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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마치 고립된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4684 작성일 2011-10-30 10:56 조회수 2482

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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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시선집중

생소하고 불편하다. 

 

콜론이나 카르본 재래시장 등은 그래도 좀 나았는데,

거주지역은 또 다르다.

 

이런 느낌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고립감> 이라고 해야 적당할 것 같다.

 

2011 년 09 월 28 일 밤 필리핀 세부에서 작성한 sarnia 의 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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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꼭 브롱스 할렘 뒷골목같아......

무섭지 않니? 인적도 드물고 저기 노려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무섭다기보단, 약간 불안해.

그게 그거잖아. 그만 호텔로 돌아가지 않을래?

싫어. 안 가!

왜?

인생을 살다보면...... 때로는 큰 일이 아닌 작은 일을 놓고 목숨을 걸어야 할 때도 생긴다고 그랬어.

그런 말은 또 어디서 줏어들었는데?

몰라...... 아, 며칠 전에 읽은 쪼그만 그림 책...... <보통날의 서울산책>에서 작가 구지선 씨가 그런 말을 한 게 기억 나.

이러다 강도를 당하거나 진짜 재수없이 총이라도 맞으면 후회하지 않을까?

글쎄, 그 때 후회할 지 안 할지는 모르겠는데, 분명한 것은 지금 나는 여기에 있고 싶다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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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부 전봇대는 사각이 아니고 둥근거지? 세부섬엔 뱀이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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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왼쪽은 부부인 듯.

근데 서 계신 아줌니가 앉아 계신 아저씨더러 뭐라고 하시는 걸까?  

<고마 처묵고 빨리 일어나 가~자, 이 웬수덩이야> 하시나?

아님말고...... 

 

오른 쪽 구석에 달마이션 비슷하게 생긴 멍멍이가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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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빠른 걸음으로 가고 있는 이 외국인은 배낭을 뒤로가 아닌 앞으로 메고 있다.

ㅋㅋ 불안해 하기는~~ 

풉, 실은 나도 카메라가방을 어깨를 가로질러 앞으로 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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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도대체 여기가 어디야??

더워 죽겠는데~~

어디에라도 좀 앉고 싶다. 지프니라도 집어 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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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 전봇대가 다 둥그렇잖아? 아무래도 이 섬엔 뱀이......

 

아, 시끄러! 덥고 물도 없고 짜증나는데 지금 그딴 게 눈깔에 들어오니? 편의점이나 찾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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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보자 자연스럽게 포즈를 위해 주는 총잡이 누님이 참 이쁘다 : )  

권총에 실탄이 장전돼 있는지 아니면 공포탄만 장전돼 있거나 빈총인지, 진짜루 궁금했다.

물론 물어보지는 않았다. 그거 십중팔구 보안사항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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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들이 지나가다 말고 이 화로 앞에 멈춰서서 성호를 긋고 있다. 이 곳은 교회(성당) 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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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의자 밑에 있는 쿠션은 무릎 받침대다. 난 그것도 모르고 <왜 의자는 딱딱한데 발받침대는 푹신푹신할까? 이거 말이 돼?> 어쩌구 투덜대며 저 쿠션에 발을 척 걸치고 한참을 앉아있었다. 쪽팔려서, 원......

 

난 여기서 영락없는 유치원생이었다. <둥근 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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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이 <야훼>이든 <알라>이든 아니면 <천주>이든, <초월적 존재>가 참 분주하고 헌신적인 존재(?)인 것 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 왜냐? 태국에서는 뙤약볕 아래서 부처님 형상을 하고 앉아있어 주고, 필리핀에서는 십자가에 매달려있어 주는 생고생을 마다하지 않으니까. 앞으로 神의 이름을 동분서주로 통일하자.    

 

근데......나도 뭔가 소원을 빌어볼까? 그러면 기분만큼은 좀 뿌듯해 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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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기로는, 필리핀에 망조가 들게 한 두 사람의 마씨가 있었다. 한 명의 마씨는 20 세기 사람이었고 또 다른 한 명의 마씨는 16 세기 사람이었다. 저 십자가는 <16 세기 마씨>가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근데 저 십자가가 진짜 그 마씨가 만든 것인지 나중에 스페인 선교사들에 의해 조작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일설에 따르면, 미신을 믿는 현지 주민들이 자기 집에 그 조각을 모셔두기 위해 마씨가 만든 십자가를 조금씩 뜯어가는 바람에 저렇게 단단한 나무로 싸서 싹 숨겨놓았다는 것인데 또 다른 일설은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즉 진짜 마씨 십자가는 마씨가 막탄 전투에서 라푸라푸에게 죽음을 당한 후 파괴되었다가 이후 필리핀을 완전 장악한 스페인 식민통치기구에 의해 이 십자가가 조작되었다는 것이다.

