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부재자 투표 결과에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 공격에 이어 부재자 투표 의혹이 정치권에 파문을 부를지 주목된다.
이석현 민주통합당 의원은 8일과 9일 국회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에게 7%포인트가량 앞선 박원순 후보가 부재자 투표에서는 나 후보에게 졌다면서 정권 차원의 개입이 있었던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장 보궐 선거 부재자 투표를 집계한 결과 나 후보는 전체 25개 선거구에서 모두 박 후보를 제쳤다.
나 후보의 실제 득표율과 부재자 득표율이 비슷한 지역은 강남 서초 송파 강동 용산 등 나 후보 강세지역이다. 이들 선거구를 제외한 20개 선거구의 부재자 투표에서 나 후보는 박 후보보다 10%포인트 정도 득표율이 높았다.
박 후보가 압승한 관악구에서도 박 후보는 나 후보에 졌다. 종로의 경우 나 후보의 전체 득표율은 45.62%, 부재자 득표율은 53.68%로 부재자 득표율이 8%포인트가량 높았다. 중구는 12%포인트, 강북구는 10%포인트, 구로구는 10%포인트가량 차이가 났다.
이 의원은 "부재자 투표도 지역 민심을 따라가는 것인데 석연치 않다"면서 "정권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게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대로부터 약 70%의 지지를 얻었던 박 후보가 20대가 대부분인 부재자 투표에서는 왜 표를 못 얻었는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투표자의 편의를 구실로 대리신청 등 선거 부정으로 연결됐을 수 있다"면서 노태우 정부 당시 부정선거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에게) 아깝게 졌을 때도 부재자 투표에서 패배했는데 당시에는 '천안함 사건'의 영향이라고 생각했다"며 "유독 군대에 간 20대에게서 표가 안나오는 이유에 뭔가가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