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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서의 자스민 향기는 민중의 피내음이다 |
작성자 내마음의 평화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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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번호 3790 |
작성일 2011-03-03 22:05 |
조회수 12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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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북아프리카의 자스민 향기는 민중의 피내음을 담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의 아니 백년도 넘게 진행되어온 북아프리카
민중의 피내음이다. 여기에 누구라서 그 피흘림의 책임이 없다할까.
프랑스, 독일, 이태리와 영국 그리고 미국, 그 이전에는
오스만 터키에 이르기까지.
모조리 식민통치로 남의 고혈을 빨아먹은 제국주의 세력들이
리비아를 비롯한 튀니지아, 이집트, 소말리아등
북아프리카의 오랜 피흘림의 원인 제공자들이다.
튀니지, 이집트에서의 비교적 평화적인 시위와는 달리, 리비아에서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古) 최장수 독재정권, 대표적인 테러국 수장으로
낙인찍혔던 카다피가 비행기를 동원하여 반정부 시위대
(사실 더 정확하게는 반군 무장세력에 대해)무차별로 발포했다.
즉각 전세계가 치를 떨고 분노한다. 미국과 나토가 개입하여
무지막지한 민간인 살상범을 때려 엎고는 민주정부를 수립해주려한다.
이에 맞추어 국내의 언론에서는 광주에서의 피울음이 리비아에서
일어났다고 떠든다.
(아마도 이 점에 대해서는 진실을 놓고 헷갈리는 사람들도 꽤 있을게다)
그리고 이 민주 혁명, 시민혁명이 중동을 넘어 중국을 흔들고 나아가 북한을 강타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또 그런 조짐을 찾아 내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그러나 어쩌랴.. 바로 이웃한 나라로서 같은 독재정권과의 싸움으로
보이지만 리비아와 앞선 두나라에서의 사태는 서로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른 것을. 같은 자스민일 수가 없는 것을. 조금만 살펴보면 알 수 있는 것을.
자스민 향기는 매우 강하다. 그 파급력이 엄청나다. 한 동네에 한그루만 있어도 누군가 자스민 껌만 씹어도 주위 모든 이들이 그 향에 취할 지경이다. 로맨틱하며 감성적이고 매우 낭만적이다. 자유로운 꿈을 상징하는 듯 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튀니지발 이집트의 민중 운동은 자스민 향기가 될
지언정 리비아의 내전은 자스민향기일 수가 없으니 안타깝다. 그 내전의 화약냄새 때문만은 아니니 하는 소리다.
리비아 반정부 시위대가 광주의 혁명 시민과 동격인가?
묻는다. 정녕 그렇게 생각하는지. 아니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하기도 이상할게다.
또 묻는다. 리비아 카다피가 전두환과 동격인가 아닌가.
그렇다고 하기도 이상하고 아니라고 하기도 찝찝하다.
리비아는 우리에게 사막의 라이온이라는 영화로 친숙하다.
오마르 무크타르는 리비아의 민족해방군 지도자였다.
뭇솔리니 이탈리아의 식민통치군에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교수형을
당했다. 그의 꼿꼿하고 높은 기개는 이후 리비아의 정신으로
오래도록 남게 된다. 그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죽은 오마르의 손에서 손수건을 주웠던 아이.. 어린 카다피라고 생각했는데 맞나.
그 이후 종전이 되자 잠시 미국과 영국의 공동통치를 받기도 했으나
이내 UN 결의로 리비아 왕정이 복구되고 리비아는 다시금 봉건왕조로 돌아가는 해괴한 상황을 맞게된다.
그후 계몽된 군부의 젊은 장교 카다피가 쿠데타를 일으켜
반봉건민주화 혁명을 성공시켰고 왕조 폐지, 정치 개혁 및 토지개혁과 산업의 재편을 이루어 나갔다. 즉 리비아는 그 때부터 카다피 식의
제 3의 길로 나아가게 된다.
