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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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비둘기호 기차가 타고 싶었다.
대한민국에서는 비둘기호가 사라진지 오래다.
어디에 가면 그 기차를 탈 수 있을까?
당일치기로 다녀올만한 구간을 찾아 보았다.
'남똑'에 다녀오기로 했다.
천정에서 선풍기가 돌아가는 3등 완행열차다.
남똑으로 가는 기차는 카테리니 행 기차보다 10 분 일찍 떠난다.
떠난 후 세 시간 쯤 지나 칸차나부리 역에 도착한다.
칸차나부리 역에서는10 분 정도 정차한다.
정차하는 동안 거기에서부터 출발하는 몇 량의 외국인 전용 객차들을 연결한다.
방콕에서 현지인들을 태운 기차를 끌고 온 기관차를 일단 분리하여 외국인 전용차량 앞에다가 연결하고,
다시 외국인 전용차량을 후진시켜 방콕에서부터 온 객차들에 연결하는 식이다.
기관차와 외국인 전용차량을 연결할 때 한 번, 그리고 외국인 전용차량과 일반 객차들을 연결할 때 한 번,
모두 두 번 연결작업을 하는데, 연결할 때의 충격이 상당히 큰 편이다.
객차와 객차가 연결을 위해 서로 부딪힐 때마다
외국인 전용차량에서는 “Wow” “What the heck?” 을 비롯하여 제각기 자기 나라말로 질러대는 탄성과 비명소리가 요란하다.
그 중에는 “다 부셔라 부셔” 하는 한국말 목소리도 어김없이 끼어있다.
칸차나부리 역에서 외국인 전용차량을 앞대가리에 가져다 붙이는 이유는
여기서부터 ‘The Bridge of the River Kwai” 여정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외국인 전용차량은,
딱딱한 나무의자에 앉아가는 100 밧 자리 ‘이코노미 클래스’와
딱딱한 나무의자 위에 방석 하나씩을 깔고 앉아가는 300 밧 짜리 ‘비즈니스 클래스’로 나뉘어 진다.
외국인들은 여행 구간에 관계없이 등급에 따라 100 밧, 또는 300 밧을 내야한다.
일반객차의 푹신푹신한 의자에 앉아서 가는 현지인들 눈에는
푹신푹신한 의자 놔둔 채,
비싼 돈 더 내고 나무의자에 방석깔고 앉아 가는 꼴이 약간 이상하고 의아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외국인 전용차량은 칸차나부리에서 남똑까지 갔다가 다시 칸차나부리 역에 돌아오면,
기관차에서 분리되어 칸차나부리 역에 홀로 쓸쓸히 남겨진다.
기관차는 현지인들을 태운 일반객차들만을 데리고
구슬픈 기적소리와 함께 다시 방콕을 향해 출발한다.
많지는 않지만, 방콕까지 가는 외국인들은
칸차나부리 역에서부터 일반객차로 옮겨타야 여행을 계속할 수 있다.
멍청하게 자리에 그냥 앉아 있다가는
기관차 떠난 객차에 남아 새가 되는 수가 있다.
싸르니아는 아예 남똑 역에서부터 일반객차에 올랐다.
남똑에서 방콕까지는 다섯 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에어컨이 없어도 생각보단 덥지 않다.
지루하지도 않다.
하루종일 초롱초롱한 눈으로 재미있게 기차여행을 했다.
기차 안에서 '홍익회' 이모가 파는 도시락과 과일을 사 먹었다.
고구마 과자도 한 봉지 샀다.
태국 고구마 과자는 등고선 무늬가 없다.
기억에 남아 있는 풍경들은
엄청나게 키가 큰 바나나나무와 옥수수나무들
그리고,,
방콕에 가까워지면서부터 철길 양 옆으로 늘어선,,,
정말 차창 밖으로 손을 뻗으면 닿는 (닿을듯한-이 아니고) 거리에 있는
기차길옆 오막살이 집들이다.
죽음의 철도공사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9 만 여 명의 동남아시아인들의 넋을 구천에 남겨둔 채,,
내가 이 연합군 묘지에 먼저 참배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화투 치는 사람들, 오징어 땅콩 안주로 밤새 술마시는 사람들, 뭐가 문제인지
싸우는 사람들, 애는 뺵빽 울어샀고..ㅎㅎ
그리고 종교 논쟁하는 사람들 꼭 만나는데요..
하나님이 와 우리 아부지고?유대인의 아부지제?
우리는 단군의 자손이제.
