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아깝게 2 등으로 낙선한 이승신(Lee, Sandy) 후보입니다. 출마했던 지역구가 민노당의 텃밭인 점을 감안하면 잘 싸운 셈입니다. 3 선 주 의원으로서 노스웨스트 준주의 주정부 5 개 부서 장관 (보건-여성-장애우-청소년-노인 홈리스 담당)으로 재직해 왔습니다. 중학교 3 학년 때 이민 온 1.5 세로 올해 47 세 입니다. 비록 제가 지지하는 정당 후보는 아니지만 같은 대한민국 출신으로서 위로와 격려를 드립니다. 참, 이승신 씨는 2004 년 광우병 파동 당시 캐나다 소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 캐나다 연방정부 통상대표단을 이끌고 서울을 방문해서 대한민국 노무현 정부와 무역담판을 벌인 장본인으로도 유명합니다.
올해 27 세의 루스 앨런 브로쏘는 이번에 민노당 후보로 나와 당선됐습니다. 칼튼대학 안에 있는 칵테일바에서 바텐더로 일하는데, 유세기간 중 단 한 번도 유권자들을 만난 일이 없다고 합니다. 선거일을 코 앞에 두고 라스베가스로 휴가여행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두 아이를 기르는 싱글맘인데 이혼을 했는지 아니면 미혼모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뭐,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구요. 어쨌든 이번에 퀘벡 당 중진 의원을 가볍게 누르고 당당하게 초선의원이 됐습니다. 일부 보수상류층 유권자들은 민노당 돌풍이 엉뚱한 후보를 당선시켰다며 그녀가 선거기간 중 리스베가스로 휴가 여행을 떠난 점, 유세기간 내내 상대 후보 비방에만 열을 올린 점 등을 들며 시비를 걸고 있지만, 정작 그들이 브로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딴 데 있답니다. 싱글맘에 술집 여종업원 출신이 감히 하원의원에 당선됐다는 것이겠지요. 암튼 그녀가 당선됐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놀라고 황당해 한 사람들은 그녀의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이었고, 가장 기뻐해 준 사람들은 그녀와 함께 일하는 동료 종업원들이었다고 합니다. 첫 인터뷰 내용이 귀엽네요. 자신의 지역구는 불어를 사용하는 지역인데 자신은 불어를 하나도 못하기 때문에 앞으로 불어를 열심히 공부할 예정이랍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민노당 공천을 받고 출마한 진보성향의 대학생 후보들이 많이 당선됐는데요. 그 중 나이가 가장 어린 한 명 만 소개하지요. 셔브룩대학교 1 학년을 갓 마친 피에르 루크 두소르트는 1992 년 생 입니다. 캐나다 연방하원의원 중 사상 최연소 의원이 된 사람이기도 합니다. 민노당 공천을 받고 나와 당당히 당선됐습니다. 그는 총선에 당선될 거라고는 전혀 기대도 하지 않은 나머지 올 여름 골프장에서 시간 당 1 만 7000 원 (16 불) 짜리 막노동을 하며 다음 학기 등록금과 용돈을 벌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이번에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 바람에 두소르트는 시간 당 1 만 7 천 원짜리 아르바이트 대신 연봉 1 억 7000 만 원 (약 16 만 불) 짜리 잡을 얻어 오타와 연방 하원의사당으로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제 생각에 두소르트의 엄마 아빠 역시 기쁨보다는 황당한 기분이 먼저 들었을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