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24일, 저희 가족들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습니다.
사고가 생겼고, 그날 이후 아들(중학교 3년)은 세상의 빛과 완전히 차단된 어둠이 세계에, ....
잃어버린 안구는 현대 의학으로도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시각장애 1급)
아들이 어디서 들었는지 명동에 있는 한국 맹인교회에 다니겠다고 하는 겁니다.
그것도 자기 혼자 지하철을 이용하겠다고.
“ 엄마... 지하철은 이동 서비스가 잘 된데요 지하철역 위에까지 올라와서 택시도 태워주는 서비스가 있다니까 저 혼자 다녀볼께요.”
아들이 철산역에 전화를 하더군요,
“ 안녕하세요 전 시각장애인인데요. 제가 이수역에 가야하는데 지하철 역위로 직원 한 분 보내주실 수 있으세요? ”
두어 번 아이 몰래 뒤를 따라 가보았습니다.
불안해서요.
이수역에 기차가 도착하니 이수역 직원 분께서 바로 대기하고 계시더니 열차 안에 들어가서 아이를 직접 안내해서 데리고 나오시곤, 다음 목적지까지 연결시켜주시더군요.
아이의 무료함을 달래주시려 몇 마디 대회까지 나누시면서,
때로는 제가 아들을 데리러 철산역에 나가다보면 약속 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때가 있었지요.
어쩌나 싶어 발 동동 구르며 뛰어가 보면 아들은 직원 대기실에 편안한 표정으로 앉아 있곤 했습니다.
이런 서비스가 없었다면 저희 아이는 사회에 이렇듯 쉽게 발을 내밀지 못했을 것이고
시민의 발이 되어주는 지하철이 이젠 제 아들이 사회와 소통하는 소중한 발이 되었듯이..
그리하여 현관문을 벌컥 열고
“ 엄마 다녀왔습니다, 배고파요 ”라며 혼자 들어서는 아들을 상상해봅니다.
(5,6,7,8 서울도시철도 제1회 에세이 공모전 당선작〈엄마, 다녀왔습니다〉 중에서)
5,6,7,8 서울도시철도에는 장애인, 임산부, 노약자, 어린이를 동반한 고객 등 이동이 어려운고객을 위한 교통약자 도우미 서비스가 있습니다.
요청하시면 역 직원과 공익근무요원으로 구성된 교통약자 도우미가 승차부터 하차, 하차 후 고객이 원하는 장소(출구 또는 환승위치 등)까지 이동을 도와드립니다.
도움이 필요하신 분께서는 1577 - 5678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