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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삐끼'들의 감동스토리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5879 작성일 2012-10-29 19:33 조회수 3510

 

 

1 년만에 또 올리는 이 군가는

유튜브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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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라 국경은 내가 지킨다  

 

포이펫 국경에 주둔하고 있는 삐끼부대.

집요함과 집념을 갖춘 의지의 캄보디아인들이다.

한쪽에만 편중되어 있는 富와 재화를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조국 캄보디아로 조금이라도 끌어오기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외화벌이 전위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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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끼부대가 NGO 차원의 소득재분배 운동을 하고 있다면 캄보디아 이민국 공무원들은 이 사무실에서 GO 차원의 보다 조직적인 외화벌이 활동을 하고 있다.

 

입국관리 : 100 밧 (약 3 불) 만 부탁해.

싸르니아: 뇌물 (bribe)이야? 선물 (gift) 이야?

입국관리: ............ 선물이야. 

 

 

이 대화는 실제상황이다. 포이펫 이민국에서는 뇌물은 받지 않고 선물만 받는다. 창구 밖에서 여행자들을 안내하는 제복차림의 안내원이 한 말이다.

안경을 낀 앳된 얼굴의 제복 청년은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100 Baht’ 안내문을 슬쩍 보여주며 돈을 요구했다.

내가 작은 소리로 소곤거리는 척하며 이거 뇌물이야? 선물이야? 대답만 잘하면 줄게라고 말하자 , 다 알면서라는 듯한 미소를 짓는다  

(작은 소리로) "Hey, say gift no bribe."     ".......gift no bribe."  

 

저 경계선을 넘자마자 삐끼부대 용사 한 명이 달라붙었다. 그는 앞에 정차해 있는 Tourist Bus 를 가리키며 되지도 않는 영어로 연신 구라를 풀어댔다. 삐끼뿐 아니라 러기지를 들어주겠다는 짐꾼에서부터 구걸하는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호위해 주는 외화벌이 일꾼들의 종류도 다양해서 주의깊게 듣지 않으면 누가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지 헷갈릴 수도 있다. 암튼 버스터미널로 갈 마음이 있다면 모르되 없다면 대꾸하지 말고 계속 전진앞으로 해야한다.

 

원형로터리 오른쪽에 이르렀을 때 이번에는 웬 40 대 사내가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포티도라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씨엠립까지 택시요금이 40 달러라는 소리다. 국경도시 포이펫에서 씨엠립까지는 약 160 km. 서울에서 대전 거리다.

 

우선 자신의 노동가치를 당당하게 한 껏 높여말할 줄 아는 이 운수노동자의 호방한 기개가 맘에 들었다. 어깨를 툭툭 쳐 주며 칭찬을 했다.

“당신은 역시 배포가 큰 사람이야, 훌륭해!.”

하지만 맘에 드는 것은 맘에 드는거고 협상은 협상이다.

 

“20 달러 유에스, 더 이상은 안 돼!”

 

싸르니아의 단호한 대답에 잠시 멈칫하더니 금방 30 달러로 오퍼가 내려간다.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이며 쏘리 도라를 반복한다. 일행을 돌아보았다.

 

, 싸르니아에게는 일행이 있었다. 방콕 북부터미널에서 새벽 4 시 반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졸면서 가다 뒤를 돌아보니 외국인 커플이 화장실 근처 좌석에 앉아있었다. 흑인남자와 중동계로 보이는 여자 커플이었는데 프랑스 국적의 배낭여행자들이었다. 그 버스에 외국인이라곤 그들 뿐이었으므로 너무 반가웠다.

 

“너네 캄보디아 가지?” 하니까 그렇단다. “택시 쉐어하자” 니까 기다렸다는듯이 반색을 하며 좋다고한다.

 

흑인 남자 이름은 필립, 여자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무쉬’였던 것 같다. 중동계인 줄 알았던 무쉬는 북아프리카 모로코 출신이다. 카사블랑카 (영화) 이야기를 하자 아주 좋아라한다.

 

암튼 그들을 돌아보며 내 의견을 말했다.  

 

“30 달러 달라는데,, 우리 세 사람이니까 계산하기 편하게 30 달러에 그냥 가지. 날씨도 졸라 더운데......”

