으니 보다 더 추궁하면 4배 8배로 늘어나지는 않을까? 김X라이언 회장은 이 돈을 한인회에 기부형식으로 반환한다고 했다. 이것 또한 기가 막히는 잔머리의 꼼수다. 횡령한 돈은 배상이나 변상을 하는것이지 반환이나 기부가 될 수 없다. 김X라이언 회장님은 10대의 어린나이에 이곳에 왔는데 한국말 꼼수가 프로급이란 점에 놀랐다.)
하X자 감사 : (시골 초등학교 교장이 훈시를 하듯) 모든 것이 잘 정리되어 보관되었고…서류는 완비 됐고… 선거는 역사상 유래없이 공정하고 질서 정연…
(헌데 질문이 쏟아져 나오면서 행정감사는 완전히 짜고치는 고-스톱라는 것이 드러났다. 제일 첫번 질문에서 감사해야할 서류 총 25권 중에서 8권 밖에 못 보았다고 고백을 하자, 감사를 다시해서 다음총회를 소집해서 결의해야 한다는 회원의 아우성으로 가득찼다)
김X라이언 회장 : (질문이 나올 때마다) 6개월동안 감사내용을 공개할 것이니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에 저에게 예약을 하시고 방문하시면 언제든지 장부나 회의록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일단 무조건 통과시켜 달라)
관객들 : 우리가 먼저 서류를 검토하고 문제 없으면 6개월 후에 총회를 열어 예결산을 통과시키는 것이 옳바른 순서다.
김X라이언 회장 : 그렇다면 표결로 통과시키자. 찬성하는 사람은 손을 들라.
(초대권을 받은 14명의 관객이 손을 듬)
(무대에 썰렁한 정적이 흐르고 김X라이언의 얼굴이 잿빛으로 변한다)
(브X이언 회장은 옆의 사회자와 쏙닥거리더니)
오늘 의결권은 금년도 회비를 낸 39명에게만 있습니다.
회비를 낸 사람과 안낸 사람들로 자리를 가르겠습니다.
(여기가 늑대와 양을 분리하는 심판의 자리란 말인가?)
관객들 : 오 마이 갓!
소문으로만 듣던 꼼수의 달인! 그는 정녕 꼼수의 달인이었던 것이다.
연극은 중단되고 찬성표를 던졌던 관객들 조차 “이건 아닌데” 하고 연극무대는 개그콘서트장이 되고 말았다.
각본은 완벽했으나 배우와 관객의 호흡이 맞지않아 연극은 실패작이 됐다. 많은 관객들이 질문을 했으나 주연배우는 요점을 피해가며 시원한 답변을 전혀 하지 않았다. 주연배우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은 조연배우들이 주연으로 착각을 하고 주연배우 역할을 함으로써 관객들을 농락하고 희롱하였다.
관객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 공세를 벌였으나 돌아온 것 허무맹랑이었다.
“지난 회장선거에서 부정 행위가 있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감사를 했는지?”
“한글학교를 하나 더 만든 이유는?”
“한글회칙을 영문회칙으로 등록하면서 엉터리로 등록한 건에 대한 감사를 했는지?”
“선거권자 명단에 캘거리 야구 동아리 회원이 있었다. 이를 확인했는가?”
매번 질문마다 주연배우는 늘 똑같이 “매주 월요일 수요일 예약을 하고 오시면 항상 열려 있으니……” 이를 듣고 있던 참을성 많은 관객 조차 너무 답답해서 배우들에게 강한 질타가 이어졌다.
왜 주연배우와 조연배우들은 질문에 두리뭉실 넘어가고 대답이 없냐고 항의해도 요지부동 쇠말뚝이었다.
“불만이 있으면 신문에 광고하고, 고소하고 그러면 되지 않느냐?” 며 빈정되는 모습에 관객들은 주연배우의 뒷통수를 문지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인간의 탈을 쓰고 저렇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사실에 까무러칠뻔 했다”
“주연배우는 꼭 가죽모양만 인간 형상을 한 것 같더군요”
왜 이런 비평가들의 의견이 나왔는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김X라이언 회장 : (총회의 개회 선언에서) 100명 또는 회원 20% 이상인 39명이 참석해서 총회 성원이 됐습니다
여기서 짚고 너머가야 할 중대한 사항이 있다.
첫째, 총회를 할 때 회원 명부 (성명, 주소, 회원 가입일 등이 기록된)를 공개해야 하는데 (Societies Act 36-1) 그 명부를 제시하지 않았다. 명부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회원의 20% 이상이 출석해서 성원이 됐다는 발표를 회원 명부도 제시하지 않고 이런 선언을 하는것은 무슨 요술인지 모르겠다.
총회 중에 수차례에 걸쳐서 자기는 법률가가 아니여서 운운 하면서도 어떻게 이런 때는 자기가 대법원장 정도 된 듯이 묘수를 쓰는 것인지? 39명의 회원이 전체 회원의 20% 이상이 되어서 성원이 됐다는 꼼수는 회의가 끝날 무렵 투표권자를 39명이라고 발표함으로 인해 절정에 이르렀다. 이로인해 거의 모든 회원들이 폭발할 정도로 분노했다. 이것으로 김X라이언 회장의 장례식이 가까워 오고 있음을 예고 했다.
총회 안건은 하나도 통과 시키지 못하고 폐회 선언을 한 것이다.
그리고 회장 탄핵안이 나왔고 50여명이 서명했다.
연극은 이렇게 끝났다 ………
(인터넷 게시판 올라 온 글들을 인용해서 재구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