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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랑 이야기
작성자 philby     게시물번호 5915 작성일 2012-11-14 00:15 조회수 2617

황태자와 평민 처녀의 이루워 질수 없는 사랑

프러시아 칼스버그 왕국의 카알 하인리히 황태자는 이웃나라 노스 하우슨 공주와 결혼하기로 예정되었다. 정략결혼이다. 엄격한 궁중에서 부모없이 할아버지 왕 밑에서 자란 칼은 차갑고 부드럽지 못한 성격으로 결혼 예정자 공주를 실망 시킨다.

카알은 세상공부를 하려고 대학도시 하이델베르그로 유학을 떠나게 된다. 엄격하고 딱딱한 궁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대학생활을 즐기는 카알은 하숙집 처녀 캐티를 만나 사랑을 하며 활기차고 낭만적인 대학생활을 한다.

그러나 카알과 캐티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할아버지 대공의 노환으로 귀국하게 된 카알은 왕위를 이어받고 결혼을 해야한다. 평민과 황태자라는 신분 차이는 두 사람의 결혼의 장애물로 나타난다.

공주와의 정략결혼을 앞두고 칼은 하이델베르그 대학을 방문해 캐티와 재회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워 질수 없는 사랑이다. 실연의 운명을 받아드린 캐티는 칼과 헤어지는 장면에서 이름을 부르는 대신 “Your Majesty”라고 해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원제가 카알 하인리히인 이 소설은 1954년 뮤지컬로 나왔다. 황태자 카알  역으로 마리오 란자가 나오기로 되었으나 체중조절 실패로 노래만 녹음하고 에드워드 퍼돔이 카알 역을 맡았는데 대성공이었다.

마리오 란자는 1959 3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심장마비, 그러나 체중 조절하는 수면제 과다가 직접 원인이 되었다. 슬픔에 잠긴 부인 베티도 5개월 후 남편의 뒤를 따랐다. 그녀의 머리맡에도 남편이 복용하던 수면제가 놓여 있어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괴테도 하이델베르그에서 마리아네 폰 빌레마와 운명적 사랑을 했다. 마리아네는 괴테와 나눈 사랑의 감정을 하이델베르그 성 정원 허름한 벽에 진정으로 사랑하고 진정으로 사랑받은 나는 행복했노라라고 썼다.

사랑이란 남녀가 필이 꽂혀 상대방을 이유없이 좋아하는 것으로 논리나 이성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영역이다. Ann-Marie는 내게 그런 말을 했다. “사랑은 돈이 아니야, 영어도 아니고 피부색도 아니야. 사랑은 마음과 마음이야.”라고. 사랑은 마음과 마음이지 출세도 아니고 가문의 영광도 아니고 세상에 이름 남기는 것은 더더구나 아니다.

세상이 변해 사랑의 의미도 변질되어 사랑에도 조건이 생기고 이런 저런 현실적 계산도 하게 되는게 현실이지만 사랑의 본질이란 남녀가 그저 이유없이 좋아지는 것 아니겠는가.

고등학교 시절 어느 초여름 비가 개인 아침, 담장 밑에는 빗물을 머금은 나팔꽃이 피어 있었다. 싱그러운 아침 바람을 쏘이며 마당으로 나가는데 전축에서 마리오 란자의 세레나데가 나오고 있었다. 지금도 세레나데를 들으면 고등학교 시절의 어느 초여름의 일요일 아침이 생각난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시절이.

P.S. 유튜브는 내가 만들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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