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펌
이번에 올리는 음악 겹치네요. 이런 우연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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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주 오래 전 이야기
누나 결혼식 때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결혼식장에서 신부 동생 싸르니아가 어디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 해 싸르니아는 아홉 살이었다. 나중에 어른들이 집 앞에서 친구들과 놀고있는 싸르니아를 발견했다고 한다. 누나 결혼식장은 종로예식장 (아마 지금은 강남으로 이사갔을 듯) 이었고 집은 안국동이었다.
“오늘 누나 결혼식인데 왜 혼자 말도 안하고 집으로 왔느냐”는 어른들의 물음에 싸르니아 는 “배가 고파서 집에 왔어 !” 라고 당당하게 대답했다고 한다.
이상하게도 나는 그 때 내가 정말 그랬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홉 살 때 벌어진 중요한 일이라면 기억이 날 만 한데 그 일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어른들이 내가 그 때 그랬다니까 그랬나보다 하는 거다.
내 짐작에, 그 때 내가 혼자 집에 왔다면 그건 아마도……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지루해서였음이 분명할 것이다.
지루함……
싸르니아는 지루함을 병적일 정도로 싫어한다. 좀 쑥쓰러운 고백이지만, 한 예로 나는 극장에서 영화보는 것을 별로 즐기지 않는 편인데, 그 이유는 두 시간 이상 한 가지 일에 몰입하며 한 자리에 앉아있는 것을 잘 못 하기 때문이다.
이런 취향은 여행 중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무슨 고즈넉한 해변 파라솔밑에서 책을 읽으면서 여가를 보낸다든가… 고풍스런 인테리어의 카페 구석자리에 고요히 앉아서 음악을 감상하며 반나절을 보낸다든가 하는 고상한 여정은 싸르니아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스케줄이다.
그럼 여행 중 뭐 하느냐고?
계속 이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직접 무언가를 몰고가는 것도 좋고, 무엇을 타고가는 것도 좋다. 여름에 가끔 친구의 농장에 가는 이유는 4X4 Quad 를 타고 숲 속을 질주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Quad, 잘 모르고 타면 아주 위험하다. 헬밋 필수)
돌아다니는 여행습관은 매년 한 번 가는 한국 여행에서도 예외없이 이어진다. 한국에는 1 년에 한 번 간다. 2~3 주일 있으면서 중간 보너스 여행으로 5 일은 동남아로 날아가고 4~5 일은 기차를 타고 돌아다닌다. 서울에 온전히 붙어있으면서 열심히 일(?)을 하는 날은 사나흘 정도에 불과하단 말이지.
어쨌든,,, 매년 이맘때가 되면 한국 여행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사실 올해는 7 월, 즉 담달에 가야 할 일이 있는데 그냥 가을에 가기로 했다. 추석을 피해 9 월 중순이나 10 월 초, 두 시기 중 하나를 결정할 예정이다.
올해의 보너스 여행지는…… 아주 쉽게 결정해 버렸다.
그 도시를 나는 지금까지 지나다니면서도 단 한 번도 내려서 들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밴쿠버와 비슷하다는 그 도시 출신 친구 말만 듣고 그런 줄만 믿고 더 갈 맘이 나지 않았었다.
그런데……최근에 읽은 그 도시에 대한 두 개의 명품 여행기가 나에게 드디어 결단을 내리게 만들었다. 하나는 온라인에서 인연을 맺은 어떤 분이 며칠 전 올린 여행일기고, 또 하나는 스스로 ‘엉성한 여행자’라고 별명을 지은 어떤 불로거의 여행기다.
도대체 그 도시를 처음 접한 여행자로 하여금 마지막 날 밤 “이유조차 알수 없이 터진 눈물에 베개가 푹 젖어 버릴 정도로 울어버렸던, 반짝이던 도시” 라는 표현을 하게 한, 그 마력에 가까운 강렬한 매력이란 무엇일까?
나는 지금까지 여행지에 대한 이렇게 적나라한 ‘애정고백’을 들어본 적도 없었고 읽어 본 적도 없었다. 정말 궁금해서라도,,, 한 명도 아니고, 아티스트 수준의 뛰어난 여행감각을 보유한 아마추어 여행기 작가 두 명에게 탄성을 자아낼만한 애정고백을 받은 도시를 제대로-확실하게 다시 보러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 매력의 본질이 무엇일지 대충 짐작은 간다.
도시를 사랑하는~~ ‘뉴욕러버형 트래블러’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각으로 이미 눈치를 챈 것이다.
