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nia: 기사님, 지금 어디 가시는 거예요? 택시기사님: 국립박물관 가시는 거 아닌가요? sarnia: 전쟁기념관이라고 했잖아요. 택시기사님: 아, 죄송합니다. 제가 착각을 했네요. ---------------------------- 그렇게 돌고 돌아서 찾아 간 곳은 용산 전쟁기념관 이었습니다. 명색이 한 나라를 대표하는 War Memorial Museum 인데, 전시 설명문이나 음성 녹음 나레이션 등에서 너무나 황당한 오류를 많이 발견했습니다. 제가 누구 듣기 싫은 소리하는 거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냥 소심하고 조심스러운 제언인데, 이런 경로를 통해서라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해서요. 전쟁기념관 운영당국에 간접적으로 전달되면 더 좋고요^^
황당한 오류 하나 그날 밤, 미국 해군 구축함 매독스호가 격침되었다고요? 통킹만 사건이 발생한 지 31 년만인 1995 년 베트남 전 국방장관 Vo Nguyen Giap 과 미국 전 국방장관 로버트 맥나마라가 만났어요. 이 자리에서 지압 전 장관은 당시 미국이 하노이 정부에 대해 선전포고를 한 구실 역할을 한 <제 2 차 어뢰공격>을 부인했지요. 그 자리에서 맥나마라는 지압에게 이렇게 맞장구를 쳤어요. <당시 나도 이 사건을 매우 의심스러워 한 나머지 군부가 조작한 흔적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를 존슨 대통령에게 올렸다>고요. 녹음된 이 두 사람의 놀라운 대화내용은 2001 년 공개됐습니다. 1999 년 가을, 1964 년 사건 당시 CIA 기술담당관이었던 S. Eugene Potent 는 사건 당일 현장에서 어떤 어뢰정 활동도 포착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고백했어요. 그러나 당시 백악관이 그에게 요구했던 것은 <어뢰공격을 확인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것이었다고 하지요. 암튼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은 하노이 정부에 선전포고를 하고 북베트남에 대한 상상을 초월할만큼 잔혹한 공중폭격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 규모가 알마나 어마어마했는지 아예 <북폭>이라는 고유명사가 생겼을 정도지요. 비극적인 전면전의 막이 오른 것입니다. 북베트남의 어뢰를 맞았든 미국이 확전을 위해 자작극을 벌였든, 그날 밤 구축함 매독스 호는 격침되지 않았어요. 격침되기는 커녕 미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전투기들의 지원을 받아 인근에 있던 북베트남 해군 경비정을 격침시키고 귀신같이 사라졌다가 다시 정규작전에 참가했습니다. 멀쩡한 배 수장됐다고 말하는 것은 산 사람 죽었다고 하는 것처럼 황당한 실례지요. 대한민국 전쟁기념관은 사실관계가 잘못된 이 내용을 수정하시기 바랍니다.
황당한 소리 둘 자유월남에 대한 공산침략 행위라니요? <자유월남>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남베트남을 지칭하는 것이라면 그 나라는 36 년 전인 1975 년 4 월 30 일 오전 11 시 30 분 이 지구상에서 사라졌는데요. 그 날 그 시간에 북베트남 인민해방군 제 2 군단 소속 전차소대장이 지휘하는 제 390 호 전차가 사이공에 있던 독립궁(대통령관저) 철문을 깔아뭉개며 들어가서 대통령 관저를 접수했거든요. 현재의 베트남이 대한민국의 정식 수교국입니다. 현재의 정식 수교국이자 우방국을 침략자라고 말하면서 사라진 국가를 <자유 월남>이라고 추켜세우는 것은 국가기관이 해야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무 말이나 해도 그만인 민간단체와 정부기관은 다르잖아요. 그리고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해야지요. 어째서 침략자가 베트남입니까. 처음엔 프랑스였고 나중엔 미국이었지요. 또 한가지! <십자군>이라니요?. 십자군은 대부분 나쁜 넘들이었는데 왜 하필 거기다가 신성한 대한민국 군대를 비유하는거지요? 그것도 그렇지만 이슬람권에서 이 문장보고 기분나빠서 석유 안 판다고 하면 어떡헐려구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한국전쟁당시 한국을 지원한 나라는 16 개국이 아니라 21 개국이예요. 전투부대를 파견한 나라만 우방이라고 하면 지원부대와 의료진을 파견한 나머지 다섯 나라는 얼마나 섭섭하겠어요? 친구 관리 그런 식으로 하는 거 아니죠.
