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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의 강 저편에서 (칼럼)
작성자 민초     게시물번호 5321 작성일 2012-03-20 02:24 조회수 2531

허무의 강 저편에서(칼럼)

나는 성경 공부를 정식으로 한 적이 없으며, 교회에 나가 진정성있게 하나님을 믿은 적도 없다. 나아가 어떤 종교에 심취 해 본 적도 없다 . 그러나 성경에서는 왼쪽 뺨을 맞으면 오른쪽 뺨을 내어 주라는 이타적 사랑을 가르치고 있다고 들었다. 참 좋은 말씀이다. 내 인생살이는 그렇지 못했던 점을 반성도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내가 좋아하는 영국의 석학 버트런트 럿셀 (Bertrand russell) 경은 1970 98세에 인류를 위하여 훌륭한 업적을 남기고 세상을 떴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평화운동을 펼치다가 6개월간 옥살이도 했다. 옥중에서 러셀은 "거짓과 더불어 제정신으로 살아가느니 진실과 더불어 미치는 쪽을 택하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 거짓과 진실의 잣대로도 황혼에 내리는 서릿발을 씻을 수 없음을 알면서 나는 요즈음 럿셀경의 옥중의 말을 반복 음미하곤 한다.

나아가 피터 라스롓(peter Laslett)이란 영국의 석학은 인생을 3단계로 구분하였다. 1단계는 출생에서 취업전으로 규정 지었고 제2단계는 취업에서 퇴직 전으로, 그리고 마지막 3단계는 퇴직 후 자기 욕구를 찾는 길과 건강 문제를 고민하는 노년기로 구분하였다. 3단계에 접어든 나의 인생은 자기 성취를 위하여 나의 적성이나 재능에 맞고 내가 바라는 일을 하는데서 만족을 찾으며 살아 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왔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란 명언을 망각한 채, 실수를 저지르며 살아가고 있으니 이제는 나의 3단계 인생살이도 자아를 성취하는 데서 보람을 찾기 보다는, 건강을 찾으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일말의 서글픔을 느끼며 보내는 이즈음이다.

내 살아온 칠십 평생을 반추하며 나대로의 자학의 변이 있다면, 젊음도 언제까지 계속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며, 또한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 너무 심취하는 것도 바보 스럽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특정 분야에서 터득한 자신의 지식이 제일인 냥 생각하지만 그 분야에서도 나보다 더 깊이 있게 지식을 터득한 자가 있음을 알게 된다. 영하 100도의 추위 속에서도 땅속 깊고 깊은 곳은 얼지 않으며, 눈이 산더미 같이 쌓이고 덮혀도 깊은 땅 속은 눈이 왔는지 알지 못하나니, 나무의 뿌리는 혹한의 땅 속에서도 변함없이 줄기를 내리리라. 흔히 사람들은 꺼진 반딧불은 영영 반딧불의 구실을 못한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꺼졌던 반딧불도 다시 반짝인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빛을 잃은 그림자에게도 다시 햇빛 들 날이 있음을 인정할 때에 우리는 인생 앞에 좀더 겸허해지게 되리라. 무엇인가를 얻고자 헤매는 자 비록 모든 것을 잃은 것 같지만, 그래도 잃지 않은 것이 있음은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는 것과 같은 자연의 이치이리라.

돌아보니 내 삶이 자랑스럽고 쭉 뻗은 멋진 길로만 걸어온 것 같지만, 때론 꼬불꼬불한 오솔길에서 낙엽을 밞으며 풀벌레 우는 소리에 서글펐던 날도 많았고, 막다른 골목에서 한숨으로 지세어 본 날도 있었다. 길눈도 어둡고 우직한 성품에 허세의 자존심까지 가진 나 같은 멍청이는 잘못된 길을 옳은 길로 착각하며 살아왔는 지도 모른다. 지혜를 터득치 못하고 살아온 멍청이임을 자인할 때 자학적 슬픔은 한 없이 깊어만 가는 것이다. 나 동서남북을 가늠 못하며 저주의 칼날에 내 목을 내 밀고 살아가는 재미에 도취해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그래도 어디에선가 내가 찾을 길 하나 있으려니 하는 희망을 안고 오늘을 영위하고 있음을 부인치 않는다.

 나 진정코 말하노라.

