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컬럼 미주주간현대 (샌프란시스코)
미국경제가 장기간 침체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에도 빨간 등이 켜졌다.
3년전 첫 흑인대통령의 탄생에 얼마나 기뻤나.
흑인은 물론 아시안 모두에게도 희망을 안겨준 그의 당선은 20세기 큰 이변이였다.
자기 생전에 흑인대통령을 볼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어느 흑인의 인터뷰를 TV화면으로 보면서 오바마에 대한 기대는 매우 컸다.
그러나 그가 집권한지 3년을 맞아 경기침체가 그의 발목을 잡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을 지우기 힘들다.
나쁜시기에 당선된 오바마
오늘의 경제불황을 오바마의 탓으로 국민들은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상 경제를 살릴 책임은 부여 받았다.
첫 출발은 순조로운 듯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첫 공적자금으로 미국내 은행과 자동차 산업은 구사일생으로 회생을 되찾았지만 국민에게 돌아온 이익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 이유는 이 두 산업이 오랜기간 물먹는 하마같은 골치덩어리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해 6월부터 무려 6천억 달러에 달하는 제2차 공적자금이 뿌려졌다.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 위협은 커지고, 달라화 가치 하락으로 석유값은 수직으로 상승해 주유소 가격은 갤론 당 4달러가 넘는 고유가 시대를 맛 본 것이다.
유가 상승이 모든 산업을 마비 시키기 시작하면서 실물경제는 밑바닥을 기기 시작했다.
공적자금 살포가 경제를 활성화 시킨 공과보다 달러화 가치 하락에 따른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치 상승을 불러 일으켜 세계 경제에 주름만 늘게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시기는 이미 미국경제가 하강국면에 접어 들어갔기에 회복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국민들은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불경기가 길어야 2~3년 미만으로 예상했는데 지금은 더블딥(double deep)으로 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 동안 참았던 불만과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가계를 줄이데도 한계가 있다 보니 지금은 희망보다 절망에 더욱 가갑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나쁜 시기에 대통령이 된 오바마에게 행운의 여신은 끝내 외면할 것인가.
그도 아버지 부시 대통령 처럼 경제문제로 재선이 막힐지 두고 볼 일이다.
아직 1년은 남아 있는데
오바마 정부의 비극을 예견하기에는 너무 빠르다는 시각이 많다.
왜냐하면 아직 1년이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경제 단위가 너무 크다보니 정책의 효과가 나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다.
오바마도 지금 무엇이 시급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남은 1년 동안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국민들은 냉정하게 그를 외면할 것이다.
가정경제가 파탄났는데 어느 누가 그에게 호감을 갖겠나.
지난 2분기 경제 성장율이 1.3%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미미로 성장율이다.
제자리 걸음을 했다고 보면 틀림없다.
이런 경제성장율로 직업창출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지금 오바마가 받은 경제지표는 모두 낙제점이다.
지난달 소비자 신뢰도지수는 63 포인트(기준치 100 포인트)로 나타났다.
생산지수도 지난 20개월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불안해진 투자가들이 주식을 투매하면서 지난 목요일 주식은 500포인트 이하로 급락했고, Standard & Poor 신용평가사는 미국의 신용도를 AAA에서 AA PLUS로 강등시켰다.
한 신용사가 세계최대의 경제대국인 미국의 능력을 의심해 신용도를 이렇게 강등시킨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보니 미국이 엄청 술렁이고 있다.
국민들도 “이런 정부를 믿을 수 있느냐”며 불안해 하고 있다.
오바마로선 경제지표가 국민의 기대에 역행하다 보니 초조해질 수 밖에 없다.
아직 1년이란 시간은 남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는 것이 공화당의 주장이다.
공화당은 오바마의 무능을 꼬집고 있다.
특히 자영업을 하는 국민들은 서서히 오바마로 부터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오바마가 자신들의 스몰 비즈니스에 어떤 도움도 줄 수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불안해진 미국 국민
미국에 사는 국민들은 3년전 지긋지긋한 부시 8년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변화(Change)를 제창한 오바마가 미국의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낼 인물로 기대와 희망을 걸었다.
잘 생긴 얼굴에 단단한 체구며 국민들에게 매력을 줄만한 인물이었다.
특히 처음이자 마지막 흑인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고 할 만큼 그에 대한 기대는 컸다.
그러나 경제회복이 너무 느리게 나타나면서 그에 대한 반감은 커지고 있다.
백인들 모이는 곳에선 그에 대한 기대는 접었다고 한다.
경제도, 국방도, 외교도 어느 하나 녹녹한 것이 없다.
오바마는 공화당과 부채한도인상 타협안에서 재정적자를 줄이기로 합의했다.
앞으로 교육과 복지예산은 사정없이 줄게 생겼다.
어린들에게겐 재앙에 가깝다는 것이 뉴욕타임즈의 평가이다.
특히 소수계는 정부재정에 많은 수혜를 받고 있는 형편인데 앞으로 의료혜택 등 많은 다른 혜택이 삭감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가계도 어려운데 복지혜택까지 사정없이 잘라 나가면 서민들은 거리로 내 몰릴 수 밖에 없다.
미국국민들도 지금같은 경제적 어려움을 일찍 경험하지 못했기에 상당히 당황하고 있다.
이미 어려움도 참을 만큼 참았는데 뚜렸한 경기회복 기미가 안보이니 기대가 절망으로 변하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가 과장만은 아닌듯 하다.
오마바의 남은 1년 동안 국민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지 못하면 우리는 또다른 부시같은 공화당의 대통령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
김동열기자<dyk47@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