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월 한달 내내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는군요. 오늘도 내일도 영상 7 도.
Turning Point 를 며칠 지나서 그런지 해도 약간 길어진 느낌이구요. 봄이 바짝 다가오는 듯 하기도 합니다.
착각일까요?
오랜만에 도서관에 가서 책을 몇 권 빌려 왔습니다. 당분간은 이 책들을 읽으며 여가 시간을 보낼 것 같아요.
따라서 이 게시판에는 자주 나타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독서가 취미가 아닌지라 학교 다닐때도 도서관에 코빼기를 비춘적이 드문데, 한 번 재미를 붙인 건 또 끝장을 보는 집착도 있습니다^^
어쨌든 오랜 만에 도서관에 방문해서 책을 빌린 기념으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책들 외에 Cities of God 의 저자 로드니 스탁의 'Triumph of Christianity' (기독교가 세상을 접수하다) 와 Thorore Jennings 의 "The Man Jesus loved' (예수의 보이프랜드) 를 따로 주문했습니다. 요 두 개는 Public Library 가 소장하고 있지 않은 관계로 300 Km 떨어진 캘거리 대학교의 협조를 받아 공수해 준다고 했습니다.
영어 책 보다는 한국어 책을 읽고 싶지만, 아쉽게도 소개한 네 권 중 세 권은 한국어로 번역이 안 된 것들 입니다. 이런 경우 할 수 없이 원서를 가지고 낑낑댈 수 밖에 없지요.
모국어가 아닌 원서를 읽을 때 발생하는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첫째는 개념을 잘못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책 읽는 재미가 떨어지기 때문에 중도에 독서를 포기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 입니다. 그래서 이런 책들을 읽을때는 일종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독서모임을 구성하는 것이 좋기는 합니다.
암튼 이번에도 도중에 집어치울 것을 스스로 경계하는 의미에서 여기에다 대문짝만하게 광고를 하고 시작합니다. (게시판을 이런 목적으로 이용하는 거 실례인가요?) 암튼 혼자 읽더라도 저자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하는 자세를 견지하려고 합니다.
짐작하셨겠지만 이 네 권 중 세 권은 기독교의 초기 형성과정을 다룬 책들 입니다. 유대교의 보잘 것 없는 sect (종파)에 불과했던 초기 기독교가 도대체 무슨 운수가 대통했길래 오늘날에 와서 전 세계 인구의 40 퍼센트를 아우르는 거대종교로 대박성장을 한 것인가, 이거야 말로 미스테리한 주제가 아닐 수 없지요.
디아스포라 (해외교포)를 대표하는 바울이 그의 특기인 '극강구라빨'을 무기로 예수와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베드로를 중심으로 하는 히브리 국내파를 제압, 격파하고 빠른 속도로 조직을 접수해 나가는 과정 역시 흥미진진한 역사이고요.
전공과 종교를 떠나 기독교 문화에 둘러싸여 있는 사회에 사는 sarnia 로서는 당연히 관심을 가지고 싶은 주제이고, 시간을 내서라도 한 번 쯤은 읽어볼 책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기독교를 예수가 만든 종교로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사도바울이라는 사람이 만든 종교입니다. 원래 예수는 종교적 캐리그마에 관심이 별로 없던 사람이었지요. 뭐. 예수란 사람이 실재했었는지 여부도 학자들마다 딴 소리를 할 만큼 알리바이 (존재증거)가 불충분하긴 하지만 어쨌든......
바울이라는 사람은 조직과 이론 투쟁에 천재적인 소질을 타고난 사람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는 그가 쓴 편지인 로마서 1 장 1 절에서 부터 자신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사도로 택함을 받은 사람"이라는 선언을 하고 들어갑니다. 사실 이 말은 예수를 3 년 동안이나 따라다닌 제자들 입장에서는 기절초풍을 할만큼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소리일 것 입니다.
로마서와 함께 바울이 직접 쓴 것으로 학자들이 추정하는 갈라디아서에서도 제 1 장 부터 자신을 "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도"로 정의합니다. 1 장 17 절에서는 자기가 예수와 직접 만났던 사도들을 만나러 예루살렘에 가지 않았다는 것을 언급하는데 그 이유는 아마 예수와 함께 했던 사도들의 권위를 격하시키기 위해서였을 것 입니다.
바울은 신약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그 많은 편지 어디에서도 역사적 예수를 언급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자신이 만난 적이 없는 예수의 행적을 이야기할 처지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잘 알았기 때문일 것 입니다. 이 대목이야말로 바울이 히브리파 유대인들에게 결정적으로 밀리고 꿀리는 부분이었을 것 입니다. 뭐 이건 순전히 제 추측이지만 말이죠.
마지막 책 'The Man Jesus Loved' 는 네 복음서의 성서학적 분석을 통해 예수가 게이 (동성애자) 였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책 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Theodore Jennings 는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예수가 게이였느냐 아니냐 여부 가 아니라 동성애란 기독교적 윤리로도 재단받을 이유가 없는 인류의 자연스런 성정체성 또는 성적성향의 하나라는 것을 시사해 준다는 것 입니다.
이 책은 올해 '예수가 사랑한 남자' 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판되어 한국 서점에서도 구입할 수 가 있습니다. 에드먼튼 서점에서는 이 책 가격이 45 불인데, 한국 서점에서는 (번역본이) 1 만 6 천 원 (14 불) 이군요. ㅎㅎ
예수가 게이였다는 압도적인 심증을 바탕으로 이 놀라운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 이 책의 저자 제닝스는 시카고대학 Theology Seminary 에서 성서학을 강의하는 교수입니다.
평신도든 교역자든 교회 다니는 분들이 제닝스 교수와 같은 용기와 상상력을 가지시면 어떨까요? ^^
교류와 친교의 현장에서는 마음이 따뜻한 친구와 봉사자로서의 미소를 잃지 말되,
성경같은 고대문서를 읽을 때는 crime scene investigation 에 임하는 수사관의 자세를 견지하는 것, 참 멋지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초기 기독교 형성사가 범죄현장이라는 말이 아니고, 그만큼 긴장된 자세로 면밀하고도 철저하게 조사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 종교에 자기 영혼을 건 기독교인이라면 당연한 자세일 것 같은데......
한 예로 그 수사대상에는 요한복음 20 장 27 절 같은 문장도 포함됩니다. 예수의 창에 찔린 옆구리에 손가락을 넣어보고야 믿겠다는 토마에게 예수가 면박을 주었다는 대목은 아무래도 제자들 중 가장 뛰어나고 합리적이었던 인물로 추정되는 토마를 경계한 헬라파 유대인들이 나중에 가져다 붙인 것이 아닌가 하는 정황이 있기 때문입니다.
Cities of God 의 저자 Rodney Stark 이 이 책에서 한 말이 참 인상적 입니다.
Reality acually occurs. The historian's task is to discover as acurately as possible what took place. The search for truth (discovering truth 가 아니라) and the advance of human knowledge are inseperable: comprehension and civilization are one.
그럼 당분간 안녕히들 계셔요 : )
CSI sarnia (CSI clip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