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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있었던 일
작성자 내사랑아프리카     게시물번호 3995 작성일 2011-04-29 00:38 조회수 1931
처음엔 별로 관심을 안갖다가 한국의 TV 쇼인 [동물농장]을 옆에서 지켜 보곤 합니다. 어떤 땐 "옆의" 님이 재밌다고 이건 꼭 봐야 한다고 인터넷에 들어가서 보여 주곤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새 동물농장을 통해서 동물을 참 많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키우던 고양이 한마리를 하늘나라에 보내고 난후, 가족이 거의 정신적 외상을 입고 있었는데, 동물농장을 보면 더 마음이 아파서, 옆의 "님"은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곤 하시죠. 이제 우리집엔  고양이 "지혜" (Sophie;소피아)는 가고 새끼 고양이 "사랑" ( Philo; 필리아)만 남았습니다. Philo+Sophy (지혜를 향한 사랑)이 반쪽이 된 셈이죠.  이것을 한자어로 "哲學"이라 하죠. "철"은 가고 "학"만 남았다고나 할까요. k8240.gif 저는 지금껏 동물은 인간과 질적으로 차이가 나는 생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토마님으로부터 열린마당에서 소개받은 동물학자 프랜스 드 왈 (Frans de Wall)이라는 사람의 위의 책을 보면서 저의 동물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유인원으로 불려지는 원숭이 (ape)가 유전형질상 90% 이상이 인간과 같다고 하더군요. 동물이 신체상 인간과 같을 뿐 아니라, 다른 동료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인 "감정이입" (empathy) 능력도 있고, 서로 싸우다가 진 동물에게 가서 어깨를 두드려 주는 "마음의 공감" (sympathy)도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죽어가는 동료를 위한 살리려고 노력하는 "자비심" (측은지심; compassion)도 있으니 가히 동물이 인간과 무엇이 다를 바가 있는가 하는 것이죠. 이렇게 보면 동물은 특히 apes나 침펜지는 인간과 멀지 않은 형제라고 드 왈은 말합니다. 저는 이 책을 보면서 그 동안 동물에 대한 저의 태도가 확 달라졌습니다. images?q=tbn:ANd9GcSTerfMGWPV4l_SwsHEa6EbS4PX1JryV3ar37KF48JTHIC5Wh1Ghg                   <아이고 내 새끼>     photo_2408_landscape_large.jpg <상심한 동료에게 등도 도닥거려 주고-나, 너 이해해!>   images?q=tbn:ANd9GcRJ2gvLoNrGs92N5-IlbSmQCPlEWuqeqotCTDBzeboyLXrcHI1E                         <오, 자비의 마음> 그러다가 보니, 우리집 고양이 필로를 보면 가끔 헷갈립니다. 진짜  아들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 녀석이 잠 잘 때 갸르릉거리면서 애정의 표시로 박치기를 하면 두살난 아들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지하의 서재에서 혼자 책을 보면 음산한 마음이 들 때가 있는데, 사랑 (필로)이가 와서 애교도 부리고 아는 체도 해 주면, 음산한 마음은 커녕 나는 홀로가 아니구나 (I am not alone)라는 생각마저 들죠. 어제 저녁, 한참 지하에서 일에 몰두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필로가 내려 와서는 야옹 야옹, 응애 응애를 부르짖는 겁니다. 눈을 보니 눈물이 좀 고여 있었습니다. 얘가 눈병이 들지 않았는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타는 냄새가 나는거예요. 이게 무슨 냄새지? 이 때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 아차, 찌게가 있는 유리 냄비를 불에 올려 놓았었지. 후다닥 뛰어 올라 부엌에 가보니 온통 연기가 자욱하고 2층도 채우고 있었습니다. 유리냄비라 물을 끼얹지 못하고 이것을 들고 화장실로 가져가서는 연기가 빠지라고 팬을 틀어 놓았습니다. 그 다음엔 부엌의 팬을 틀고, 1-2층 모든 문과 창문을 다 열어 제꼈습니다. libe-1.jpg<저의 집 지하의 책병동>ㅋ 클릭 클릭해서 보시면 온갖 잡동사니 책들이... 필로가 그 때 지하에 내려 온 것이 우연의 일치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때보다 응애거리는 소리가 더 높아서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필로가 연기냄새에 심상찮아서 내려와서 제게 알려 주려고 그랬는지 모릅니다. 어찌되었건 필로가 고마워서 으스러지게 껴안고 뽀뽀도 해주고. 그래, 아들아 고맙다. 네가 아빠를 위기에서 구해주었구나. 아이구,  내새끼, 착한 것!   가끔가다가 재도 저지르고 또 아이 하나 더 키워 일손도 많이 가는데 이 녀석으로부터 느끼는 숨결과 행동 그리고 우는 소리, 옹알거리는 소리 등등 우리 가족에게 전하는 소통을 위한 신호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서로를 이해하는 맘은 함께 오래 지내봐야 알게 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입니다. 아, 그렇죠. 속성으로 이뤄지는 사랑이란 없다. 시간의 연륜을 지난 다음에야 그림자처럼 오는 것이 사랑이리라. 오래지내다 보면 함게 지내는 소중함을 모릅니다. 그 사랑하는 님이 떠나고 난 후의 그 허전함을 어찌하시렵니까?  그래서 함께 있을 때 잘하라는 것이죠. 함께 지내면서 쌓아 온 애증의 탑을 다시 쌓기가 쉬운 줄 아세요? 그렇게 못합니다. 이미 우리 인생에서 써먹은 시간이 많으니까요. 여행을 떠나면서 만나는 새로운 산야와 마을 그리고 유적지도 내마음에 쌓아온 소중한 관계가 없으면 아무것도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나의 가족, 나의 이웃. 이렇게 우리는 만남을 통해서 죽음을 맞기 위한 사랑의 탑을 쌓습니다. 하이데거가 그랬다나요. 인간은 죽음을 향해 가는 존재라고요. 정말 그런가요? 그럴겁니다. 그런데 죽음에 이르기 전에 우리는 사랑의 탑을 많이 쌓아 죽음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될 것같아요. 그래도 마지막 숨이 다하는 때, 그 동안 쌓아 놓은 사랑의 탑을 다시 내려놓으면서 마지막 최후의 돌멩이가 남았을 때, 그것을 징검다리 삼아 딛고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죠. 그러니 우리는 참 바빠야 될 것같아요. 사랑의 탑을 많이 쌓아야 하니까요. 굳이 우리의 삶이 지혜롭지는 않을지라도 우리가 이렇게 살면, 삶은 우리를 배반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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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  |  2011-04-29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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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왈 얘기가 나오니 반갑네요. 침팬치는 애정, 도와주기, 은혜갚기등도 사람과 비슷합니다만, 다른 나쁜 성질도 비슷하다고 합니다. \"잘난척\", 음모, 배신, 다른부족공격 등등...

