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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두려워 했던 단 한 가지
작성자 clipboard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4049 작성일 2011-05-09 23:21 조회수 1356
유튜브는 펌 ---------------------- 백악관이 사용할 수 있었던 패는 결국 한가지밖에 없었다. 그들은 빈 라덴을 사살해서 영원히 입을 막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빈 라덴을 사살하지 않고 생포했을 경우 벌어질 일들이 미국의 위상에 위협적인 치명타를 가할지도 모른다는 백악관의 판단은 정확한 것이었다. 문제는 무슨 새로운 상황이 발생했길래 백악관은 지금까지 그 소재지를 알면서도 손대지 않았던 빈 라덴을 서둘러 암살해야만 했느냐는 것이다. 백악관이 두려워하는 점은 30 년 전 미국 정부와 이슬람 비정규전 부대들간의 긴밀한 관계나 미국의 정-재계 명문 가문과 테러리스트들을 배출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재벌가문간의 투자관계를 중심으로 한 특수관계가 드러나는 것 따위가 아니다. 그런 것들은 이미 지난 10 년 동안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이 뻔질나게 보도했던 공공연한 사실이므로 재판과정에서 비슷한 개별사실들이 새삼스럽게 드러난다고 하더라도 놀라운 일이 전혀 아니다. 그렇다면 백악관이 살인오명을 뒤집어 쓰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제로니모 작전’을 감행할 수 밖에 없었던 긴박한 상황이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미국이 만들어 놓은 ‘9.11 신화’의 교리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악관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는 9.11 사건과 빈 라덴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사태다. 미국인들에게 빈 라덴과 9.11 사건의 연결고리는 일종의 종교적 교리나 다름없는 것인데 이 연결고리가 끊어진다는 것은 마치 근본주의기독교인들에게 예수의 탄생이 동정녀 탄생이 아니라 미혼모 탄생이라는 새로운 탄생설화가 등장하는 것만큼이나 충격적인 일이다.       백악관의 목표는 한 가지다. ‘9.11 신화’의 내용을 어떤 형태로든 변경하지 않는 것이고, 그 목표는 이 시간 현재까지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들이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9.11 신화란 이런 것이다. 첫째, 당시 백악관과 중앙정보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이 대부분인 하이재커들에 의해 민항기 납치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는 정보를 사전에 전혀 보고 받은 사실이 없고 따라서 두 대의 비행기가 트윈타워에 차례로 충돌하기 전에는 이런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을 전혀 하지 못했다. 둘째, 이 민항기 납치계획은 오사마 빈 라덴과 알카에다 조직에 의해 쥐도 새도 모르게 추진됐다. 셋째, 당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이 테러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기획자들에게 숙식과 편의를 제공했다. 이상의 세가지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하늘이 무너져도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9.11 신화’의 세 가지 기본교리다. 백악관은 9.11 과 관련된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9.11 신화’의 기본교리들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을 가장 두려워해왔다.   미국 정부는 지금까지 파키스탄과의 관계 등 여러 가지 정치적인 고려사항들 때문에 빈 라덴을 사살하는 것도 여의치 않았지만 생포란 더욱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시나리오였다. 빈 라덴을 생포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위협’이란 다른 게 아니다. ‘9.11 사건이 표면 위로 다시 부상하는 사태’를 말한다. 우선 빈 라덴이 살아서 군사재판에 회부되는 경우 그가 9.11 사건의 배후라는 ‘교리’를 입증해야 하는데 미국은 현재 그 증거(solid evidence)를 단 한 조각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미국은 이 재판에서 끔찍한 수렁으로 빠져들 공산이 크다. 9.11 사건에 대한 미국정부의 최종적인 공식입장은 2002 년 4 월 미국 연방수사국 (FBI) Robert Mueller 국장이 언급한 애매모호한 추측성 발언이 전부다, 그는 그 때 “9.11 공격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기획된 것으로 믿는다” 고 말했었다. 누가 그 기획자들인지는 말할 것도 없고 어디에서 꾸며진 일인지조차 정확하게는 확인할 수가 없다는 말이었다. 다만 그 지역을 아프가니스탄이라고 둘러댔는데, 그것 역시 9.11 당시 그들이 용의자로 지목한 빈 라덴이 지구상에서 있을 곳이라곤 탈레반 정권이 장악하고 있던 아프가니스탄 밖에 없을 것이라는, 즉 확실한 정보가 아닌 엉터리 추측에 바탕을 둔 입장일 뿐 이었다. 당시 필자가 미국 정부의 태도가 이상하다고 느꼈던 이유는, 9.11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그렇게 신속하고도 강력하게 탈레반 정권을 향해 빈 라덴 인도를 요구했던 부쉬 정부가, 막상 오마르 정권이 증거제시를 조건으로 빈 라덴을 인도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나자 그 제의를 거부하면서 침공 위협만 더 가중시켰다는 사실 때문이다. 실제로 탈레반 정권이 빈 라덴의 현재 위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징후를 미 중앙정보국이 포착하자마자 아프카니스탄에 대한 대대적인 무차별 공습을 개시했다는 사실은 9.11 사건과 아프가니스탄 침공의 수상쩍은 관계를 강력하게 시사해 준다. 