 

암튼 이 마씨에 대한 이야기는 두 달 여 전 쯤 내가 다른 포스팅<예쁜 섬 세부의 비극적인 이야기>을 통해 올린 적이 있다.

 

http://blog.daum.net/sarnia/?t__nil_login=myblog

 

여행기라기 보다는 그냥 나누고 싶었던 <특별한 산책> 이야기다.  

그냥 노래와 시진만 올렸다가, 사진들이 좀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라 농담반 진담반 함께 주절거렸으니 이해해 주시길......

 

sar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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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아프리카  |  2011-10-3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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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고 글 잘 보고 잘 읽었습니다. 여호와의 증인 건물도 있군요. 제가 그곳에 갔으면 한 번 들어가서 말을 걸어 봤을 것같군요. 캘거리에서도 여호와증인 분들한테 이사갈 때 제 집 주소를 가르쳐 드려서 방문을 하시다가 요즘은 안오시는군요. 한국에선 한참 양심적 병역거부로 떠들석 할 때, 방문중인 처가에 여호와 증인분한테 자료 좀 달라고 하니 화일에 깔끔하게 정리해서 주신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호와 증인에 대한 잘된 책은 James M. Penton 의 [Apocalypse Delayed: The Story of Jehovah\'s Witnesses],
niversity of Toronto Press, 1997가 유명합니다. 펜튼은 레쓰브릿지 대학에서 역사를 가르쳤는데, 이 책 출판으로 여호와증인에서 출교를 당했습니다. 할아버지가 여호와증인 1세대였습니다.

의자 밑의 큐션은 기도할 때 무릎꿇고 기도하기 위한 것을 잠시 잊으셨었군요. 나중에 아셨다고 하셨지만....

필리핀이나 남미의 가톨릭을 보면 colonial legacy가 너무나 선명해 씁쓸해집니다. 한국의 개신교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죠. 서구의 식민지는 아니었지만, 일본의 강점은 서구 식민지의 대리인 역할을 했고, 한국의 개신교 반공주의는 미국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clipboard  |  2011-10-3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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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나오는 교회는 모두 산토 니뇨 성당입니다. 마젤란 일행이 상륙했던 16 세기 초에 건축된 건물이지요. 서양건축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합니다. 산토 니뇨는 &lt;어린 예수&gt;란 뜻인데, 마젤란이 세부 왕국의 왕비 유아나에게 어린 예수 성상을 선물한데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하지요. 그 어린 예수 성상은 현재 이 성당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제가 간 날이 평일이었는데도 미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미사가 진행되고 있는 본당 안에 들어가 플래쉬를 끄고 촬영을 했습니다. 성당 밖에서도 많은 신도들이 미사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야외마이크가 설치돼 있었구요. 근데 미사는 현지 언어인 따깔로그로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물론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지요. 저 쿠션은 잠시 잊었던 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그 용도를 착각했습니다. 저런 걸 전에 본 기억이 없어요.

내사랑아프리카  |  2011-10-30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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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에 세워졌다면, 고딕양식(Gothic Style)의 절정기일때 같은데요. 저는 미술에 대해서 모르지만 외형은 좀 투박한 느낌도 드는군요. 좋은 여행하시는 것보니 늘 부럽습니다. 마지막 사진의 그림은 어떤 사연인지 궁금하지는군요. 마젤란같은 conquistador가 타지에 가서 영역확보 차원에서 십자가를 꼿는 것같기도 하구요.

토마  |  2011-10-3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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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곳에서는 여간해서 보기힘든 여행기네요. 저같이 겁많은 사람들은 절대 구경하지 못할곳이구요. (근데 저는 사실 필리핀, 태국분들이랑 아주 비슷하게 생겨서 괜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태국에서 보행자신호에 걸려 기다리는데, 어떤 태국분이 저한테 자기네 나라 말로 막 물어보더라구요... ㅋㅋㅋ)

clipboard  |  2011-10-3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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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럴 겁니다. 미젤란 탐험대가 기진맥진한 상태로 세부섬에 도착해서 한 첫 마디가 (여기가 국왕의 새 영토) 라는 선언이었다고 하지요. 국왕이란 마젤란 일행을 파견한 스페인 국왕 카를로스 1 세를 말합니다. 이 자들이 세부에 도착한 게 1521 년 인데 이 마젤란 십자가는 같은 해에 세워집니다.