신기하게도 침팬치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다른 종인 보노보는 침팬치보다 훨씬 착해서 이들은 갈등을 전쟁과 음모와 배신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동성/이성) 섹쓰로 해결할때가 더 많다고 합니다... 참고로 침팬치는 남성중심사회이고, 보노보는 여성중심사회라고 합니다. (보노보의 재미난 얘기는 Our inner ape라는 책에 있죠.)

인간과 침팬치, 보노보가 이리도 비슷한 이유는 오래동안 안정적으로 살아가느 집단에서는 이타주의, 배신, empathy등이 생기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신체적 특성만 자연선택되는것이 아니라 우리가 \"인간의 특성\"이라 생각해왔던 모든것들이 (사랑, 도움주기, 도덕) 기실은 자연에 적응되어 나타난 진화적 결과이지요.

그나저나 아프리카님 지하실 장난아니네요. 나중에 한번가서 치워드리고 와야 될거 같습니다. 쫒겨나지 않으시는게 다행이네요.

awest  |  2011-04-29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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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일을 당하실 뻔 하셨군요. 그래도 같이 사는 가족이 큰 화를 면하게 해 주었다는데 별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말못하는 짐승이지만, 함께 할수 있고 같이 사랑을 나누는데는 더 없는 기쁨을 느낄 겁니다. 사실, 사람은 배신을 해도, 동물은 배신을 하지 않는다고들 하잖아요?