그보다 훨씬 더 이상한 것은 미국이 엄청난 규모의 지상군을 투입하고서도 빈 라덴에 대한 추적을 하기보다는 뮬라 오마르 등 탈레반 정권의 핵심인사들을 체포하고 사살하는 데만 전력을 집중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부쉬 정부가 빈 라덴을 체포할 의사가 애당초부터 없었다는 사실을 시사해 준다. 다만 당시에는 그를 사살해버릴 의사가 있었으므로 현상금을 노린 온갖 엉터리 정보를 근거로 무인전투기를 동원하여 아무도 없는 아프가니스탄 토라보라 산악지대의 멀쩡한 바윗돌에다 대고 무지막지한 분량의 공대지미사일 공격을 퍼 부어댔다. 며칠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중앙정보국장을 통해 ‘제로니모 작전’을 감행하도록 한 이유는 그들이 빈 라덴의 거처에 대한 정보를 이제야 확인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 정보를 공유하게 되는 바람에 극비정보 유출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정보유출이란 언론 등 외부로 그 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생겼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동안 빈 라덴의 소재지 정보를 관리하고 있던 백악관과 중앙정보국, 파키스탄 정보기관 소속의 극소수 이너써클 외의 요원들이나 첩보기관에 정보가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백악관이 이제는 그를 사살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외교마찰과 국제적인 비난을 초래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무리한 군사작전을 강행하지 않을 수 밖에 없었던 비밀은 바로 여기에 숨겨져 있다. 그들은 빈 라덴을 생포할 수도 없고 사살하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10 년 간 눈치를 보다가 극비정보의 유출 임계점이라는 판단이 서자마자 암살단을 파견해 그를 사살한 것이다.   미국 정보당국은 빈 라덴의 위치를 이미 오래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다. 빈 라덴은 수배령이 내려 진 이래 단 한 번도 동굴생활 같은 것은 한 적이 없었다. 그는 시종일관 파키스탄에 마련된 안가에서 안락한 생활을 해 온 것으로 판단된다. 파키스탄의 정보기관과 군 당국이 빈 라덴을 보호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고, 미국의 정보기관은 철저한 보안유지를 전제로 이를 묵인하고 방조해 온 것이 거의 분명해 보인다. 2005 년에 마련된 빈 라덴의 안가는 군사시설이 밀집해 있고 미국 중앙정보국의 집중 감시와 파키스탄 군사보안당국의 촉각이 곤두서 있는 군사도시 아보타바드 교외의 고급주택가에 마련됐다. 특히 빈 라덴이 이 저택에 처음 입주할 당시에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요새같이 생긴 이 저택만 덩그러니 서 있었다. 누구에게라도 당장 눈에 띨 수 밖에 없는 그 이상하게 생긴 대규모 저택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지명수배자가 6 년 동안이나 숨어있을 수 있었다는 사실은 단순한 의혹 차원을 넘어 세계 정보전사상 가장 기묘한 미스테리로 남게 될 것이다.     사실 빈 라덴에 대한 암살작전이 2007 년 감행될 뻔 한 아찔한 일화를 하나 소개한다. 2007 년, 아프가니스탄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자신의 접견실에서 파키스탄 당시 대통령 무샤라프와 만나고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 두 나라 대통령간에 주먹다짐이 오갈 뻔한 심각한 언쟁이 벌어졌다. 회담에 배석하고 있던 아프가니스탄 국가정보국(NDS) 국장 Amrullar Seleh 가 파키스탄 대통령 무샤라프에게 ‘빈 라덴이 파키스탄에 거주하고 있다’는 소리를 한 것이 언쟁의 동기였다. 아므룰라의 느닷없는 이야기에 몹시 불쾌해진 무샤라프는 상소리를 내뱉으며 당신들이 ‘우리나라의 정보기관을 호구로 보느냐’고 소리쳤다. 흥분한 무샤라프가 아프카니스탄 대통령과 국가정보국장에게 삿대질을 하고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치는 바람에 찻잔이 굴러 떨어지고 양측의 경호원들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자 가장 혼비백산한 것은 엉뚱하게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와 미국 정보당국이었다. 그들이 놀란 이유는 아므물라가 빈 라덴이 피키스탄에 머물고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국 중앙정보국은 아프가니스탄의 국가정보국이 어떤 경위로 그 같은 정보를 확보할 수가 있었는지 내사를 시작했고, 그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아마물라가 아직 위치 같은 것에 대한 근거 있는 정보수집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므룰라는 다만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고생을 모르고 자란 빈 라덴에 동굴생활 같은 것을 오랫동안 할 리가 없는 바에야 파키스탄 말고는 달리 머물만한 곳이 없을 것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추리를 바탕으로 한 예측을 했던 것이다. 단언하건대 만일 그 때 빈 라덴 소재지에 대한 아마물라의 언급이 좀 더 정확하고 구체적이었다면 암살단의 ‘제로니모 작전’은 2007 년에 서둘러 감행되었을 것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빈 라덴 소재지에 대한 극비 정보 유출 임계점이 그때였다고 판단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11. 05.09 20:30 (MST) sarnia 이 글은 제가 에큐메니안에 올린 글 입니다. 저작권은 필자인 제게 있지만 매체에 올린 글이므로 예의상 링크합니다. http://www.ecumen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8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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