지금부터, 이 도시 여행 싸르니아 스타일 컨셉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여섯 개의 트램 노선에 대한 정밀분석부터 들어갈 생각이다.
석 달이나 남았는데…… 할 일이 없어 보인다고?
할 일이 없는 게 아니라 지루할 틈이 없다^^
추신......
베트남 간다며?
안 가!
Now I understand
What you tried to say, to me
And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And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 did not know how --
Perhaps they`ll listen now.
`````````````````````
Reflect in sarnia`s eyes of china blue
Colors changing hue
morning fields of amber grain
Weathered faces lined in pain
Are soothed beneath the artist`s loving hand.
와우 -_-
알림: 이 사진 다른 걸로 교체했음을 알려드린다. …… who was the bad guys in the war라는 틀린 문법의 영어문장을 사진말로 박아넣었기 때문이다. 두 장 찍어오길 잘했네..
옐로 오렌지 첨 봤다. 저랗게 비싼 오렌지도 첨 봤고……
저도 그곳을 한번도 가고 싶단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답니다.
행여 4월1일에 대한한공에서 비지니스 클래스 무료
항공권을 보내 준다면 모를까...ㅍㅎㅎ
위에서 언급한 두 사람이 그랬듯이
clipboard님의 여행기가 어떤 사람들을 그곳으로 여행하도록
이끌게 될 지 벌써부터 님의 여행기가 기대되는데요~
노래가 겹치게 된 건 역시 ‘별들의 소근거림’이었군요,
그런 분들 마음 한 구석에는 홍콩같은 곳에 가면 특별한 이야기 거리가 없을 것 같으니까, 무슨 벤허 같은 영화 보고나서 평론쓸 기분 들지 않듯이 홍콩 갔다와서는 여행기 쓸 일이 없을 것 같으니까,,, 뭐 이런 심리 비슷한 거겠지요.
그렇게 유명한 도시 보다는 알려지지 않은 곳, 그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지명조차 생소한 곳에 가야 뭔가 뿌듯한 투어를 할 것 같은 ‘것 멋’이기도 하구요. 여행 경험도 별로 없는 사람들이 라오스나 미얀마 한 구석의 그 이름을 생전 들어 본 적도 없는 동네 오지에 가서 시간낭비하고 개고생하다 돌아와서는 무슨 탐험가연하며 과장 각색한 여행기 내 놓는 거 많이 봤습니다.
그 여행기 행간에는 후회막급한 쓰라림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데 말이지요.
이거 여행 좋아하는 사람들이 빠질 수 있는 치명적인 함정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아니 까 놓고 말해 대부분의 경우 루틴하고 귀에 익숙한 도시나 여행지에서 사실은 볼 것도 건질 것도 느낄 것도 많은 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후회하지 않을 여행을 보장받을 수 있는 안전함 때문에 그런 곳만 찾는 소심함에 빠져서도 안 되지만, 편견때문에 엄청난 문화와 역사의 보고를 스킵하면 안 되겠지요. 홍콩 호텔이 비싼 것, 매년 엄청난 여행자들이 몰리는 것......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여행을 다니시며 어떤 숙소에서 묵으시는 스타일 이신지 몰라 조심스럽습니다만...홍콩섬의 마우이 홀 이란 유스 호스텔은 그냥도 한번 방문해 볼만 합니다...홍콩섬 언덕 위에 위치해서...절반은 홍콩 앞바다고 절반은 홍콩 빌딩 숲이 내려 보이는 시원한 곳입니다...맥주 한잔 하기 딱 좋죠...안 묵어도 그냥 잡는사람 없을 겁니다...패밀리 룸인 독실도 있을텐데 인기가 많아 잡기 쉽지는 않습니다....소싯적에 론리 플레닛 좀 끼고 다녀본 기억이 새롭네요...ㅎ
어제는 문법이 잘못된 문장을 사진에 박아넣었다 통째로 사진을 바꾸었는데, 이번에는 한글 철자법이 틀렸네요. 것멋이 아니라 겉멋입니다. 그나마 나중에라도 발견을 하니 아직 완전히 맛이 간 건 아닌 듯......
말탄건달님 숙소추천 고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숙소때문에 약간 고민이었습니다.
홍콩 숙박비 정말 만만치 않군요. 뉴욕 맨하튼보다도 비싼 것 같습니다.
마우이 홀 찾아보겠습니다.
침사추이면 더 좋겠지만, 어차피 트램을 많이 타려면 홍콩섬도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