최근 일련의 사태에서 아프니카님의 상심한 마음을 제가 좀 건드린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좋은 대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특히나 부족한 저를 항상 일께워주셔서 저를 더욱 분발하게 만드시는데... 다음번 잡담회에서나 더 좋은 말씀을 들을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회가 되면 가끔 좋은 종교적 이야기도 컬럼으로 올려주시면 저에게 좋은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공부도 할겸 해서... 좋은 글 좀 많이 올려주세요. 요즘 이런 부분에 너무 뜸하신 거 아닌지요? 이거 조금 업무태만(?) 아닌지 모르겠읍니다.

어디에서는 결혼식으로 온통 난리가 치고, 또 어디에서는 회호리 바람으로 많은 사상사들이 발생하고... 또 이곳 캘거리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고.. 참으로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11-04-2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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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님을 통해서 \"착한 진화론\"에 대한 맛을 아주 조금 보았을 뿐입니다. 동물도 화도 내고 아기적인 면이 당연히 있을 겁니다. [Our Inner Ape]는 워낙 유명한 것같아서 이번에 CBC나 캘거리헤럴드 books sales에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생각입니다. abebooks.com로 해도 10불 이하지만요. 대신에 이틀전 드 왈의 \"The Age of Empathy: Nature\'s Lessons for a Kinder Society\"을 abebooks를 통해 주문했습니다. Book Price: US$ 1.89 Shipping Price: US$ 8.99 책값보다 발송비 보세요. ㅋㅋ. 저는 거의 \"축적장애자\" (hoarder) 수준입니다. 사진은 1/4도 안보인 상태죠. 그래도 축적하는 것이 저의 유일한 취미이니...심리치료가 필요하니 요원들 대동해서 치료하러 와 주세요. 그래서 제가 \"책병동\"이라고 했잖아요. Obsessive&#8211;compulsive disorder (OCD) ^^ 근데, 토마님은 항상 일찍 일어나시는 것같아요.

awest님, 큰 화는 아니고 좀 과장해서 글을 썼을 뿐이죠. \"사랑\" (Philo)이가 어찌나 귀여운지...!!ㅋㅋ. 항상 강아지처럼 저를 졸졸 따라 다닙니다. 지하의 제 옆에 자주 와 줍니다. 옆에서 지켜 주기도 하고요... 저는 상심한 적은 없고 여러분들을 상심하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아마도 처음으로 제 신상이야기 좀 길게 했습니다. 오탄지 모르지만 \"아프니카\"라는 말이 맘에 드는군요. 여긴 많이 놀았으니 마당으로 마실 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프니카\" 올림

내사랑아프리카  |  2011-04-2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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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인지 재작년인지, 토마님이 드 왈 소개해 주셔서 [Our Inner Ape]를 public library에서 빌려 놓고는 바빠서 못 읽고 반납했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종교학회에 드 왈이 초대받아 한 강연보고 홀딱 반했습니다. 이 때 갑자기 토마님께서 소개해 주신 그 사람이 아닌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마당의 지난 게시판 검색해 보니 그 사람이 그 사람이더군여...그래서 아마존에 가서 주문해서 한 달 전 본 것이죠. 그 문제의 동영상입니다. 그런데 power point slides는 안보여 주네요. 저작권 보호 땜인 것같습니다. 드 왈의 위의 책보고 동물에 대한 저의 시각이 많이 달라진 것은 아주 아주 큽니다.
vimeo.com/20287875

awest  |  2011-04-2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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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아프니까\"님!!! 이거 완전 대박감이군요....
오랜만에 크게 웃었읍니다. 감사. 혹시 이번달 잡담회에서 뵐수는 있을까요?

내사랑아프리카  |  2011-04-2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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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옆에 있는 \"님\"께서 \"내사랑 아프니까\" 너무 멋지다고 하네여~ 잡담회는 참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있는 서양인들과 함께 하는 잡담회에 나가봐야겠군요. 이 모임이 10년이 넘었으니 대단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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