그와 동시에 당시 카다피를 반대하던 집단이 있었는데 두말할 것도 없이
봉건 왕조시대에 민중의 고혈을 짜서 배불리 먹던 세력들이었다.
그들이 해외로 도주하여 무장세력을 만들고 국내에는 테러 조직을
만들었고 미 CIA의 여러 지원 속에서 가다피에 대항했으나 가다피 정권은 50년간을 굳건히 유지했다.
가다피는 아다시피 내 놓은 반미 정권이다. 그러난 그의 반미는 과학적 사상이나 반제국주의의 일환으로 형성된 반미가 아니라는 점에서 매우 특수하다. 그저 정권 초기에 그가 세운 건국이념에 따라 미국도 아니고 소련도 아닌 다소 희한하다할 수 있는 제3의 길을 걷는 와중에 영해 문제로 지중해 패권을 구축하려는 미국과 대립이 시작되었고 그 와중에서 미국과 어쩔 수 없이 대립이 시작되었을 뿐이다.
가다피와 미국은 레이건 행정부 당시에 트리폴리 폭격이 있고 그 후 영국 민항기 폭파가 있는 등 80-90년대에 반목과 대립이 절정을 이루었지만 결국 가다피는 미국의 힘에 굴복하고 만다.
최근 리비아와 미국은 관계를 개선함으로 50년 대립의 종지부를 찍었던 것이다. 일종의 굴복이다.
아마도 이 점이 그에게 대항해온 반정부 무장세력에게 자신감을 주었고
마침 일어난 이웃 나라에서의 반독재 시민 운동에 고무된 반정부 세력이 내전을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에서의 반정부 폭동과 시위는 오랜 기간 가다피와 반목해왔던 무장단체가 주도했다. 이점이 앞선 튀니지와 이집트에서의 각계각층에 의해 이루어진 자발적 민주혁명과는 그 발생 원인과 주체세력, 그리고 전개과정 자체가 전혀 같지 않다.
특히 이집트군부가 미국에 의해 장악되어 군통수권자인 무바라크가
추풍에 낙엽처럼 제거될 수 있어도 (그래서 앞으로 나올 이집트 정권 역시 친미정권일 수 밖에 없기에 이것이 진정한 시민혁명인지는 의문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리비아의 그것은 전혀 정반대인 것이다.
자스민 향기가 같은 자스민 향기가 아닌 것이다.
가다피와 무바라크가 동격인가. 천만의 말씀이다.
둘은 태생도 다르거니와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정반대의 길을 걸어왔다.
이집트에서 미국은 무바라크의 배후였지 민주시민의 배후가 아니었다.
그러나 리비아에서는 민주 시민이라는 실체가 아예 없다. 정부군과 반정부군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미국은 리비아에서 반정부군의 오랜 배후였다는 말이다.
이 쯤에서 살펴볼점이 있는 데 그러면 가다피의 선택은 언제나 옳았는가 하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여러 정책과 50년 독재정치에는 동의하지 못한다. 마치 미국이 벌인 어처구니 없는 이라크 전쟁의 범죄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사담 후세인은 내가 전혀 호감을 가질 수 없는 존재인 것과 동일하다. 북한이 언젠간 반드시 우리와 한몸을 이루어어야할 나의 형제로 보긴 하지만 그들이 미국과 벌여온 힘겨운 갈등과 반목에 연민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오랜 독재와 세습 정치에 마저도 동의하는 것이 아닌것과 맥을 같이 한다.
아무튼 중동 북아프리카에서의 연이은 민주 혁명과 유혈내전은 그 나름의 오랜 역사적 뿌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많은 유사점을 공유하고 있는 반면 또 많은 차이점도 내포하고 있다.
같은 반미국가이이면서도 가다피와 이란은 서로 앙숙이며 이집트와 또 이란은 오랜 적국이었다. 리비아와 이집트는 국경을 맞대고 있으면서 서로 경쟁해 왔다.
