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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것 / 민초
작성자 민초     게시물번호 5436 작성일 2012-04-23 05:12 조회수 2042

흔들리는 것/ 민초

흔들리는 것이 어이 너와 나 뿐이랴
바람이 불면
나뭇잎도 풀잎도 흔들리고
내 귀밑 머리털도 흔들린다

바라보면
살아있는 모든 것은
흔들리는 것의 노래를 부른다

흔들리는 것도 멋대로 흔들리고
흔들리지 않을 것도 멋대로 흔들린다

흔들리며
흔들림을 받고 주면서
살아가는 것이 생존의 이치이리라

인생살이 별 것 아니라던 사람아
나만이 제일이라면서 자가도취에 젖었던 사람아
절뚝거리며 오장육부를 흔들며 살아도
이생의 삶을 지나고나면
남은 것은 흔들림의 허무뿐이리라


사랑의 뒤안길 / 민초

그리움의 뒤안길


때로는 할딱이는 숨을 멈추고
살아있슴을 인식함은 기쁜일입니다
아무 생각없는 듯 하늘만 처다보는
젖소나 양떼들은 무엇을 생각한답니까
멈추었다가 토해내는 숨소리에는
기체가득히 허공을 떠 돌고있는
그리움만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햇빛 맑은 한낮에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을 음미하는 것은
미로의 여인의 미소를 보는 것
그 순간만은 숨이 멈추어지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정막의 순간에
입술을 깨물어보는 찰라
살아온 길 멈추어서서
사랑의 뒤안 길을 뒤적여 봅니다


봄에 온 그 사람 / 민초


흘러간 강물은 허무롭다
떠나간 것은 다시 올 수 없는 것 같이
그 사람은 강물이였다

봄에 왔다가 떠난 사람
꽃들이 모여 깔깔 웃으면서
아름다움을 시샘하던 그 해 봄

이제  봄도 오는 듯 떠나야하고
꽃도 피는 듯 시들어 가고
내 눈물도 하늘을 보며 꽃으로 핀다


숲 속을 가다 / 민초


깊고 깊은 산골길을 걸었다

마음을 다스린다며
숲 속으로 들어간 사람을 더듬어 본다
술으로 들어가 숲이된 사람
나도 그 사람처럼 숲으로 들어가
숲이되어 하늘을 본다

울창한 나무
새들의 울음소리 들려온다

나무의 새순은 솟아나고
새순 속의 그림자는 외롭다 한다
바람이 불어 새순으로 솟아난 나무
키재기를 하며 뒤돌아 본다

캄캄한 밤
검은연기가 세상을 덮었고
새순끼리 끼륵끼륵 웃기도하고
울기도함은 무슨 사연일까


봄 맞이 / 민초


다람쥐 사과나무에서 줄타기하고
뻐꾹새 울음소리 다시 들려오는 곳
냉이와 쑥이 지천으로 솟아난 오솔길
뒷 뜰에 뛰놀던 토끼가 털을 바꾸고

지평선 가는 길 지평선을 넘어
아지랑이꽃 아롱아롱 눈물이 고여도
떠난 사람 봄을 잊었다 하나
살아서 숨을 쉬니 눈물이 납니다

내 몸에 새파란 별빛이 
들꽃으로 피어나는 정오 한 때


시인詩人 과 시와 글의 속성 (칼럼)/ 민초 

 
나는 근래 내가 시인인가 과연 시인이라면 얼마나 양질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내 시를 읽어 주는 사람은 몇명이 될까를 생각할
때가 종종 있답니다.

 사람들은 시인은 말도 안되는 말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라 한답니다. 즉 의사소통을 위한 질서를 파괴하고 그 잔해 위에 새로운 말 시어를 창출해 내어 빛을 발휘케 하는 자를 시인이라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소설이 꿈을 현실로 연결시키는 문학이라 하면 시는 삶 자체를 형이상학적으로 표현해내는 얄궃은 종교 철학이란 생각을 해 봅니다. 시가 철학이 아니고 언어의 예술 문학의 예술을 키우는 꿈의 실현이라고 정의를 내림은 잘못일지 모르지만 어쩌면 종교와 통하는 면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믿기에 그 부활이 나에게도 와 달라고 믿는 것이 신교를 믿는 신앙생활로 생각해 본다면 여기에 시인이란 자 시를 쓰고 좋은 글을 쓰고자 함은 시를 하나의 신앙으로 생각하는 넌센스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는 것입니다.

