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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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시선집중
생소하고 불편하다.
콜론이나 카르본 재래시장 등은 그래도 좀 나았는데,
거주지역은 또 다르다.
이런 느낌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고립감> 이라고 해야 적당할 것 같다.
2011 년 09 월 28 일 밤 필리핀 세부에서 작성한 sarnia 의 노트 중에서......
여기는 꼭 브롱스 할렘 뒷골목같아......
무섭지 않니? 인적도 드물고 저기 노려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무섭다기보단, 약간 불안해.
그게 그거잖아. 그만 호텔로 돌아가지 않을래?
싫어. 안 가!
왜?
인생을 살다보면...... 때로는 큰 일이 아닌 작은 일을 놓고 목숨을 걸어야 할 때도 생긴다고 그랬어.
그런 말은 또 어디서 줏어들었는데?
몰라...... 아, 며칠 전에 읽은 쪼그만 그림 책...... <보통날의 서울산책>에서 작가 구지선 씨가 그런 말을 한 게 기억 나.
이러다 강도를 당하거나 진짜 재수없이 총이라도 맞으면 후회하지 않을까?
글쎄, 그 때 후회할 지 안 할지는 모르겠는데, 분명한 것은 지금 나는 여기에 있고 싶다는 거야.
......
왜 세부 전봇대는 사각이 아니고 둥근거지? 세부섬엔 뱀이 없나?
맨 왼쪽은 부부인 듯.
근데 서 계신 아줌니가 앉아 계신 아저씨더러 뭐라고 하시는 걸까?
<고마 처묵고 빨리 일어나 가~자, 이 웬수덩이야> 하시나?
아님말고......
오른 쪽 구석에 달마이션 비슷하게 생긴 멍멍이가 귀엽다.
무척 빠른 걸음으로 가고 있는 이 외국인은 배낭을 뒤로가 아닌 앞으로 메고 있다.
ㅋㅋ 불안해 하기는~~
풉, 실은 나도 카메라가방을 어깨를 가로질러 앞으로 메고 있다^^
젠장~ 도대체 여기가 어디야??
더워 죽겠는데~~
어디에라도 좀 앉고 싶다. 지프니라도 집어 타야겠어.
봐! 전봇대가 다 둥그렇잖아? 아무래도 이 섬엔 뱀이......
아, 시끄러! 덥고 물도 없고 짜증나는데 지금 그딴 게 눈깔에 들어오니? 편의점이나 찾아봐!
카메라를 보자 자연스럽게 포즈를 위해 주는 총잡이 누님이 참 이쁘다 : )
권총에 실탄이 장전돼 있는지 아니면 공포탄만 장전돼 있거나 빈총인지, 진짜루 궁금했다.
물론 물어보지는 않았다. 그거 십중팔구 보안사항일테니까~
행인들이 지나가다 말고 이 화로 앞에 멈춰서서 성호를 긋고 있다. 이 곳은 교회(성당) 앞이다.
저 의자 밑에 있는 쿠션은 무릎 받침대다. 난 그것도 모르고 <왜 의자는 딱딱한데 발받침대는 푹신푹신할까? 이거 말이 돼?> 어쩌구 투덜대며 저 쿠션에 발을 척 걸치고 한참을 앉아있었다. 쪽팔려서, 원......
난 여기서 영락없는 유치원생이었다. <둥근 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 이름이 <야훼>이든 <알라>이든 아니면 <천주>이든, <초월적 존재>가 참 분주하고 헌신적인 존재(?)인 것 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 왜냐? 태국에서는 뙤약볕 아래서 부처님 형상을 하고 앉아있어 주고, 필리핀에서는 십자가에 매달려있어 주는 생고생을 마다하지 않으니까. 앞으로 神의 이름을 동분서주로 통일하자.
근데......나도 뭔가 소원을 빌어볼까? 그러면 기분만큼은 좀 뿌듯해 질까?
내가 알기로는, 필리핀에 망조가 들게 한 두 사람의 마씨가 있었다. 한 명의 마씨는 20 세기 사람이었고 또 다른 한 명의 마씨는 16 세기 사람이었다. 저 십자가는 <16 세기 마씨>가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근데 저 십자가가 진짜 그 마씨가 만든 것인지 나중에 스페인 선교사들에 의해 조작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일설에 따르면, 미신을 믿는 현지 주민들이 자기 집에 그 조각을 모셔두기 위해 마씨가 만든 십자가를 조금씩 뜯어가는 바람에 저렇게 단단한 나무로 싸서 싹 숨겨놓았다는 것인데 또 다른 일설은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즉 진짜 마씨 십자가는 마씨가 막탄 전투에서 라푸라푸에게 죽음을 당한 후 파괴되었다가 이후 필리핀을 완전 장악한 스페인 식민통치기구에 의해 이 십자가가 조작되었다는 것이다.
암튼 이 마씨에 대한 이야기는 두 달 여 전 쯤 내가 다른 포스팅<예쁜 섬 세부의 비극적인 이야기>을 통해 올린 적이 있다.
http://blog.daum.net/sarnia/?t__nil_login=myblog
여행기라기 보다는 그냥 나누고 싶었던 <특별한 산책> 이야기다.
그냥 노래와 시진만 올렸다가, 사진들이 좀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라 농담반 진담반 함께 주절거렸으니 이해해 주시길......
sarn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