당시 마젤란은 세부 부족과 인근 막탄 부족의 갈등관계를 이용했던 것 같습니다. 우선 그는 세부 부족의 부족장을 비롯한 주민 전부를 기독교(카톨릭)으로 개종시키지요. 그 여세를 몰아 막탄섬을 침공하는데 이 때 막탄 추장 라푸라푸에게 죽음을 당합니다. 제가 라푸라푸 동상 사진도 찍어왔는데, 이 사람 필리핀에서는 영웅으로 추앙을 받고 있습니다. 마젤란을 죽인 라푸라푸는 영웅으로 추앙하면서 스페인 문화는 그것대로 받아들인 이율배반이 희한하지만 어쨌든 기록은 그렇습니다. 사진에 나오는 십자가는 진본이 아니라 후에 덧쓰운 거라고 합니다. 근데 덧씌운 나무 안에 있는 마젤란 십자가도 사실은 진본이 아니라는 말들이 많지요.

여기 간단한 링크가 있습니다.

<a href=http://en.wikipedia.org/wiki/Magellan%27s_Cross target=_blank>http://en.wikipedia.org/wiki/Magellan%27s_Cross</a>

clipboard  |  2011-10-3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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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사실 필리핀에 대해선 온갖 괴담들이 난무하지요. 자유여행 가는 사람 거의 없구요. 사람사는 곳 다 마찬가지 아닐까 이런 생각도 했지만 실제로 제가 가기 며칠 전에 세부에서 한국 사람 한 명이 백주에 납치당하는 일이 발생했어요. 괴담이 헛말은 아니구나 이런 생각도 나서 그럼 착하게 보홀섬 투어나 하고 와야겠다 생각하고 떠났어요. 근데 이십 여 시간에 달하는 비행기 여행 너무 힘들었습니다. 본전 생각이 났지요. 원래 계획했던 대로 구시가지와 거주지역을 돌고올겟다고 마음 바꾸어 먹었어요. 만일 보홀섬 투어하고 왔다면 필리핀 여행기는 안 올렸을 겁니다. 다 똑같은 소리들이니까요.

근데 복불복이겠지만 듣던거만큼 살벌하고 위험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사람 사는 곳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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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젤란 십자가에 대해서 정리한 리퍼런스 하나를 가져옵니다. 별로 길지 않으므로 그냥 전문을 복사해서 올리겠습니다.

Magellans Cross Cebu
Ferdinand Magellan a Portuguese navigator working for the King of Spain in search of the Spice Islands was the first European to come to the Philippines in 1521. The Magellan\'s Cross was planted by Magellan himself to commemorate the baptism of Rajah Humabon, his wife and numerous native warriors who agreed to accept Christianity. Magellan planted a cross to signify this event in Cebu. The original cross is known to have been encased in another wooden cross for protection, because people had started chipping it off in the belief that it had miraculous powers to heal. Some feel that the original cross was destroyed and the Magellan cross kept on display is probably a replica of the original. It is kept in a small chapel situated in front of the present city hall of Cebu, along Magellan\'s Street (named after Magellan).
Magellan was killed by another Cebuano chief Lapu Lapu as they fought for the authority of Mactan. Magellan\'s Cross is a symbol of Cebu City and the chapel\'s image can be found in its city seal. It also signifies Roman Catholicism in Philippines. The cross that we see at the kiosk is but a replica of the wooden cross Ferdinand Magellan and his men had planted in Cebu on 14 April 1521 to mark the beginning of Christianity in the island. An octagonal brick pavilion was built in 1834 to house the cross. Among the devotees it is an old practice to throw coins or light candles at the foot of the cross. The cross is a popular tourist attraction together with other Cebu historical landmarks.
The city of Magellan\'s Cross is equally popular for its guitars and other local handicrafts like shell craft and woodcraft accessories. Magellan\'s Cross is now undergoing renovation with other Cebu historical landmarks. Magellan\'s Cross is located in front of the old Cebu city Hall building, near the port and can be easily reached through a cab.

clipboard  |  2011-10-30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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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에 자꾸 댓글을 달아 죄송한데......

꼭 필리핀이 아니더라도 우리 자녀들이 세계 곳곳을 배낭여행하면서 인류의 상당수가 우리와 얼마나 다른 &#49335;을 살아가고 있는가를 몸으로 느끼고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문화경험이라는 측면 이외에 대규모 빈곤의 참상을 목격하는 일은 그들에게 새로운 눈을 뜨게 하는 좋은 경험이 될테니까요.

인류역사상 가장 착하고 훌륭한 사람 중 하나로 추대되는 체 게바라 선생도 사실은 아르헨티나 중산층 가정 출신의 평범하고 나약한 의대생에 불과했지요. 수 개월에 걸친 모터싸이클 남미여행을 하면서 겪게된 &lt;사회의 실상&gt;이 그를 진짜 착하고 훌륭한 사상가로 키운 것입니다.

여행은 참 훌륭한 선생님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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