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펌 ------------------------- 지진과 쓰나미가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을 강타해 수 만 명이 수장되거나 돌 더미에 깔리던 그 날 같은 시간, 잽싸게 소집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가장 먼저 다룬 비밀 긴급의제는 무엇이었을까? 18 일자 요미우리 신문 보도에 따르면 “미국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이 위험에 처했다는 정보가 포착되자마자 ‘냉각 기술지원’을 제안했는데 일본 정부는 미국의 그 제안이 원자로 폐쇄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거절했다”"고 했다. 대부분의 언론은 일본 민주당 고위관료의 말을 인용한 이 보도를 재인용 하면서 간 나오토 수상과 일본 정부가 도쿄전력 기술진의 말만 믿고 자체적으로 원자로 냉각기능을 복구할 수 있을 것으로 오판한 나머지 미국의 기술제안을 거절한 것이라며 일본정부의 안일함과 도쿄전력의 자사이익 챙기기 자세만을 일제히 비난했었다. 산케이 신문을 인용한 한겨레신문은 나중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토쿄전력이 직원 철수의사를 통보하자 ‘철수하면 됴쿄전력은 끝장이다’라고 노발대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누가 영화 ‘아마겟돈’에서 영감을 얻었는지 ‘최후의 50 인’이라는 기사 헤드라인을 뽑기도 했다. 과연 이게 진실의 전부일까? 일본 기상청이 미야기 현 북부에서 발생한 진도 7 의 지진을 최초로 관측한 시간은 현지시간 11 일 오후 2 시 46 분이다. 문제의 후쿠시마 현에서 해일이 관측된 시간은 그로부터 1 시간 4 분 후인 오후 3 시 50 분이다. 이 날은 금요일이었는데 동부표준시각을 적용하는 워싱턴 DC 는 도쿄표준시각을 적용하는 일본 전 지역보다 14 시간이 늦으므로 (Daylight Saving Time 이 실시된 12 일 이후에는 13 시간이 늦음) 후쿠시마 원자로에 관한 위험감지 정보가 워싱턴에 보고된 시간은 아무리 빨리 잡아도 워싱턴 시간으로 자정 이후였을 것이다. 미국정부의 기술지원 제안은 최초상황이 발생한지 수 시간 만인 도쿄 시간 11 일 저녁 무렵이었으니 백악관은 금요일 오밤중에 비상을 걸어 일본 지진관련 긴급 안보관계자 회의를 소집했다는 이야기고 짧은 회의를 마치자마자 비상라인을 가동해 도쿄의 수상관저로 직접 미국의 개입을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런 사실이 일주일이 지나서야 소문으로 흘러나온 이유는 제안을 한 백악관측과 제안을 받은 토쿄의 수상관저가 동시에 입을 딱 다물었기 때문일 것이다. 신문 보도대로라면 별 이상할 것도 없고 비밀이랄 것도 없는 이 제안을 양쪽 모두 그토록 숨긴 이유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물론 일본 정부의 입장에서는 숨길 만도 하다. 그런데 그 제안을 거절 당해 나중에라도 일본에게 책임을 전가해야 할 입장에 있는 미국이나 GE 까지 일사불란하게 비밀을 함께 지켜 준 이유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외국 수상에게 제안과 압력을 행사할만한 위치에 있는 미국의 고위 관리들이 오밤중에 파자마 차림으로 뛰쳐나와 긴급회의를 소집해야 할 만큼 중대한 상황이란 특급 군사기밀의 폭로 위험이나 특급군사시설이 파괴 위험에 직면한 사태 이외에는 달리 상정할 수 있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수 만 명의 인명이 희생됐다고 해서 쥐도 새도 모르게 함께 모여 날밤을 새며 박애주의적인 대책회의를 할 위인들이 절대 아니다. 후쿠시마에 있는 두 개의 원자력 발전소 중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제 1 원전에는 폐연료봉 격납고가 있는데 지난 40 년 간 수집한 약 60 여 만 개의 폐연료봉 (fuel rod)을 약 1 만 여 개의 연료봉 묶음팩 (fuel rods assemblies) 안에 60 개 단위로 보관해 왔다는 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도쿄전력은 전력을 공급하는 회사이지 고물수집상이 아니므로 이 어마어마한 양의 폐연료봉은 보나마나 정부의 별도 관리 아래 핵무기 제조를 위해 사용할 계획으로 쌓아두었을 것이다. 미국이나 IAEA 몰래 일본이 독자적으로 그렇게 많은 폐연료봉을 빼돌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후쿠시마 핵무기 프로젝트는 미국과 일본 양국정부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관리해 왔을 개연성이 높다. 그러다가 재수없게도 이번 지진-해일 사태로 문제가 발생하자 양국 정부가 이 시설에 대한 처리문제를 놓고 초상집 화장실에서 유산 문제로 멱살잡고 싸우는 형제처럼 옥신각신하다가 들통이 난……. 이런 사건으로 재구성해 볼 수 있겠다. 인류애와 우정을 바탕을 둔 국제사회의 일본 돕기는 계속해야 한다. 위안부 문제로 매주 수요일마다 일본 대사관에서 항의 집회를 벌여 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진보진영의 단체들이 일본 국민들에게 “깊은 위로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히고, 북한 적십자회가 일본 적십자사에 위로 전문을 보낸 것, 그리고 대표적인 반일-진보 매체들이 ‘국경과 과거를 초월하자’면서 일본 돕기에 나선 것은 감동을 자아낼 만한 일이다. 누가 뭐라 건, 일부 극우 일본인들이 무슨 어깃장을 놓건,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서 도움을 주는 것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일이고 손해 보는 일 절대 아니니까…… 그런데…… 백악관과 일본 수상관저에서 그 날 밤 이런 일도 있었다는 것 정도는 분명히 기억하면서 따로 확실하게 따져 나가야 하지 않을까? 일본 핵개발 프로젝트를 관리 감독할 ‘6 자 회담’ 이 필요할지도 모르니까. 분위기상 약간 힘겨운 주제지만 오늘도 씩씩하게…… 그래도 일본 국민 여러분 힘 내세요. 인류가 여러분의 모범적인 위기관리 모습을 배우면서 지켜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