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왜이래
아직은 이러지 마라
그대 찾아갈 길 아지랑이속 꿈 길도 아니건만
집나선 할배 노자(路資) 털린 허망함에
정신줄마저 놓아버릴 건 아니잖아
입속 맴도는 낯익은 이름조차
콱 막힌 목구멍속 정지된 채
바람 건너 무지개색도 선명하게 오는데
그대 이름 잊는다는 것,
꼬장했던 발자국 잊는다는 것,
어디쯤 숨겨놓은 생의 먹빛 그림자도
한번쯤 짱짱한 햇줄에 내다말릴 시간도 없이
주소를 지워버린 흰눈내린 허허로운 벌판에
오갈데 없는 허수아비 헛발짓의
60줄 초로(初老)의 강노인,
정녕 아직은 그러지 마라.
*고국 친척 조카의 치매소식에 ..
2012.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