37년간 이방인의 생활를 하면서 어느 누구와도 시비를 논하지 않았노라. 언제나 시비의 대상이 나를 폄훼하고 지칠줄 모르는 모함과 매도와 시기가 나를 둘러쌓지만 나는 그 사람들 피하며 모든 것을 나의 부족함의 소치로 삼아 원망없이 살아 왔다. 나는 네가 잘 났다 내가 잘났다 싸우며 시비를 가리기에 인생은 너무 짧다는 생각을 해왔으며, 언쟁을 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저 성실하게 내 생존의 길을 찾아 헤메이다 보니 오늘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사람들을 아끼고 조국과 민족을 사랑하며 올바른 이민사회의 정화를 바랬으며, 시를 사랑하며 살아 왔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언제나 생각의 뒤안 길에서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워 했고, 나 보다 훌륭한 사람을 만나면 그들을 존경하며 조심조심 그렇게 살아온 한평생이었다.

 들풀로 온갖 풍상을 만나 방황할 때 내 씻을 수 없는 실수, 퍼온 글이라 쓴다해 놓고 마지막 종결에서 깜빡 치매기가 발작을 했는가 그 석자를 쓰지 않았다 해서 내 육신이 도마 위에서 난자 당하고 있지만 나의 실수는 실수로 인정하기에 변명치 않으려 했다. 본래 말이란 칼럼을 올릴 때 내 자신의 명예와 이득을 위하여 쓰지는 않았다. 내가 장관을 하고자 청문회에 나가는 것도 아니고 국가의 명예로운 자리에 오르고자 나 자신을 내 세울 이유도 없다. 올바른 이민사회의 정화에 만에 일의 도움을 줄 수 있다면 하는 바램에서 말이란 컬럼을 올리게 되었다. 그것 외에 아무것도 없다. 왭 창에 남의 호를 올려놓고 멋대로 난자하고 뜻 있는 일을 하고자 문학상을 제정 운영함에 사람들은 식탁에 앉아 김치와 '찌게를 먹듯 나를 모함하고 매도한다는 소리를 수 없이 들어 왔다. 그런 일을 번번히 겪으면서 이민 사회에서 서로 말을 아끼자는 이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욕망이 나로 하여금 이 글을 올리게 하였다. 나 자신을 위함도 아니였고, 우리 이민사회를 위한 좋은 글이었기에 그 글을 올린 것을 부끄러워 하거나 후회하진 않는다. 다만 이번 필화 사건을 계기로 나의 살아온 길을 다시 뒤돌아보며 나 자신을 반추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 글을 맺으면서 한 가지 나대로의 안타까움과 서글픔을 토로하고 싶다. 왜 우리민족은 남이 나보다 훌륭한 업적을 남기고 성공을 하면 민족과 동포사회를 위하여 더 큰 일로 기여할 수 있도록 격려하지 못할까... 오히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장점보다는 단점만 찾아내려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나 보다 나은 사람을 무너뜨려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을 볼 때면, "더도 덜도 말고 하루에 한 사람씩 남을 칭찬해 보자. 당사자 앞에서 면찬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제삼자를 통해 그 사람을 칭찬해 보자." <>의 한 구절을 꼭 들려주고 싶다.

 나 지금 백범 일지를 세 번째 읽고 있다. 내 포용력의 폭이 좁으며 옹졸하고 식견이 넓지 못하고 지혜롭지 못한 삶을 돌아보면서, 맥아더 장군의 말 같이 노병은 아직 죽지 않았고 사라져 가고 있음을 절감해 본다.

이렇게 자학의 변을 쓰면서 <인생살이>란 시 한편을 남겨 본다.

인생살이란 ?

어느 누구도 나를 괴롭히지 말라

오늘이 있기까지 여기에 서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 孤獨과 苦痛의 나날이였다

풀 한 포기 키워낸다는 것
나목으로 살아 있다는 것
고난과 역경이 없이 이루어지더냐

잘났다 떠들지 말라
열어보면 별 것 아니고 순간에 지나는 것
아픈 것은 너도 나도 같으려니

너와 나의 하늘같은 사랑도
혼자 주고 받지는 못하리라
생을 유지 하는것 만으로도 아프다

홀로 살아 온 상처를 만지며
때로는 씻을 수 없는 치욕 속에
스스로를 치유코자 슬퍼할 날 있으리라

하고 싶은 일과 말을 허공에 날리며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살이리라

주 : 상기 칼럼의 글에 관하여 어떠한 댓글에도 왭을 통한 저의 답변은 없을것이라는 것을 밝혀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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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칸컵  |  2012-04-0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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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이란 단어가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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