 종교인이 볼 때 시를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시를 신앙으로 생각한다면 조소스러울 것입니다 .여기에 인간 개개인의 자기의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케됩니다.

 예컨데 브들레르는 흑백 혼혈의 창녀를 한 평생 사랑하면서 그녀의 뒷수발을 하며 이 창녀 하나를 위해 살아갔던 시인으로 매독환자이면서 아편중독자가 되어 46세에 생을 마친 시인이 였습니다. 나아가 베를렌느는 랭보와 동성애로 일생을 마쳤고 누이동생과 근친상간을 일삼다가 27살에 마약 중독으로 자살을 한 케오르그 트라클은 20세기 오스트리아가 낳은 대표 시인이라 합니다.

이렇듯 시인은 선량한 사람보다는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 아집에 날뛰며 남에게 손가락질을 받는 사람일수록 훌륭한 시인으로 역사에 남아 있음을 볼 때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습니다.

 이에 과연 나는 무엇인가 역사적으로 남아 있는 훌륭했다는 시인들의 삶을 조명해 보며 좋은 시 한편 남기고자 애를 쓰는 나같은 사람의 위치는 어디쯤일까를 생각하면 나 자신이 불쌍하고 가여워서 절필을 수 없이 생각게됩니다.

 여기에 척박한 이민땅 사람냄새 보다는 아무렇게나 남의 글을 질시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을 대할 때는 나는 말을 잃고 대꾸보다는 이런 현실에서 내가 시를 쓰고자 함이 얼마나 슬픈지 밤잠을 설칠 때가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비판 자체를 시를 쓰는 작가들에 대한 관심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어설픈 삶의 현장이기에 슬퍼할 수 밖에 없는것입니다. 詩評은 평론으로 등단을 해 문단에서 인정을 받는 사람들도 남의 시를 평하지 않는게 일반화 되어있는데 시 한줄 써 보지 않은 사람들이 남의 시와 글을 평한다는 것은 크게 잘못되었고 비판을 당하는 시인의 입장과 글을 쓴 사람의 그 내면 시와 글의 깊은 시심을 전혀 이해치 못하는 사고로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답니다.

 돌이켜 보면 조국에서 한 해에 시인으로 등단하는 시인들의 수는 백여명 정도라 하는데 요사이는 인터넷 매체로도 등단을 하는 작가가 수도 없이 많으니 등단하는 사람들의 정확한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으리라는 생각을 갖게됩니다. 이렇게 양산되는 시인들이 토해내는 작품은 작품의 고뇌와 산고가 숨쉬는 것 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인이란 대접을 받고 싶은 욕구에서 생산해내는 시가 만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좋은 시 한편 쓰고자 하는 진지한 마음의 태도를 가진 시인들이 점점 줄어 들고있음은 우리 문단에 큰 병폐일 수 밖에 없습니다. 즉 폭우처럼 쏟아지고 홍수처럼 떠내려 가는 시가 오늘날의 문단의 실태이고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면 과연 어떤 시를 무게를 두고 음미해야 할까하는 망서림이 있는 것이 독자들의 마음일 것입니다.

 이에 플라톤 카라테브라는 시와 글은 모방이라 했고 워즈워드는 넘쳐흐르는 감정의 강한 발로라 했습니다. 시와 글의 모방은 사람이기 때문에 모방의 세가지 양상을 어떻게 잘 조화롭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좋은 시와 글이 탄생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즉 사람들이 있거나 없는 양상, 있거나 있어 왔다는 양상, 시의 대상이 있어야 하는 사람들의 양상을 말하는데 다양하게 조성된 어휘의 형식과 비범한 어휘와 은유등을 혼용하여 언어로 모방해 내는 것이 시이며 칼럼 즉 글이라 했습니다.다시 말하면 사물을 떠난 모방 사랑 그리움 생존 죽음의 모방이 시이고 글이며 여기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생존이란 것입니다.

 플라톤 카라테브라가 피력한 모방이란 말의 뜻은 남의 좋은 글을 백프로 천푸로 완전히 숙지하여 내 글을 만든 후에 새로운 내 글을 창작해내는 것을 뜻함일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답니다.