황당한 오류 셋 9.11 사건이 아프칸 탈레반 정부가 지휘한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일어났다고요? 이 전쟁을 주장하고 기획하고 추진한 럼스펠드도 난생처음 듣고 어리둥절해 할 소리입니다. 이 문장을 작성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2001 년 9 월 이후로는 신문 한 줄도 읽지 않은 사람이 쓴 것 같아요. 당시 부시 정권 조차 9.11 배후에 탈레반이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프칸 오마르 정권에게 <빈 라덴>을 인도하라고 요구했지요. 그때는 빈 라덴이 이 사건과 관계가 있다는 증거가 없었고 (지금도 없기는 마찬가지지만), 빈 라덴 스스로도 관련설을 부인했으므로 탈레반 정부로서는 미국의 요구를 거절할 수 밖에 없었을 것 입니다. (빈 라덴이 자기가 이 사건을 기획했다고 첨으로 이야기한 것은 2004 년 일 겁니다) 근데 미국의 목적은 빈 라덴이 아니었어요. 아프칸이라는 <지역>에 대한 지배였지요. 중국 러시아 이란 등 사방으로 통하는 그 나라 위치 아주 죽이거든요. 개스 매장량또한 엄청나고요. 그들은 혹시 오마르 정권이 진짜 빈 라덴을 자기들에게 넘겨 버리면 어쩌나 조마조마하다가 실제로 그럴 조짐이 있다는 정보를 포착하자마자 서둘러 쳐 들어갔습니다. 2001 년 10 월 7 일, 9.11 이 일어난 지 딱 26 일 만이었어요. 세계가 깜짝 놀랐지만 그 때는 유엔이고 뭐고 미국에 함부로 시비걸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살벌했거든요. 그리고 이 설명문은 순서도 뒤죽박죽이예요. 설명문을 보면 마치 유엔이 아프칸 과도정부를 보호하기 위해 <국제안보지원군> 파병을 결의했고, 그 후에 미국이 탈레반 정권을 응징하는 걸로 서술되어 있는데 순서가 바꿔었죠. 미국이 유엔안보리(UNSC)의 승인도 받지 않고 영국과 함께 이 나라를 침공해서 탈레반 정권을 전복시킨게 먼저입니다, 마약딜러들과 무기밀매상 등 오만 잡동사니 집단을 긁어모아 <카르자이> 과도정부를 수립하고, 국제평화군이 동원된 건 나중이고요. 잘 모르면 퍼즐 맞추기 할 때 처럼 상식적인 통밥이라도 굴려 보세요. 아, 근데 잘 한 것도 한 가지 있어요. 맨 뒤에 <한미상호방위조약 정신에 따라......> 이 문장 아주 좋아요. 그 조약은 양국 중 하나가 외부의 침략을 받았을 때 발효되는 조약인데, 이건 침략을 받은 게 아니라 침략을 한 거니까 발효될 수 없는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뒤에다가 <정신>이라는 말을 갖다 붙이니까 아주 그럴듯 해 졌어요. 그냥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으니까요 ^^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오류 넷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어서 침략했다고요? 이라크 전쟁 발발 4 개월 전인 2002 년 11 월부터 전쟁발발 직전까지 바그다드에 들어가 조사활동을 벌였던 UN무기사찰단 단장 Hans Blix는 이미 그 때 분명히 말했어요.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거나 보유하고 있는 흔적은 없다>고요. 화가 난 미국의 부시 정권은 곧 공습을 시작할 것이니 조사를 중단하고 철수하라고 UN무기시찰단을 윽박질렀지요. 이것은 명백한 월권이자 폭력이었어요. 유엔 안보리 결정 1441 호에 의해 무기사찰활동을 하고 있는 유엔 조사단이 <대량살상무기 없음> 선언을 내릴 기미를 보이자 무력으로 그 조사를 중단시키고 멋대로 전쟁을 시작한 거나 다름없으니까요. 무기사찰단이 가지고 있지 않은 정보를 미국 중앙정보국이 따로 몰래 가지고 있을 리도 없으니만큼 부시 정부는 의도적으로 날조한 가짜 정보를 근거로 이 전쟁을 시작한 거라고 밖에는 볼 수 없어요. 전쟁이 시작된 지 불과 6 개월 여 만인 2003 년 10 월, ISG (Iraq Survey Group)의 David Kay 가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 없음>을 공식선언 했으니까 이미 8 년 전에 논쟁이 종식된 이야기죠. 뿐만 아니라 지금은 미국정부가 전쟁 전부터 대량살상무기 따위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으며 오로지 사담 후세인 정부를 전복하고 이라크를 영토적으로 장악하기 위해 이 전쟁을 시작했다는 것이 미국 스스로도 부인하지 않는 정설인데요. 옆에 영어까지 곁들여 있는 이 설명문 당장 바꾸어 주세요. 얼굴이 화끈거려 혼났어요.
우와!!!!! 내 총! 내 총!!~~ (이 박물관에서 가장 감개무량한 순간이었지요) 아직도 모두 기억하고 구령할 수 있답니다. 전 사로! 전방 이 백~ 오 십 사로 봤! ------ 사로 봤!! 준비된 사수로부터 사격~ 개시!! 딱. 딱-따닥 딱 딱 딱 딱 (실체 총소리는 '딱'에 가까워요. 만화책에 나오는 '탕' 이 아니고요) 특등사수 o/ 어깨 총------ 어깨--총!! 노리쇠 후퇴 전진------ 노리쇠 후퇴 전진!! 격발------ 철컥!! 일사로 이상무!! 이사로 이상무!! 삼사로 이상무! 사사로 이상무!...... 무슨 말인지 모르는 분들은 그냥 넘어가면 됩니다.
sarnia 님은 처음 보는 총인데요 -_- K-2 ? 귀신잡는 해병이 <아시아나항공> 잡을 뻔 한 그 총이로군요. M16A1이 명중률이 좋은 총인데 이 총은 어떤가요? 가볍게는 생겼네요. 이 총도 부대에서 잃어버렸을 때 외박나와 남대문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을까요?
IoI ------항복 !------ IoI
대한민국 여행기 였어요 : ) sarnia (clip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