단군 그것은 미신이요.
그게 미신이모 처녀가 낳았다는 예수도 미신이다 !!
남똑.. 이름이 재밌군요. 똑 소리납니다. ^^
옛날에는 비둘기호라는 이름이 없었고 그냥 완행이었지요, 보급, 특급, 우등 새마을호가 기차 등급을 의미하는 명칭이었습니다. 통일호라는 건 원래 경부선 특급에 붙여진 이름이었고, 경부선 특급 중 밤차에는 은하호라는 이름이 붙어져 있었습니다. 호남선은 풍년호였지요. 1980 년 초부터 우등열차가 도입되어 서울 부산 구간에서 11 시와 오후 2 시에 각각 출발했습니다. 1980 년대 중반부터인가 우등열차가 무궁화호로 바뀌면서 통일호 비둘기호 이런 이름들이 등장했지요. 그 해 서울 부산 기차요금이 특급이 2170 원 우등이 3030 원 새마을호 보통실 (일반실)이 4190 원이었습니다. 당시 철도청 (지금의 코레일) 근무하신 분 계시면 맞나 확인해 보세요. 아마 맞을 겁니다.
요즘은 KTX 를 타도 그렇고 무궁화호를 타도 그렇고 객실이 쥐죽은듯이 조용하더군요.
이번에 한국에서 종교논쟁 비숫한 걸 목격한 곳이 있간 있는데, 바로 광화문 교보문고 K43 섹션이었습니다. 이 섹션이 기독교, 그 중에서도 예수에 관한 책들이 진열되어 있는 곳인데요. 아주 재미있는 소리들 많이 합니다.
저기 나도 껴서 조금이라도 빨리 떠난다면 그것도 적선이다 라는 생각에 나도 한자리 끼어서 칸차나부리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제국주의의 만행을 체험하는데는 좋은 역사적 장소 중 하나입니다.
어느 한국분도 동경에서 대학 다니다 학병으로 끌러 간 곳이 남양군도. 태국전선에 투입되어 칸차나부리 포로수용소 관리병으로 근무했는데 종전 후 전범으로 몰려 관리병으로 있던 수용소에 수용되는 비극을 겪고...
데빗드 린 감독의 콰이강의 다리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중에 하나가 학도병 출신의 개인사 때문이기도 합니다. 천편일률적으로 연합국 시각에서만 볼게 아니라는 겁니다, 내 말은.
그리고 종교 이야기는 '종교 이야기'난에 쓰세요... ㅎㅎ
데이빗 린의 콰이강의 다리에 관해서는 제가 여기에 3 년 전 쯤 쓴 글이 있습니다. 그 제목이 아마 '칸차나부리에서는 휘파람을 불지 마세요' 였을 겁니다.
로얄 팰리스 아파트 입구 근처에는 하렘, 할렘이 아님 이라는 술집이 있어 가끔 들러 맥주 한잔으로 컬컬한 목을 추기고, 방콕은 매연이 심해 교통경찰들이 방독면 쓰고 교통정리 하거든요.
툭툭이 타고 시내 나갔다 들어오면 목이 컬컬... 그게 다 매연에요.
서이30-28 쯤에는 랜드마크 호텔이 있는데 우리친구와 이세상 마지막으로 커피 마신 곳, 그 커피가 이세상 마지막 커피가 될줄이야...
맨하탄 호텔 식당에서는 유일한 한식으로 설렁탕인지 곰탕인지 팔아서 한국음식 생각날 때 이화식당과 더불어 애용하던 곳 입니다.
맨하탄 호텔에서 몇 블럭 더 가면 서울식당, 김영철이 운영하던 서울식당에서 한영철 형을 처음 만났는데 그형은 나중에 창생무역 통해서 들은 소식이 전기 잘못 만지다 감전으로 돌아가셨다 하고.
더운 나라에서 왜 라면 생각은 그렇게 났는지... 라면 먹고 싶으면 버스나 툭툭이 타고 가깝지도 않은 시암까지 가서 인호분식에서 라면 먹던 추억. 생각해보니 문득 그때가 그리워집니다.
동남아 삼국을 여행 해봐야 하고 유럽여행도 해야 하고. 딸하고 같이 파리 뻬르 라세즈 공동묘지 가서 꾜뮨 전사들의 벽 참배해야 하고 독일 슈트트 가르트 부근 어떤 켈트족 족장 유적도 다시 보고 싶고... 뮨헨에서 바라다 보이던 알프스. 여행이란 추억이란 참 좋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