 

싸르니아의 의견에 나머지 두 사람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 곳 택시란 서울이나 방콕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는 그런 택시가 아니라, 무면허 자가용들이다. 심지어 번호판도 안 보이는 대포차들도 있다. 가는 도중 사고나서 골로가도 아무도 책임져주는 사람없다. 보험이 없네 번호판이 없네 불만 터뜨릴 것 없다. 보험없으면 불안하고 번호판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그런 거 다 있는 선진국 국경 안에서만 곱게 살면 된다.    

 

제 1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한 가지 있는데, 그들의 안락한 생활이 보편적인 것이고 저개발국의 빈곤이 주변 현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반대다. 전 세계인구의 몇 퍼센트가 옷을 자기 돈내고 사 입는지, 하루에 10 달러 미만으로 생활을 영위하는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를 찾아보면 해답이 금방 나온다.

 

다시 말해 제 1 세계 국가 거주자들의 삶의 질이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그들이 참담하고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빈곤이 오히려 이 지구 위에서는 보편적인 것이다. 제 1 세계 국가의 중산층 이상이 누리는 부와 재화란 빈곤의 바다 위에 고립되어 있는 외로운 섬과 같은 존재다.

 

조금이라도 개념이 있는 여행자라면,,,,,, 이런 집단적 빈곤을 처음 목격했을 때 공포와 분노를 함께 느껴야 정상이다. 공포를 느끼는 이유는.. 지금 자신의 안락한 생활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머리가 반쯤 비어있는 여행자는 집단적 빈곤을 목격했을 때 상대적 우월감을 느낀단다.

 

머리가 완전히 비어있는 여행자는 집단적 빈곤을 목격했을 때, 자신이 저 집단에 속해 있지 않은 것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올릴지도 모르겠다 

 

국경도시 포이펫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은, 그 신비로운 중세 유적들 못지 않게 나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방콕에서 국경까지의 행로는 아래 그림과 같다. 태국 앵커우먼 Michelle Segrave-Daly 가 갔던 행로를 따라가 보았다. 다만 그녀보다 두 시간 일찍 (오전 4 시 30 분) 출발했다.

여행목적도 달랐다. 그녀는 국경시장을 취재하기 위해 이 버스를 탔지만, 싸르니아는 국경을 넘어가기 위해 이 버스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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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번 창구 아래 시간표 상단에 있는 빨간색 그림 (태국어)를 보면 Talard Rong Kluea 라고 써 있는 파란색 표지판에 있는 그림 (태국어)과 똑같이 생겼다. 따라서 여기서 표를 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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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번 플랫폼에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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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버스를 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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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북부터미널에서 출발한 버스는 다섯 시간이 지나서야 국경시장에 도착했다. 국경이 다가오자 검문이 두 차례 있었다.

 

한 번은 경찰복장을 한 사람이, 또 한 번은 공수부대 베레모에 해병대 완장을 찬 위장복 차림의 군인이 두 명이나 올라와 거의 모든 승객들을 검문했다.

 

나도 검문에 협조하려고 여권을 꺼냈는데,,, 저 군인은 나를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친다.   

 

나름 생각이 있어 편리한 카지노버스를 마다하고 시외버스를 탄건데,,,


뭔가로부터 소외된듯한 느낌에 이때부터 조금 의기소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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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스님도 검문 받았을까? 기억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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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앙코르왓 게이트를 넘어서면 캄보디아다. 


게이트를 지나가기전에, 게이트 오른쪽에 보이는 노란색 건물에서 입국비자를 받아야한다. 뇌물은 받지 않고 선물만 받는 청렴한 공무원들이 일하는 곳이다. 선물이니만큼 mandatory 가 아니라 optional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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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르니아 일행을 태운 토요다 캠리가 포이펫 시내를 빠져나갈 즈음 갑자기 운전기사가 뭐라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포리화이도라..”

 

내 귀에는 이렇게 들렸는데 처음에는 운행 중 무사고를 기원하는 주문을 외우나 했다. 내가 대꾸가 없자 좀 더 큰 소리로 나를 보며 :포리화이도라했는데 그제서야 뭔 소린지 알아들었다.

 

폴리스(경찰)에게 5 달러를 뇌물로 바쳐야한다는 말이었다.