나아가 글을 쓰는 요인의 중요함은 생존이 있어야 사랑이 있고 그리움이 있고 죽음이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나를 아끼는 k형은 민초의 시는 생존과 허무에 관한 시와 글이 주종을 이룬다는 시평을 하는 말을 들었는데 나의 관점은 시인이라면 생존의 존재 가치없이 그 어떤 시어를 창출해낼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좋은 시와 글은 우선 시와 글이 짜임새가 있어야 하고 시 안에 인간의 존재 가치가 있어야 하고 시와 글이 주어진 사회여건에 어떤 영향으로 보탬을 줄수 있어야 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시 말하면 생존의 인센티브에 시와 글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죽음 슬픔 이별 배신 욕망 절망 희망 이상 과거 현실 미래 인간관계등 이 모든 어휘가 생존이란 어휘 속에 잠들어 있고 이 생존 속에 시인은 시인의 갈길 시와 글의 심오한 속성이 있다는 결론을 지으며 나 나름대로 간단한 시와 글에 대한 정의와 시인이란 사람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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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  |  2012-04-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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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다시피 시인은 시를 쓰는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말도 안되는 말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아니라고 봅니다. 또한, 시를 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는 것이 ‘시어’이지 ‘시어’를 새로 창출해내는 것이 시인의 본분은 더더욱 아닐겁니다. 그리고 그럴듯하게 치장된, 그리고 의사소통의 질서가 파괴된 듯한 단어가 몇 가지 나열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인의 시를 우리가 읽습니다. 읽는다는 것은 감상하는 것이고, 멜로디를 붙여 노래로 만들기도 하고, 평을 해보기도 합니다. 시를 평하다보니 시평이 되겠지만, 그 시평도 감상의 한 방법이고, 시를 감상하고 평한다해서 반드시 시를 써봐야 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림을 감상하기 위해 반드시 그림을 그려야봐야 하고, 노래를 부르기 위해 반드시 작곡과 작사를 해봐야 할 필요가 없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시인은 반드시 괴팍하지도 않고, 그래야만 훌륭한 시인으로 역사에 남는 것은 아닙니다. 보들레르가, 베를렌느가 그리고 케오르그가 알려진 시인으로 남아있는 것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는 점이 그들의 뛰어난 작품들에 고명처럼 얹혀진 것 뿐이지 그들의 성격, 아집 등과는 많이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모든 예술에 있어 모방은 새로운 창조에 밑거름이 됩니다. 그러나 그 모방은 모사나 표절이 아니라 언어와 글로 나타내는 현실의 모방입니다. 남의 좋은 글을 숙지하여 내 글을 만든 후 새로운 내 글을 창작해내는 것이 아니라, 남이 좋은 글로 창조해 놓은 그 현실– 외형적 현실, 내면적 현실 혹은 재창조된 현실 –을 내가 같은 식으로 혹은 유사한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진정한 모방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모방이, 혹은 더 나아가 새로운 창조가 단지 그럴듯 한 낱말을 이어 붙여 놓거나 단순히 행을 바꾼다고 해서 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당연히 짜임새가 있어야 하고, 운율이 있어야하고, 시인의 방식으로 조탁된 감성이 있어야 합니다. 화가는 캔버스에 나름의 색과 구도와 터치로 사물과 느낌을 표현해내지 그냥 그 사물의 이름을 써 넣지 않습니다. 이는 ‘생존’, ‘허무’, ‘죽음’ 등의 단어가 굳이 시어라는 치장을 한 채 시에 나타날 필요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시가 굳이 심오할 필요도 없고, 사회에 꼭 영향을 줘야만 하고, 반드시 발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누구나가 시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과 의견을 같이 합니다.
시인이 시를 씁니다. 좋은 시를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제대로 된 시를 쓰려고 합니다. 그저 그럴 뿐입니다. 그래야 하구요. 그러다보니 그 시가 작품으로 발표되기도 하고, 많이 읽혀지기도 하고, 오랜 시간동안 남아 역사의 한 부분을 장식하기도 합니다.
본말이 전도되다보니 시인이 양산된다는 것이 걱정될 수 있습니다만, 우리 모두가 시인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더 걱정해야 할 것은 지나친 상업주의가 활개치는 출판계가 혹은 문학계가 문제이며, 양산되는 작품의 질과 함께 우려되는 우리 글에 대한 무례입니다. 시인의 시적파괴를 빌미로 마구 남발하는 무의미하고 무절제한 어휘의 남용, 쉼표 하나나 마침표 하나조차 제위치를 찾지 못하고 조사 하나조차 올바로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 글과 말에 대한 공부는 하지 않는 그들의 자세가 오히려 더 문제입니다.

시인은 시를 쓰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시를 썼다고 우리가 모두 시인일 수는 없듯이 시인이 썼다고해서 모두가 시가 될 수는 없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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