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소고(小考) / 민들레 영토
저 무른 살을 파고드는
내 편식도(偏食道)의 고집은
우선
불편한 치아의 관문을 순조롭게 지나
소화기 눈치를 보지않아도 되는
가장 서민적인 영양섭취의
식도락(食道樂)에 있다
어느 탕(湯)에 져며 넣어도
빙빙 돌린 수저끝에 그를 건져내는
포획의 살덩이는 육고기가 아닌
부드러운 흰살 한 점
가장 야들한 입맞춤의 감미로움이여,
겨울 아침
식탁위에 떠오르는 하얀 김처럼
흰옷입은 조선여인의 속살같은
여리고 말랑한 몸의 식감에
화르르 목젖을 데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