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강 남쪽의 귤을 양자강 북쪽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 이 말은 식물이고 동물이고 모든 생물체는 환경과 풍토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말이다.
다윈이 비글호를 타고 갈라파고스를 여행하며 진화론의 힌트를 얻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윈이 중국 춘추전국시대 때 생긴 사자성어를 알지는 못했지만.
육지와 교류가 전혀 없는 갈라파고스 섬에 사는 거북이 나 핀치새등은 갈라파고스 섬 환경에 맞게 진화 해 인근에서 발견 되는 것과 달랐다. 라 마르크가 주장한 용 불용설도 생물은 환경에 따라 변화하고 적응해 자주 쓰는 것은 발달하고 자주 안 쓰는 것은 퇴화 한다는 것이다.
생물체가 환경과 풍토에 따라 변화한다는 것은 진화 이론에서만 쓰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얼마 전 모처럼 한가한 시간에 몇몇 사람이 모여 커피 마시며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가 어떻게 돌고 돌아 요즘 모국에서 한창 사회 문제화 되고 있는 성 범죄로 화제가 옮겨 갔다.
성 범죄라는 악질적 범죄에 비춰 형량이 너무 낮다는 것이 중론으로 극형에 처해야 한다는 것이 마땅하다는 주장이 대부분이었다. “내 딸, 내 누이, 내 아내가 성 범죄에 희생 당했다 생각해봐. 그 따위 헐렁한 판결을 내릴 수 있겠어?”
맞는 말이다. 내 가족이 성 범죄 피해자가 되었다면 법에 호소하기 보다 범인 납치해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보복은 개인적 차원 문제이고 사회 질서 유지가 목적인 법 집행은 보복 보다 교화에 있다.
그 날 화제는 범죄자를 처벌하는데 엄벌이나 극형이 범죄예방에 도움이 될까였다. 싱가포르는 동전 크기만한 마약을 소지해도 사형 시킨다. 그래도 마약은 유통된다. 걸리면 죽으니까 마약 유통 방법도 더욱 지능적으로 발달하고 지하로 꼭꼭 숨는다.
회교 국가중에서도 시아파가 주류인 이란에서는 포르노 보다 걸리면 사형이다. 지금도 사형 시키겠지. 그래도 포르노는 성행한다.
성 범죄자 몇 명 시범 케이스로 사형 시키면 일시적으로 성 범죄가 줄어 들것이다. 그러나 사회가 사형제도에 면역되어 무감각 해지면 용수철 튀어 나오듯 성 범죄는 다시 늘어난다. 극형(사형)에서 또한 생각해 볼 것은 판사의 오판으로 억울하게 사형 당했을 경우이다.
피해자와 가족의 한을 생각해서 사형 시키는 것도 처음에는 사형으로 만족하지만 거듭되면 그냥 죽이는 것은 아깝고 고통을 가해 죽여야 직성이 풀릴 것이다. 이것은 원시사회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원시사회 회귀론은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이 물리적 거세를 입법화 하자는 것으로 충분하다. 물리적 거세가 입법화 된다면 같은 새누리당의 최연희, 김형태, 주성영, 정우택 등에게 우선적으로 시술의 혜택을 베풀어야 할 것이다.
그럼 타고 나기를 범죄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인간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격리 시킬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러나 인간은 누구나 범죄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다. 순자도 인간은 원래 악한 존재라 했고 성경도 인간은 악하다 했다.
범죄 유혹을 이겨내는 인격, 품성, 자제력, 인내 같은 것은 후천적 환경에 달려 있다. 잡담은 결론없이 자기 주장만 내세우다 끝나는데 그날도 역시 그랬다. 그래도 성 범죄를 비롯한 각종 범죄 예방에는 엄벌 보다도 환경을 바꾸는 것이 장기적으로 효과적이란 것에 대체로 수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