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쟁이 넝쿨 ***
언젠가 보았던
비둘기 날아간 성북동 높은 담
애써 기어오르던 담쟁이 넝쿨들
그물코에 엮인 채
맨하탄 쥬코티공원에 투망의 그물 내렸다.
쭉쭉 뻗은 빌딩 월가
팔랑이는 작은 잎새들
쟁쟁이 퍼진 가을 햇살 등에 업고
지금쯤 타고 오르던 까마득한 벽의 경계쯤
넉근히 올랐어야 했던 월담
촘촘히 둘러친 포위망에
맥풀린 그물망 찢끼고 터져
등짝에 엉킨 피멍이 붉다.
아메리칸 드림
환한 빛살 가슴에 품고
마천루 창문으로 쏟아지는
반짝이는 금가루를
저엉성한 망으론 받아낼 수 없는
면벽만 긁어대는 99%의 조막손들
늦가을 해너미 황량한 거리에
너절한 옷자락과 터진 텐트조각만 펄럭인 채
봄이면 다시 꿈꾸어 할
저 높은 담, 하늘같은 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