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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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익스파이어된 여권들을 보관해 놓은 서류폴더에서 역사적인 골동품을 발견했다.
싸르니아님이 난생 처음 받은 여권이다. 1989 년이니까 지금으로부터 23 년 전이다. 맨 뒷 페이지에 외무부 여권과 직인과 함께 3 만 원 짜리 수입인지가 붙어있다. 그 때 물가치곤 비싼 편이었네. 이 여권은 3 년 짜리가 아니라 5 년 짜리 거주여권이다. 여권번호가 일곱자리, 즉 백만 단위다. 지금은 최소한 천만단위겠죠?
첫 페이지에는 이런 내용의 문장이 한글과 영어로 선명하게 박혀있다.
“대한민국 국민인 싸르니아 님이 아무 지장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고 필요한 모든 편의 및 보호를 베풀어 주실것을 관계자 여러분께 요청합니다” –대힌민국 외무부장관-
1990 년 5 월 16 일 김포국제공항 출국도장이 찍혀있고, 그 아래에는 같은 날 밴쿠버 국제공항 입국도장이 찍혀있다.
지금은 미국가는데 비자가 필요없지만 그 때는 필요했었다.
이 비자는 캐나다 캘거리 주재 미국 영사관에서 받았는데 비자를 한 개도 아니고 두 개나 줬다. 왼쪽에 찍혀있는 비자는 만료기한 없이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여행 겸용비자인데, 이건 캐나다를 출발지로 할 때에 한해서 사용할 수 있는 비자였다. 오른쪽에 찍혀있는 비자는 5 년 짜리 B-1, B-2 겸용비자인데 이 비자는 캐나다를 제외한 제 3 국에서 미국에 입국할 때 사용하라고 알려줬었다.
근데…… 당시 백수나 다름없었던 싸르니아 님에게 왜 이런 비자를 덜컥 내 주었는지 지금 곰곰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하다. 생글생글 웃던 비자영사 아줌니가 나를 너무 잘 보아주었나? 하긴.. 나보다 나이가 많은 아줌니들과는 옛날부터 잘 통했다.
good old days 스토리였다.
이 옛날 노래 yesterday when I was young 어쩌구는 옛날부터 알았던 노래는 아니고, 영화 '그해 여름'에서 첨 들었던 노래다. 그 영화 좀 지루하긴 했는데 수애의 잔영과 이 노래가 여운을 조금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