즉 카다피는 시작부터 반봉건 민주화 운동을 완전하게 담보해낼 능력이 부족했던 한계에다 그 이후 소위 이슬람 사회주의라는 미숙하기 짝이없는 체제로 오랜 기간 독재를 구축해온 것을 감안한다면 리비아 민중의 요구를 더이상 수용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여진다.
그는 결국 실패한 지도자임이 드러났다.
그러나 그렇다고 리비아의 문제가 나토나 미국의 개입과 침공으로 해결되는 것은 사태를 더욱 악화 시킬 뿐 그것이 결코 자스민 혁명일 수가 없다.
그것은 미국이 중동에서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단한가지, 언제나 석유패권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즉 이슬람 민중들의 민주주의가 미국의 관심이 아니라는 말이다.
오히려 석유 패권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미국은 그 것이 왕정을 통해서건 민주주의를 통해서건 독재를 통해서건 상관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세계언론을 동원하여 온갖 확인되지 않은 뉴스를 쏟아내며 석유 패권 유지와 침탈을 위한 리비아 침공의 구실만을 찾고는 있지만 그 또한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다는 데 미국의 고민이 있다.
그것은 미국이 밀고 있는 반군이 오합지졸 성격이 강한 데다(조선일보 보도) 정작 그들이 리비아 민중의 민심을 업고 있지도 않다는데 결정적 약점이 있으며 미국과 나토의 리비아 침공을 이란등 중동국가들이 곱게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며 또한 그 이란에는 미 지중해 항모강습단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공격체계가 구축되어 있다는 점, (예를 들어 견착식 대함 크루즈 미사일과 해수면 크루즈 미사일 실전 배치와 EMP 전자전 능력등등) 더이상 중동 및 북아프리카 민중들은 더이상 자신들의 문제를 석유패권을 노리는 미국과 그에 빌붙어 권력을 유지하는 세력들에 맡겨 놓은 채 휘둘리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놓고 재스민 혁명이니 뭐니 하면서 온갖 장밋빛 억측을 내놓는 수구언론과 그 추종세력들은 자스민 혁명이라는 말장난을 민주 혁명과 시민혁명에다 교묘히 얹어 포장한 채 중동 북아프리카지역에 미국 주도의 또다른 친미독재정권을 온존시키려는 음모를 지지함으로써 그 표면적인 반독재 운동의 여파가 북한에도 미쳐서 (성공 가능성은 높게 보진 않겠지만) 정권이 붕괴되는 결과를 기대하고 있음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다소 억지스럽다. 그리고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우매함에다
본질을 꿰뚫어보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
수구 언론의 과학적 사고가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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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
| 2011-03-03 22:57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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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후다닥 금방 잘읽히는 아주 정보적인 글입니다. 80년대 중반에 가다피가 미국말 안듣고 그럴때 참 \"잉끼\" 좋았었는데요. ㅎㅎ
근데 가다피가 저지경인데 차베스대통령의 반응을 보구 좀 복잡했었습니다 (근데 정확히 아는게 없으니 모... 지금도 궁금할 뿐이죠.)
그건 그렇고, 몇몇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미국은 북한이랑 친하게 지내기로 가닥을 잡은거 같던데... 역시 느낌으로 그렇다 그거져. 좋은밤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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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by
| 2011-03-03 23:28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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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루마니아의 챠우세스쿠도 인기 좋았다우. 그러다 골로 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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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
| 2011-03-04 06:48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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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깔끔히 앞뒤가 정리된 글을 보는 것 같습니다.
모든 일에는 인과가 있기 마련이고, 차분히 과학적으로 혹은 논리적으로 정리해 보면 수학문제를 풀어가듯이 해답을 찾아갈 수 있는데,
대부분은 자기식으로만 답을 찾아가는 우매함을 버리지 못하죠.
자스민 향기, 그거 참 진하죠. 그대로 좋게만 퍼져나가면야 말할나위가....
조중동이건, 한겨레건, 인터넷이건.... 정보를 제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한거죠.
그나 저나 미국이 과도한 욕심을 떨어버릴 날이 언제일지....
불가능한 일을 기대하는 것이겠지만....
마음이 후련해지는 글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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