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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의 서울 |
작성자 philby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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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번호 4705 |
작성일 2011-11-03 07:29 |
조회수 25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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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6시, "내일이면 인천공항에서 비행기 타는구나"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일어나 샤워하고 배낭메고 카메라 들고 나섰다.
삼청동... 아버지 께서 10대 소년이셨을 때 누님(내게는 고모)댁에서 학교 다니셨다. 고모가 사시던 집터를 지나며 문득 10대 소년이 학교 다녀와서 장작 패고 물 긷고 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안국역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커피와 바게트 빵, 수프, 깔끔한 집이다. 가격도 적당하고. 종업원들이 친절해 더욱 맘에 든다.
운현궁에 들러 대원군을 알현했다. 쇄국정책을 무조건 비난만 하는데 대원군으로서는 쇄국정책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아편전쟁 치르며 중국이 어떻게 망가지는가를 똑똑히 목격한 대원군으로서는 서구 열강에 문호를 개방할 수 없었다. "우리가 힘을 키우기 전 까지는 빗장 걸어 잠그는 수 밖에 없다" 개혁이 좋은 말이긴 한데 외세를 등에 업는 개혁은 모래 위에 집 짓는 격이다.
국립묘지 들러 정병주 장군 추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헌화 하고 묵념을 하는데 문득 3군 사령관 이건영 장군이 장태완 수경사령관에게 전화 하는게 생각났다. "정병주 부하들을 잘 단속해야겠어." "정장군 부대 장악하러 사령부로 돌아 갔습니다. 제가 정 장군에게 전화 했거든요. '형님 우리가 저새끼들 꼬임에 빠진 것 같은데...' 격양된 장태완 사령관의 목소리.
그날 장태완 사령관 과 정병주 사령관은 전두환이 연희동 요정으로 초청해 김진기 헌병감과 함께 요정에 갔었는데 꼬임에 빠졌다는 것은 요정에 간 것을 말하는 것이다. '야 장태완이 무슨 소리 하는거야. 저새끼들 몇놈 죽어야겠어."
1장군묘역 168호에 묻혀 있는 정병주 장군. 묘비 하단은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다. 이른바 백비다. 부하라는 놈들이 반란 일으켜 상관에게 총질하는데 무슨 할말이 있어 비석에 쓰겠는가.
우측으로 몇개 건너 김익렬 장군 묘도 있다. 김익렬 장군도 존경할만한 장군이다. 그분은 제주도민들 편에서 사태수습을 하고자 했다.
딸에게 줄 선물을 사려고 인사동을 들렀더니 머리 박박 깍은(나처럼) 서양청년들이 자리를 깔고 있다. "너희들 뭐하냐?" "우린 노서아 사람들인데 힌두교 승려야." 힌두교 승려들 상대로 노가리 푸는데 문득 내사랑 아프리카님 생각이 났다. 이번에 돌아가면 가끔 종교에 관해 설법을 들어야겠다는...
점심은 북촌 칼국수에서... 점심시간 피해서 2시반 쯤 갔더니 줄 지어 선 사람들도 별로 없고 좋았다. 지난번에는 북촌 칼국수에 어찌나 줄이 긴지 그 옆에 한정식 집을 들어 갔었는데 맛도 별로 없는 한정식이 22,000원 씩이나 하는지 ㅠㅠ.
11월 두번째 주 아니면 세번째 주 크라운 로얄 두병 들고 캘거리 갑니다.
박원순 시장 당선 기념... 그나 저나 검찰에서 박원순 시장 수사 들어 갔다면서 시장 선거 다시 했으면 좋겠다고 기뻐 날뛰는 무리들도 있습디다.
사진도 곁드리려 했는데 랩탑에 사진편집 프로그램이 없어서...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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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은 다른 곳에 비해 음식값이 비쌀뿐 아니라 식당별로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사전 정보가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만두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훌륭한 왕만두 집이 기억나는군요. 안국동 가회동 삼청동 등등은 사실 제 구역이나 다름없는 곳이고 나고 자란 곳이라 한국 갈 때마다 찾는 곳이지요. 근데 정독도서관에서 가회동 북촌마을까지 연결된 카페거리는 이번에 처음 갔더랬어요.
김익렬 연대장이 장군 승진을 하긴 했군요. 저는 9 연대장을 끝으로 군에서 물러난 줄 알았습니다. 김달삼과는 예비사관학교 동기였지요. 기구한 인연으로 제주도에서 맞서게 되었구요. 내년에는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제주도 4.3 기념관에 꼭 가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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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지
| 2011-11-03 15:26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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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
제 고향도 경복궁 돌담길을 따라 올라가 청와대입구 바로옆 그곳입니다.
지금은 그자리가 청와대에 편입되어 없어졌지만요.
그래서 누가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보면은 \"청와대\"라고 대답하지요.^^
삼청국민학교를 다녔었고 .....
이곳에서도 고향(?)분들을 만나니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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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저는 재동초등학교를 다녔는데, 삼청은 재동과 합친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제 동문이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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