 

협상은 아까 끝났어. 한 입으로 두 말하지마. 싫으면 국경으로 다시 돌아가.”

 

이 운전기사 영어도 안되고 우리 일행이 갈 호텔 위치도 몰랐다. 하도 답답해서 결국 운전기사 셀로 이 기사의 차주와 통화했다. 씨엠립 칼택스 주유소 앞에서 다른 운전기사가 대기하고 있다가 임무교대를 해서 우리를 각각 묵을 호텔로 데려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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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이 넘치는 도시 포이펫을 빠져나오면 깔끔하게 포장된 도로가 나타난다. 씨엠립까지는 두 시간 걸린다. 좀 싱겁고 재미없는 드라이브다.

 

불과 3 년 전 까지만해도 비포장 흙길이어서 너무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았다는데, 더 이상은 경험할 수 없는 good old days story 다. 포이펫에서만해도 눈빛이 초롱초롱하던 싸르니아는 이내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 온 필립과 무쉬(?)와는 내 숙소인 우든앙코르 앞에서 작별했다. 나라시 택시가 내 숙소에 먼저 도착했기 때문이다. 

 

필립이 말했다. “제이 (내가 그들에게 말한 내 이름이다), 너 만난게 참 럭키야

 

무쉬는 이렇게 말했다. “그냥 이렇게 헤어지는거야? 같이 점심식사 어때?”

 

미안해! 나 어제 잠 못자서 좀 피곤해,, 일단 호텔에서 좀 쉬고 저녁 때 펍 스트릿에 가는데,,, 뭐 씨엠립은 좁으니까 만나게되면 거기 어디서 만나자고..”

 

아쉽게도 그들과는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했다. 그 날 저녁, 펍 스트릿에 가는대신 호텔에서 만난 새 길동무 마사코와 프놈바겡에 가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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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forest  |  2012-11-0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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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주는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읽었습니다.
가다 오다 만나는 사람들의 짧은 이야기들도 재미있고요..
사진으로도 태국와 주변국간의 경제력 차이는 상당한 듯 보입니다.
일자리를 찾아 넘어 오는 캄보디아인들이 많을 듯도 한데요..
근데 저런 곳을 혼자다니기에 무섭거나 어려운 점은 없나요?

뽀로로  |  2012-11-0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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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 기억납니다.
4년전 배낭여행했던 곳...
저희도 택시비 30불에 포이펫 국경에서 약간의 선물(gift)을 내밀고서야 통과할수 있었던 기억이...
길은 다르지만 그 느낌은 비슷하네요...
극빈국인 나라 캄보디아 앙코르왓의 멋진 전경이 눈에 선하네요.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맨발의 어린남매의 맑고 선한 눈...
짠한 나라...
님의 글을 읽으니 다시 가고 싶네요...*^^*

clipboard  |  2012-11-0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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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forest 님 말씀대로 태국과 주변국둘과는 모든 면에서 그 격차가 어마어마합니다. 시실 태국도 방콕 중심부나 번드르르하지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도 대한민국의 70 년대를 벗어나지 못한 모습들이 널렸지만 캄보디아에 갔다가 다시 태국으로 국경을 넘어가니 마치 전혀 딴세상에 온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뽀로로님이 여행선배님이셨군요. 4 년 전이라면 당시에는 비포장이었을 겁니다. 씨엠립까지 가는데 기본이 서너시간이고 비라도 오면 스무시간도 걸린 적이 있다고하지요. 국경 이민국 횡포도 지금보다 심했고요. 지금은 포이펫 경찰과 야합한 조직폭력배들이 여행자들의 교통수단을 분할하여 관리하고 있는 모양인데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밀어주는 투어리스트 터미널에서 가는 버스나 택시가 훨씬 비싸고 불편한 점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나라시택시를 이용하고 있지요.

앙코르왓 별로 공부하지 않고 갔는데 오히려 갔다와서 앙코르왓 관련된 책을 네 권이나 사 왔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다시 가려고요..

philby  |  2012-11-0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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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검문소에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데 그냥 지나가면 왠지 맥이 빠지면서 "내가 이방인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클립보드님은 소외감을 느끼는군요. 생긴건 비슷하게 생겼는데 용케 알아보고 열외 시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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